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지하 에너지저장기술로 지진 대비하자
[시평]지하 에너지저장기술로 지진 대비하자
  • 투데이에너지
  • 승인 201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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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소걸 원장
자원산업연구원
(산업통상자원부
광산안전위원장)

[투데이에너지] 지난해 9월12일 경주에서 리히터규모 5.4의 본진(本震)과 수백 차례의 여진(餘震)이 일어난 후 우리나라에서도 국가 주요 시설을 비롯한 사회간접자본 시설의 안전관리가 중요한 명제로 대두됐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표의 구조물과 지하의 구조물(지금까지 관찰된 대부분의 구조물은 광산의 갱도와 터널임)은 서로 다른 거동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1976년 중국 당산(북경으로부터 200km 동쪽)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일어나 지상 산업시설의 70~80%와 다층의 벽돌 건물이 붕괴 또는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24만명의 인명피해와 16만명 이상의 중상자가 발생했다. 이 지역의 건축물은 대부분 두께 20m부터 200m에 이르는 충적층 위에 건설돼 있어 지진이 발생했을 때 토사의 붕괴와 액상화(液狀化) 현상이 나타나 큰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 1925년 세인트로렌스 지진, 1952년 컨 카운티 지진 및 1964년 알래스카 지진의 경우에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관측됐다.

토사 지반 위의 구조물이 지진에 취약한 가장 큰 이유는 지진이 일어났을 때 지진으로 인해 증폭된 지반의 지진파가 구조물의 응답 주파수 대역과 같게 돼 지반과 구조물의 움직임이 증폭되기 때문이다. 지진파가 토사의 파괴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토사 지반 내에서 일어나는 진동이 장시간 지속됨으로써 지진 피해가 더 커진다.

그러나 암반 위에 지상시설물이 건설된 곳에서는 지진피해가 상대적으로 경미했으며 인근 지역의 산업 시설도 피해가 적었는데 이들 시설은 모두 암반 위에 기초를 두고 있어 시설물의 안전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됐다.

당산 지진이 일어났을 당시에 1만명의 작업자가 광산의 갱내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으나 갱내 작업 인원 중의 재해자는 극히 적었으며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재해는 없었다.

당산 지진으로부터 취득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진파 운동이 증폭됨으로써 주로 지표에서 심각한 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파로 인한 암반 내 입자의 운동 속도는 낮은 반면에 지표 가까이의 토사 지반에서는 높은 속도를 보이게 됐다. 따라서 지표의 토사 지반보다 큰 강도를 가지는 암반 내에 건설된 갱도가 우수한 안정성을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지상과 지하에 많은 에너지 저장시설들이 건설돼 있다. 이들 중에 액화천연가스(Liquefied Natural Gas, LNG)를 저장하는 시설은 지상 또는 반지하식 구조물로 돼 있어 앞서 지적했듯이 지진에 매우 취약한 특성이 있다. 지하 암반 내 구조물의 내진 특성은 이미 검증돼 있으므로 이들 지상 또는 반지하식 LNG 저장시설을 지하 암반 내에 구축해 지진으로부터의 안전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천연가스를 LNG 형태로 도입해 저장탱크에 저장한 후 기화시켜 주배관망에 가스 형태로 공급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2016년 한 해 동안 사용된 천연가스는 약 3,200만톤으로 이는 전체 에너지 공급량의 약 15.2%에 달한다. 현재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감안하면 천연가스의 사용량은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다른 에너지원과 비교할 때 LNG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NG는 대기압 하에서 -162℃의 극저온 물질이다. 이를 지하에 저장하는 기술 개발은 지난 30년 동안 해외 선진국에서 진행돼 왔으나 LNG를 무복공(無覆孔, 굴착된 암반 표면을 보강 없이 유지하는 것) 암반공동에 저장하는 기술은 현재까지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극저온상태에서 암반 내에 냉열로 인한 인장균열이 발생해 저장된 LNG가 균열을 통해 누출되고 과도한 기화(氣化)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암반공동에 콘크리트 라이닝과 단열재를 이용한 복공식 암반공동에 LNG를 저장하는 새로운 개념의 저장방식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10만 톤 규모의 프로토타입 검증 연구를 완료한 바 있다. 우리가 개발한 LNG 지하저장기술은 그동안 국내에 많은 기술과 경험이 축적된 대규모 지하공간 구축 및 유지 기술과 LNG 선박 및 저장탱크 내조시스템(Containment System)의 융합기술이다.

우리나라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로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LNG 지하저장기술을 상용화하고 LNG 지하저장기술 시장 선점과 세계시장 개척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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