[투데이에너지] 새해가 시작되면서 인사철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협단체는 물론 주요 공기업, 기관들이 앞다퉈 조직을 개편하고 후속 인사를 내놓고 있다. 공들여 수립된 사업계획에 따른 당연한 조치일 것이다.

개편된 조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업방향이 읽힌다. 기존 조직과 비교하면 메세지는 더욱 정확해진다. 중점사업 추진의지에 따라 조직이 불기도 하고 새롭게 신설되기도 한다. 반대로 쪼그라들거나 폐지되는 경우도 나온다. 그렇다고 사업의 경중까지야 논할 일은 아니다.

충청남도도 올해 조직 일부를 변경했다. 업무성격에 따라 팀단위 조직이 이동되고 과의 명칭도 바뀐 모습이 보인다. 들여다보고 있자니 단어 하나가 유독 눈에 띈다. ‘수소경제’다.

충남도는 경제산업실 아래 ‘신성장동력과’를 새롭게 신설하고 팀단위에 ‘수소경제’를 명시했다. ‘에너지’로 묶지 않고 ‘수소’를 팀 업무 명칭으로 사용한 것은 지자체 가운데 충남도가 최초 사례일 것이다.

충남도는 수소산업에 대한 관심을 이미 여러차례 표명한 바 있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수소차를 운행하고 광주시에 이어 두 번째로 상업용 충전소를 내포시에 구축했다. 시설뿐이 아니다. 지난해 지자체 최초로 ‘수소에너지 국제포럼’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수소차부품산업에 주목해 예타사업으로도 최종 낙점됐다.

충남도의 수소경제팀 신설은 이 같은 흐름을 체계적으로 구체화해 수소사회 진입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수소산업과 관련해 한 공기업이 예정한 조직변화는 더 놀랍다. 팀, 과 조직단위를 넘어서 ‘수소사업단’을 곧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공기업 속성상 정부 정책이 업무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조직개편 시 관련업계의 기대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자체와 공기업의 직제 내 수소가 언급되는 이러한 모습에서 ‘수소산업’을 바라보는 시각변화를 읽을 수 있다. 미래에너지에서 현실적 대안에너지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업계 내부에서도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수소산업계의 대표단체인 협회와 학회가 변화를 예고했다. 올해 3월 2기 집행부가 들어설 수소협회는 명실상부 수소업계를 대표할 수 있는 단체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더욱 주목되는 점은 내부 혁신에 그치지 않고 양 단체간 협력을 강화한다는 점이다.
 
이들 단체는 공동사업 추진은 물론 교류·협력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세미나 및 컨퍼런스 공동개최, 연구·기술활동 등의 인적교류, 수소 대중화, 인력채용 등 다양한 협력사안이 논의되고 있다.

수소산업 내부에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수소산업을 둘러싼 외부환경과 인식이 변화되는 현시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변화의 움직임은 언제든, 어느곳이든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작은 미동을 바람으로, 그것도 관련 산업계를 향한 훈풍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별개다.

지금이 바람을 일으킬 적기다. 수소산업계가 한단계 나아갈 수 있는 훈풍을 맞이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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