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지난해 12월23일 (사)한국석유유통연구소가 주최하고 이철우 국회의원이 주관한 ‘석유유통시장 도소매 정책개선’ 토론회 이후 석유유통업계에서 알뜰주유소 문제가 핫이슈가 되고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산업부가 유류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알뜰주유소가 집중 거론됐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이미 치열한 경쟁 상황에 처해 있던 주유소들은 알뜰주유소 도입 이후에도 가격 인하 여력이 없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상실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석유유통협회도 석유대리점이 석유시장에서 인건비, 수송비 등 저렴한 비용을 경쟁력으로 주유소 등 소매업자에게 저가로 공급해 소비자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순기능 역할을 해왔지만 알뜰주유소 도입 이후 이러한 순기능 역할이 상당부분 한국석유공사와 석유전자상거래로 이동하면서 석유대리점들의 경영여건이 매년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들도 정부가 시장 감시자 역할을 버리고 알뜰주유소를 도입하면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토론회에서 산업부는 수세에 몰렸다. 산업부 석유산업과장은 “토론회에 시민의 입장과 생각을 알리는 주제발표자가 참여하지 않아 아쉽다”며 “정부는 소비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고유가 시기에는 소비자가 석유가격에 민감할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뭔가 역할을 해주길 바라기에 알뜰주유소를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사)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은 내달 22일 알뜰주유소의 지난 5년을 평가하는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 단체는 가격이 싸고 정품을 판매하는 주유소를 ‘착한주유소’, ‘안심주유소’로 선정하고 있다. 또 가격이 싼 셀프주유소와 알뜰주유소 이용을 소비자들에게 권장하는 단체다. 정부의 가격인하 정책을 옹호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이번 세미나가 산업부의 입김에 의해 개최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토론회에서 수세에 몰렸던 정부가 이번 세미나를 통해 시민의 입장에서 알뜰주유소 정책과 성과를 적극 알리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올해 알뜰주유소 문제를 제대로 짚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토론회와 세미나를 시작으로 정부와 업계 간 기 싸움이 시작된 모양새다. 업계는 고유가시기에 일시적으로 도입한 알뜰주유소 정책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저유가 기조를 유지하다가 최근 유가가 상승세다. 정부로서는 지금의 유가 상승세를 최대한 활용, 알뜰주유소 정책을 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올해는 알뜰주유소에 대한 자기주장만을 펼치기 위해 각자에 유리한 토론회나 세미나만 열지 말고 정부 차원에서 그동안의 알뜰주유소 도입 효과와 문제점 등을 진단해보고 개선점을 도출하는 알뜰주유소 정책개선 TF를 구성, 공식석상에서 업계와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산업부 석유산업과장이 토론회에서 “지금은 환경이 변화한 만큼 관련업계의 의견을 계속 수렴해 정부가 어디까지 개입하고 개선점은 무엇인지 등을 고민하겠다”고 밝힌 점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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