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사의 가스안전 홍보 활동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본보가 비교적 규모가 큰 수도권의 5개 도시가스사를 대상으로 매출액 대비 가스안전 홍보비용을 조사한 결과 많은 곳이 0.088%, 적은 곳은 0.009%에 미치고 있어 도시가스사들이 소비자의 안전한 가스 사용에 투자하는 비용에 얼마나 인색한지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예를들어 모 도시가스사의 경우 연간 매출액 3천4백여억원중 가스안전 홍보에 사용한 금액은 3천여만원에 그치고 있다.

가스의 안전은 통상 3박자가 맞아야 확보될 수 있다. 첫째 안전한 시설, 둘째 안전한 사용기기, 셋째 소비자의 안전한 사용이 바로 그것이다.

이중 시설과 기기에 대한 안전성 확보는 다분히 하드웨어적인 측면이고 소비자의 안전한 사용은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시설과 기기는 단기적으로 집중 관리하고 투자해 나간다면 일정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소비자 안전 사용 의식 부분은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문이다. 즉,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 그리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접근할 때 소비자의 마인드가 서서히 변화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가스사고를 보아왔다. 그 사고중 상당 부분은 사용자의 부주의에 의한 사고라는 것이 이미 통계적으로 입증된 결과이다.

그런데도 50여만에 달하는 가구에 가스를 공급, 3천여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올리고도 소비자를 위한 가스안전 홍보비는 연간 3천여만원밖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경영인지 의심스러우며 그러고도 과연 소비자의 안전의식이 개선돼 가스사고가 줄어들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인지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금번 조사에서 또다른 중요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도시가스사가 투자하는 안전 관련 비용이 말 그대로 엿장수 마음대로 집계된다는 점이다.

현재 정부는 각 도시가스사에 매출액 대비 일정 금액을 안전관리 비용으로 사용토록 지도하고 있으며 이 비용은 전액 손비로 처리해 주고 있다.

그런데 이런 안전관리 투자비가 도시가스사의 내부 사정에 따라서는 안전과 전혀 상관이 없는 비용도 포함되는가 하면 심지어는 사용하지 않은 비용도 실제로 사용된 것 처럼 집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으로 한심한 일인 것이다.

물론 도시가스사는 엄연한 사기업이고 그런 사기업이 비용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우리가 관여할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도시가스사는 국민에게 민생연료인 가스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그로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해야하는 것은 그 사업을 하고 있는한 당연히 지켜야 할 의무인 것이다.

그런데도 도시가스사들이 그 의무를 회피하거나 소홀히 하는 이같은 일련의 행동은 도의적인 측면을 넘어서는 죄악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도시가스사의 이같은 행태를 엄중히 비판하며 아울러 관계 당국에게도 철저한 관리를 주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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