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E업계에 새로운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

2006년 11월부터 시행되는 ISO 규격 전환이 바로 태풍의 눈이다. 현재 KS규격으로 적용돼온 국내 배관 규격이 ISO 규격으로 통일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배관 규격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KS라는 자체 규격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진입이 제한돼 왔던 해외 제품들에 대한 시장이 전면적으로 개방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KS규격의 보호 하에 안정적으로 성장해오던 국내 PE산업이 세계 시장하로 편입돼 국내 시장에서도 세계 각국의 제품과 가격, 품질경쟁을 벌여야만 하는 새로운 도전에 마주서게 된 것이다.

PE시장의 성장성

PE제품은 타 소재에 비해 부식에 강하고 내화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시공이 용이할 뿐 아니라 소재가 가진 유연성으로 인해 지반이동, 지진에 대한 저항성 등이 탁월하다. 또한 저렴한 유지 보수비용과 소재의 경제성으로 인해 날이 갈수록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본의 고베 지진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후 PE배관이 가지는 안전성이 입증되면서 그 활용도가 급증하고 있는 상태다.

가스관에서의 PE 사용도는 매년 배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99년 150만톤이던 세계 사용량은 2000년 220만톤 2001년에는 500만톤으로 늘어났다.

국내도 유사한 양상을 띄고있다. 국내 도시가스사의 설치현황을 보면 2000년 사업자배관은 5,062km, 사용자배관은 7,294km가 사용됐으나 2001년에는 사업자배관이 5,849km, 사용자배관은 6,591km, 2002년에는 사업자배관이 6,810km, 사용자배관이 7,400km 등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세계화의 태풍

최근 국내 PE산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KSM 3514가 국제 규격에 부합화 된다는 구체적인 개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는 관련기술인 원료기술이 진보했고 국내 가공기술력 역시 향상됐을 뿐 아니라 국제적인 환경변화에 따라 국내 기준도 국제규격과의 부합화가 불가피한 시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95년 WTO출범으로 인해 우리나라도 TBT협정 준수가 불가피해 졌으며 유럽을 비롯한 일본, 중국 등 동남아권의 ISO 부합화가 전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국내 기준 개정도 불가피한 변화의 시기를 맞게 된 것이다.

개정된 규격은 설비교체, 기술확보 등의 적용기간을 고려해 5년간 기존 제품과 병행해 사용한 후 2006년 11월부터는 전면적인 시행이 이뤄지게 된다.

KS와 ISO의 차이점

KS의 규격개정은 단순히 배관의 크기변화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포함한 실질적인 부분에서도 사용배관은 상당부분이 변화한다.

우선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관경의 경우 현 KS규격은 1호관(SDR=11)이 20∼200A까지 총 9종을 사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개정 적용될 ISO 규격은 16∼630A까지 총 25종을 규정하고 있는 상태다. 2호관(SDR=17.6)도 KS는 100∼250A까지 총 5종을 규정하고 있으나 ISO는 16∼630A까지 총 25종을 규정하고 있다.

원재료에서도 차이가 있다. KS규격은 MRS를 구분을 하지 않고 원재료에 대한 규제 사항도 없으나 ISO는 MRS에 따른 원재료 구분을 기본으로 콤파운드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색상에 대해서는 국내 가스관의 경우 노란색 또는 상호 협의 하에 색을 결정토록하고 있으나 ISO는 관련된 규정이 없는 상태다. 내압에 대해서는 국내 규격에서는 별도의 언급이 없고 다만 가스안전공사의 지침으로 0.4MPa로 규정되고 있으나 ISO에서는 PE 80의 경우 최고 0.8MPa, PE 100의 경우 최고 1.0MPa로 압력을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규격 전환에 따라 관경 변화 및 사용압력 증가에 따른 별도의 안전성 확보 방안이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또 향후 시공이나 하자보수 등에 있어 이미 시공된 KS제품과 개정규격과의 호환성을 계획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실정이다.

파장과 대응방안

물론 긍정적인 측면에서 KS규격의 세계 부합화로 국내 PE업계도 본격적인 세계화를 시작하는 전기를 갖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간 국내업계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국가적인 보호 하에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해 왔다는 점도 사실이나 한편으로는 과도한 경쟁으로 몸살을 앓으며 품질경쟁 보다는 시장확보를 위한 가격경쟁에 치중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실상 그 내면을 볼 때 아직 세계 시장에 대한 완전한 적응력을 가지지 못한 면도 존재하며 불완전한 상태에서 거대한 세계시장의 경쟁 속으로 던져졌을 때의 문제점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일부제품이 국제사회에서 그 경쟁력을 인정받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부분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국내업계는 이번 규격전환을 계기로 상대적으로 좁은 국내 시장 하에서도 해외 유수 제품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나아가 규격의 본격적인 전환전 국내 업계간의 상호협력을 통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전개해야하며 국내 PE업계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킴으로써 해외시장의 국내 진출을 방어할 대비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근 중국은 자체 시장을 바탕으로 무서운 성장력을 보여주고 있다. 저렴한 인건비, 일찍부터 세계적인 규격을 기본으로 자국의 산업을 성장시켜왔다.

또 해외 메이저급 제조업체들의 기술전수를 바탕으로 성장한 기술력이 결합한다면 국내 PE시장은 한순간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 산업의 근간인 국내 시장보호를 위한 장기적인 안목하에 전략적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며 시공 및 규격전환으로 인한 현장의 혼란 방지를 위해 무엇보다 공동의 협력을 펼쳐야할 절실한 시점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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