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놀이터에 가면 시소가 있다. 시소를 탈 때 한쪽이 무거우면 어김없이 한쪽은 들리고 한쪽은 내려앉게 된다. 따라서 조금 더 가벼운 사람이 뒤로, 무거운 사람이 앞으로 앉기 마련이다. 이는 무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다. 한낮 어린아이들의 놀이도 이렇게 균형을 맞춰 가는데 우리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정책결정에서는 이러한 균형감이 없어 보인다. 힘의 논리에 의해 한쪽으로 치우치기 십상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도 마찬가지다. 지난 십수년간 정부는 분산형전원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을 해왔다. 하지만 그 길고도 긴 시간동안 분산형전원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해왔다. 분산전원으로 가장 핵심 사업으로 꼽혀 왔던 집단에너지사업은 연료와 용량에서 제한을 받고 있으며 재생에너지사업은 입지문제를 비롯해 각종 규제들로 발목이 잡히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탈원전·탈석탄을 내세우며 에너지전환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목표만을 설정했을 뿐 실행계획안에는 이러한 의지가 담기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집단에너지의 경우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설비로 에너지설비효율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를 하고 있으나 배출권거래제도 할당대상기업이면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분산형전원을 발전용량 500MW 이하로 정의하는 것이 확정될 경우 발전용량 규정에 따른 제한을 받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결국 고효율에너지생산설비이자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는 그저 참고자료로만 남겨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예외조항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향후 해당 업무 담당자의 유권해석에 따라 에너지사업이 수시로 바뀌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깨끗한 환경,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득권의 고리를 끊어내고 분산형전원에 대한 명확한 지원 및 정책을 마련해야 그동안 무너졌던 에너지정책들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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