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공기, 물, 불, 땅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시평]공기, 물, 불, 땅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 투데이에너지
  • 승인 2017.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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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김민수 교수

[투데이에너지] 요즈음 열에너지를 합리적으로 변환시키는 기기인 히트펌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거론되고 있다. 저온부로부터 고온부로 열을 효과적으로 이송시키기 위한 기기로써 하절기에는 냉방용 에어컨으로 동절기에는 난방용 기기로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이 바로 히트펌프이다. .

히트펌프는 전기에너지를 이용하거나 열에너지를 이용해 실내 냉방 또는 난방을 할 수 있는 기기를 말하는데 시스템 구성요소의 변화 없이 단지 냉매의 유로를 변경해 하절기 냉방 및 동절기 난방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기이다.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히트펌프를 예로 들면 전기를 1만큼 사용하는 경우 동절기에 저온부에서 2만큼의 열을 흡수할 수 있고 이를 고온부에서 3만큼의 열로 방출하면서 난방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히트펌프의 성능계수(COP)를 투입 전기량대비 고온부 방출열량으로 정의하면 3이 된다.

그러나 전기에너지와 열에너지의 효용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합리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발전소의 효율을 40%라고 가정하면 전기 1을 만드는데 발전소에서 필요한 열량은 1/0.4=2.5가 된다. 즉, 2.5의 열량을 이용해 전기 1을 만들고 이 전기 1을 이용해 3의 난방열을 공급했으니 발전에 사용된 연료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0.5만큼의 열량이 자연으로부터 공급됐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난방을 위해 연료를 연소시키는 대신에 히트펌프를 사용한다면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더 많은 열량을 공급했다고 말할 수 있다. 산출에너지에서 투입에너지를 차감한 만큼을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 바로 이를 의미한다.

물론 동절기의 외부 기온에 따라 위에 언급한 흡수 열량의 절대량에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차가운 공기 대신에 덜 차가운 땅으로부터 열을 흡수한다면 히트펌프의 성능은 매우 좋아지고 신재생에너지의 이용량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동절기에 강물이나 바닷물로부터 열을 흡수한다면 히트펌프의 성능은 찬 공기를 이용하는 경우 보다 증가하는 것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동절기에 태양열을 이용해 히트펌프의 저온부에 열을 공급한다면 상당히 따뜻한 실내를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온수도 만들 수 있다.

현재 우리의 문제는 이렇게 다양한 열원이 주변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오로지 땅(천부지열)과 해수(물 열원의 일부인 해양표층수)에서 열을 얻는 경우에 한정해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했다고 인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 공기, 하수, 하천수, 연못 등에서 열을 얻는 경우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했다고 인정을 하고 있지 않으니 매우 불합리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

이러한 열원들을 두 개 이상 사용하는 히트펌프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열과 공기열을 같이 사용하는 히트펌프가 있다면 이는 신재생에너지 이용기기인가 아닌가? 이처럼 열원의 종류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사용의 인정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마치 밥을 먹고 배부른 것은 식사를 했다고 쳐주고 빵을 먹고 배부른 것은 식사로 안쳐주는 것과 유사하다.

이렇게 불합리한 것을 바로 잡는 방안으로는 열원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말고 히트펌프라는 기기가 얼마나 잘 난방을 했는가로만 판단하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열원의 종류는 히트펌프를 만들고 설계하는 사람들이 최적으로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어떠한 열원을 사용했는지 고민하지 말고 히트펌프의 성능이 일정 기준 이상이 되면 신재생에너지를 잘 이용했다고 판단해 인정하면 될 일이다.

유럽에서는 지난 2009년 이후 히트펌프를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신재생이용 기기로 분류한 바 있으며 일본에서도 2010년 공기열 이용, 지중열 및 태양열의 온수 이용 등을 통해 재생 가능 에너지시장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효과가 큰 히트펌프 관련 기술 개발 및 보급을 촉진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최근에 각 지역 성들을 중심으로 공기열원을 신재생에너지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BAU)대비 37%를 줄이겠다고 전세계에 공표한 현 상황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신재생에너지 이용 방안을 모색하더라도 위의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어떠한 열원은 되고 어떠한 열원은 안 된다는 논란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대승적으로 또한 합리적으로 기준을 마련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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