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국내 정유산업은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출범과 함께 시작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해왔다.

1960년대 초만 해도 주종 에너지원이 석탄이었지만 경제개발을 위한 산업의 동력원으로서 석유 소비가 급증했다. 지금은 석유소비 비중이 조금씩 줄고 있지만 여전히 주종 에너지원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은 우리나라 수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정유업계가 지난해 수출한 석유제품은 4억5,524만6,000배럴로 전년보다 0.7% 증가해 전년에 이어 사상 최대치를 이어갔다. 이같이 발전해온 정유산업이 4차 산업혁명을 기회로 삼아 새로운 르네상스를 열어나갈지 주목된다.

산업연구원은 발전소, 석유·가스 공급망 등 에너지 인프라에 4차 산업혁명의 매커니즘(컴퓨터 알고리즘 기반의 통제 및 모니터링 시스템, 센서 기반 자동화시스템 등)이 널리 적용됨에 따라 관련 통제모니터링 시스템이 고도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대표적인 장치산업인 정유산업은 시설의 유지보수와 탈황·고도화 등의 신기술 도입에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정유사들이 시설 관리에 있어 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고품질의 석유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정제공장을 스마트 공장으로 진화시키는 시도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사업구조 혁신 측면에서 화학·윤활유 및 신규 사업(배터리·정보전자소재 등)에 집중 투자해 석유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하는데 성공해 4차 산업혁명 대응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1분기에 화학사업이 석유사업을 능가하는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이 이를 증명했다. 

GS칼텍스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미래전략팀을 신설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주유소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OIL은 R&D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4년 2월 서울시와 R&D 중심의 마곡산업단지 입주계약을 체결하고 2만9,099m² 규모의 연구소 부지를 확보해 TS&D(Technical Service & Develop ment)센터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반면 전통 석유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및 4차 산업혁명 지원정책이 아직 뚜렷하게 나오지 않고 있어 미래가 불안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석유유통업계(대리점, 주유소)는 미래의 석유산업을 위한 정부 정책은 나오지 않고 오로지 경쟁촉진과 유통구조 개선, 유류가격 인하 정책에만 몰두하고 있어 석유산업이 퇴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유사들에 대해서는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원유 도입선 및 수출선 다변화, 미국 자원개발 확대 전망에 따른 협력·투자 강화 등을 요청하는 것 외에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지원정책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자원개발에 있어서는 신기술 개발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재훈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총장(에너지미래포럼 대표)의 최근 신문기고(4차 산업혁명이 자원시장 송두리째 바꾼다)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이 미국의 유전 개발 현장에서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작업자들이 거미줄 같은 파이프와 밸브를 연결하고 확인하는 대신 수많은 센서에 의해 현장 상황이 중앙통제실에 빅데이터로 쌓여가고 있고 로봇과 드론이 동원돼 시추현장을 감시하고 필요한 보수작업도 수행한다.

이 총장은 기고문에서 “미국 석유업자들이 손익분기점으로 꼽는 국제유가가 3년 전만 해도 배럴당 60달러였는데 이제는 배럴당 35달러에도 견딜 수 있다는 자신감을 기술력에서 찾게 된다”라며 “이 기술력을 토대로 석유의 한계생산비용이 가장 낮은 사우디아라비아와 국제 석유시장의 주도권을 겨루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산업연구원은 기술 융합의 사례로 셰일가스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한 수압파쇄법 및 수평시추법 개발은 3D 프린팅 신기술이 응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자원업계도 신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신기술 개발·전파로 침체된 자원업계를 살리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자원개발 기술경진대회’를 개최하고 격년 주기로 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번 대회에서 소개된 신기술들에 대해서는 희망하는 업체에 기술 이전하는 것은 물론 연구개발 컨설팅, 설비 구축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한국광해관리공단도 광해방지사업 신기술 확산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 킨텍스에서 개최된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2017(KOPPEX 2017)’에 광해방지 신기술(NET) 등을 출품하기도 했다.

산업부가 기존 광산보안법을 광산안전법으로 개정하고 지난 1월7일부터 시행에 들어가 광산안전관리가 민간 자율안전관리 체제로 전환했다. 이를 위해 제정한 광산안전기술기준에는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정소걸 자원산업연구원 원장은 “재래식 기술에서 탈피해 ICT 등을 이용한 첨단기술 및 극한기술은 물론 안전하고 친환경적 광업기술을 접목해 자원개발을 함으로써 생산성을 제고하고 경제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광업체계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원업계 4차 산업혁명 신기술〕

▲ 한국광물자원공사 원주 본사 전경.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지난 2월 개최한 ‘제1회 자원개발 기술경진대회’에서 다양한 신기술들이 소개됐다.  

부경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주)빅파워솔루션은 지난 3월부터 ICT 기반 지하광산용 근접탐지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RFID, WiFi, 블루투스, 자기장, 초음파, 레이저 등 다양한 전자기파 센서 성능시험 및 최적의 센서를 선정해 갱내 네트워크 통신 기반 장비-장비, 장비-작업자 간의 실시간 근접탐지 장치를 개발할 계획이다.

광물공사가 개발한 ‘물리탐사 복합역산 모델링’과 ‘ICT 기반의 광산 내 위치추적 및 유해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이 주목을 받았다. 이 두 기술은 이미 국내 광물업계에 기술 이전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다. 

지하자원 탐사 시 같은 지점이라도 물리탐사, 자력탐사 등 다양한 탐사기법에 따라 도출되는 데이터가 달라 동일한 형태로 변환시키는 작업이 필요했다. ‘물리탐사 복합역산 모델링’을 활용하면 1차원 평면에 구현된 데이터든 3차원으로 구성된 데이터든 하나로 융합해 3차원 상에 나타낼 수 있다. 개발 착수 4년 만에 기술개발을 완료한 광물공사는 올해 중 이 기술을 적용한 물리탐사 프로그램 ‘KFuzstudio’을 출시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ICT기반의 광산 내 위치추적 및 유해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은 RFID장치와 중계기를 이용해 무선통신이 단절되는 지하갱도에 실시간으로 작업자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

RFID 장치를 부착한 작업자가 광산에서 위험에 빠졌을 때 신속하게 위치를 파악해 구조할 수 있다. 또 가스누출 등 갱내 환경변화도 실시간으로 감지해 가스누출 등의 징후를 파악해 재해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 기술은 2015년부터 대성MDI, 성신미네필드, 고려시멘트 등 국내 광산에 보급돼 재해방지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광해관리공단이 개발한 ‘지하공동 3차원 수치화 및 형상화 기술’, ‘미소진동 계측기술’, ‘광물찌꺼기 무해화기술’도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2017’에서 주목을 받았다. 

신기술(NET) 인증을 획득한 ‘지하공동 3차원 수치화 및 형상화 기술’은 레이저센싱 기술, 소나센싱 기술 및 영상취득 기술을 융·복합해 접근이 불가능한 지하공동을 실측하는 기술이다. 

미소진동 계측기술은 지반침하 발생 시 형성되는 미소지진의 원인에 대한 규모 및 위치를 규명하기 위해 지표 또는 시추공에 센서를 설치하고 자동으로 자료를 수집하는 기술이다. 최근에는 광산의 갱도 및 채굴적 붕괴로 인한 광산종사자 안전사고 위험을 예방하고 셰일가스 저류층 탐사의 파쇄효율 검증을 위한 현장 계측분야에도 활용되고 있다.

광물찌꺼기 무해화기술은 광물찌꺼기에 비중선별, 자력선별, 부유선별 등 친환경 선별방법을 적용해 유해중금속을 근원적으로 분리·제거함으로써 주변 환경 유해물질의 양을 저감시키는 한편 분리된 무해화 광물찌꺼기는 갱내충전물질, 환경소재, 토목 및 건축분야 등에 재활용해 산업원료로 자원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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