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바닷물을 이용해 전기를 저장하고 생산하는 해수 배터리가 본격 개발된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한국전력공사,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3년간 사업비 50억원을 투입해 ‘해수(海水)전지’ 개발에 착수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 김영식 UNIST 교수 연구팀이 개발 중인 해수전지팩.
 UNIST에 따르면 한전은 해수전지 개발을 위해 2019년까지 30억원을, 동서발전은 2018년까지 20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한다. 또 UNIST는 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부 기관으로부터 최대 3년 간 총 50억원의 연구비를 확보했다.
 
해수전지는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자원인 해수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고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저장장치(ESS)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보다 생산가격이 절반 이상 저렴하다. 또 해수를 이용해 열 제어가 자체적으로 가능해 폭발 위험이 낮다.
 
해수전지가 전기를 생산·저장하는 원리는 바닷물의 나트륨이온이 리튬이온과 비슷한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전지는 충전 시 해수의 나트륨이온을 추출해 음극으로 저장한뒤 방전 시 물을 양극삼아 이 둘을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해수전지는 물과 소금만 있으면 작동해 가정과 산업체의 에너지 저장장치로 활용 가능하다. 특히 대형 선박 및 잠수함, 원자력 발전소의 비상 전원 장치로도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해수전지는 전기의 출력을 높여야 한다.
 
UNIST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전력공사와 해수전지의 기본 단위인 셀의 최적화와 공정법의 규격화에 나선다. 이를 통해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셀을 제작하고 에너지 충전용량을 20Wh급까지 향상시킬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의 전지 용량이 10Wh급이다.
 
한국동서발전과는 해수전지의 대량 생산을 위한 시험 가동 설비를 구축하고 셀들을 연결해 출력을 향상시키는 해수전지팩을 개발한다. 공동 연구팀은 1kWh급 해수전지팩을 우선 개발하고 2018년까지 10kWh급 해수전지팩을 울산화력발전소에 시범 구축할 계획이다. 10kWh는 4인 가정이 하루에 필요한 평균 에너지량이다.
 
공동연구를 주관하는 김영식(43)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는 “해수전지가 상용화되면 47조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며 “에너지신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국가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UNIST는 한국전력공사와 지난달 31일 전남 나주의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해수전지의 공동연구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지난달 24일에는 한국동서발전 측과 공동 연구를 위한 첫 번째 회의를 개최해 연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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