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우리나라도 원전 반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는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신고리원전 5·6호기 공사 중단이 이뤄지고 공론화 위원회까지 구성이 돼 있다.

또한 기후변화문제로 화석연료 사용으로 환경 문제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신재생에너지원이 주목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원전은 저렴한 발전가격으로 인해 전기요금 안정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부분도 무시 못하는 부분이다.

일부에서 원전은 쓰리마일 섬 원전과 체르노빌 원전사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을 예로 들면 위험한 에너지원으로 부각하고 있는 것도 한 부분이며 원전은 안전성 확보만 되면 다른 에너지원보다 안전하다는 다른 지적도 있다.

이에 실제 원전이 전 세계에서 건설이 줄어들고 있는 지에 대해 세계 각국의 원전 운영 및 건설 현황,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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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리원전 3,4호기 전경.
세계 원자력발전소 현황은 지난 6월 현재 31개국에서 총 449기가 운영 중이며 원전 60기가 건설 중이다. 한국원자력산업회의 세계 원자력발전의 현황과 동향에 따르면 신규 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국가는 20개국에서 98기이며 원전 운전경험이 없는 터키를 비롯해 8개국에서 20기의 원전을 계획 중에 있다.

대륙별로 구분하면 유럽과 아시아 지역은 각각 185기와 137기가 운전 중이며 건설 중인 원전은 각각 15기와 39기, 계획중인 원전은 25기와 65기로 향후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원전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원전 전원 확충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약 30GW를 상업가동하고 30GW 이상을 추가 건설해 원전 설비 규모를 약 58G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신규 원전에 중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원전 기술을 적용하는 한편 연해 지역을 중심으로 원전을 확대하며 원전의 안전성 제고를 위해 주력할 계획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7월 현재 총 37기(총 35GW)의 원전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원전의 설비 비중은 2.0%, 발전비중은 3.6%에 이르고 있다.

가동 중인 원전 설비 규모는 미국, 프랑스, 러시아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건설 중인 원전설비 규모는 세계 최대 규모다.

원전설비의 구성은 친산 3-1, 2호기(PHWR, 가압중수로)를 제외하고는 PWR(가압경수로) 방식으로 구성돼 있으며 원전 단위 설비용량은 310MW (친산 1호기)에서 1,119MW(홍옌허 1~4호기)에 이르고 있다.

지난 2016년에 상업운영을 개시한 원자로는 닝더 4호기, 푸칭 1~3호기, 홍옌허 1~4호기, 창쟝 1~2호기 등이며 올해는 양장 1~4호기, 푸칭 1~4호기가 상업운영을 개시했다.

▲ 자료 : World Nuclear Association
■중국, 건설 중인 원전설비 19기

중국에 건설 중인 원전비는 총 19기(22GW)로 올해 2기, 2018년 6기, 2019년 4기, 2020년 5기, 2021년 2기가 완공될 예정이다.

원전설비는 모두 PWR방식이며 원전 단위 용량은 210MW(쓰다오완 1호기)에서 1,750MW(타이산 1-1호기)에 이르고 있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3세대 화룽 1호 원전 기술이 총 4기(푸칭 2-5, 6호기·팡청강 2-3·4호기)에 적용되고 있다.

원전 건설지역은 광둥성, 저장성, 쟝쑤성, 푸젠성, 량오니성, 하이나성, 광시자치구 등 총 7지역이 주축을 이뤄 왔으나 산동성에도 원전 건설을 추진함에 따라 8개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석탄화력 중심의 전원구성으로 야기되는 대기환경 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전 확대 정책 기조를 설정하고 13.5계획 기간 중 원전 산업의 양적·질적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13.5 계획 기간 중 원전의 가동 규모는 58GW, 건설 규모는 30GW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년 6기의 원전을 신규 착공할 계획이다.

12.5계획(2011~2015년) 기간 중 신규 가동 된 원전은 17개, 착공한 원전은 13개다.

13.5계획 기간 중에는 원자로 24기를 가동할 계획이며 특히 3세대 원전 기술의 적용 등을 통해 원전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기반을 다져 나갈 계획이다.

AP1000기술 적용 프로젝트 추진 대상 원자로는 저장성 산먼 1,2호기, 산동성 하이양 1,2호기 및 광둥성 타이산 EPR 1,2호기 등이며 이 원자로는 최초로 가동되는 3세대 가압수형 원자로다.

오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총 9기의 원자로(설비용량 9.05GW)를 가동 할 예정이다.
이 기간에는 4세대 원전기술을 적용한 산동성 스다오완 고온가스냉각로 시범 공정과 3세대 원전 기술(화룽 1호)을 적용한 푸젠성 푸징 5호기가 가동될 계획이다.

오는 2020년까지 가동되는 원자로는 총 52기로 설비용량은 53.35GW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13.5계획 기간 중에 건설·착공 예정인 원자로는 총 40기(설비용량 46.7GW)에 달하고 있다.

■일본, 가동 만료기간 신청일 개정 추진

일본은 지난 2015년 규슈전력 1,2호기가 통상운전으로 복귀했으며 2016년 상반기에는 신규제 기준을 만족시킨 간사이전력 다카하마 3,4호기, 시코쿠전력의 이카타 3호기 등 3기가 재가동했다.

특히 다카하마  1, 2호기는 최초로 60년까지 운전기간 연장인가를 받았으며 간사이전력 미하마 3호기도 60년까지 운전기간 연장인가를 얻었다.

이들 3기는 대규모 안전 대책공사를 실시했기 때문에 재가동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이라 일본 규제위)가 노후 원전의 가동기간 연장 신청 기일을 앞당겨 가동기간이 40년이 넘기 전에 안전심사를 통과하면 최대 60년까지 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일본 규제위는 노후 원전 가동기간 연장신청 기일을 현행보다 약 4년 정도 앞당기도록 규칙을 개정해 전력회사들이 계획적인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 2011년 후쿠시마원전 사고를 계기로 2013년 7월 개정된 ‘원자로규제법’에는 원전 가동기간이 40년을 넘으면 원칙적으로 폐로하도록 돼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가동연수 40년이 넘기전에 규제위의 안전심사를 통과한 경우에 한해 최대 60년까지 가동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현행 제도 하에서는 노후 원전 가동기간 연장신청 기간을 가동만료기간인 40년이 되기 1년~1년 3개월 전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만약 가동연장 심사가 가동만료기간 내에 완료되지 않으면 전력회사는 폐로를 해야 하기 때문에 노후 원전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일본 규제위는 가동 개시 후 35년 이후부터 가동기간 연장신청을 받도록 규칙을 개정해 연내에 세부 내용을 마련할 계획이다.

원전은 13개월에 한번 가동을 중지해 원자로 및 배관 등에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정기검사를 한다. 이 때 연장을 위한 안전대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노후 원전 대책준비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일본 규제위로부터 가동기간 연장 승인을 받은 원전은 간사이전력 다카하마 원전 1·2호기, 미하마 원전 3호기 등 총 3기다.

노후 원전의 가동기간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지진 및 쓰나미 대책 등과 관련된 안전심사, 상세설계를 기재한 공사계획 심사, 원자로 등의 노후화에 따른 영향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다카하마 원전 1·2호기는 안전대책 공사가 완료되는 오는 2019~2020년경 재가동에 들어가며 1호기는 2034년, 2호기는 2035년까지 가동될 예정이다. 미하마 원전 3호기는 안전대책 공사가 완료되는 오는 2020년 재가동에 들어가 2036년까지 가동될 계획이다.

■미국, 신규원전 상업운전 개시

지난 2016년 미국에서는 20년만의 신규 원전 와츠바 2호기가 테네시주에서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특히 미국 위스콘신 주의회는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와 사용후핵연료 보관시설 부족을 이유로 지난 1983년부터 33년 동안 원전 건설을 금지해 온 법안을 철회하기 위한 입법을 추진 중에 있으며 현재 본회의 상정을 위해 검토단계에 있다.

이는 에너지 60%를 화석연료를 통해 조달받는 주 상황을 감안하 EO 미국 환경보호청에서 요구하는 온실가스 배출감축요구량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신형 원자로가 기존 경수로의 안전성에 우려를 야기하는 높은 압력 및 금속외장재를 제거함으로써 원전 안전성 제고와 비용 절가 가능성에 많은 원자로 개발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 개발사인 미국 테라파워사는 진행파 원자로 설계를 개발 중이며 중국 진출을 위해 중국핵공업진단공사와 합작투자를 설립할 계획이다.

첫 진행과 원자로 60~100만kW 용량으로 오는 2027년에 운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원전 주요 동향

세계원자력협회(WEA)에서 지난해 6월21일 발행한 ‘세계 원자력성능 보고서 2016년판’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전 세계적으로 건설 중인 신규 원전은 총 66기로 지난 25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2016년 한해동안 운영 상태로 전환될 원전 개수도 10기로 지난 25년간 최고치다.

보고서는 2015년 한 해 동안 7기 원전의 운영정지에도 불구하고 운영 중인 원전 개수가 2015년 초 436기에서 연말에는 439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전려공급의 다변화 및 용량 증대를 목적으로 향후 20년 안에 첫 번째 상업운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비등수형 원자로(BWR)보다는 국제적 추세인 가업경수로(PWR)를 고려하고 있다.

태국은 현재 전체 전력생산의 약 70%를 천연가스로 의존하고 있으나 이 비율을 50% 이하로 줄이기 위해 오는 2036년까지 2기의 원전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2025년까지 국가 전력생산량의 20% 이상을 신재생에너지(풍력, 태양열, 지열, 수력)로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4기의 원전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케냐 정부는 오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100만kW 용량의 원전 건설을 위해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차후 공공-민간 파트너십 또는 정부간의 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2033년까지 400만kWe 규모의 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는 2016년 9월 원전사업개발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영국에서는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크게 진전됐다. 약 20년만의 신규 건설계획으로 주목받고 있는 힝클리 포인트 C 원전에 프랑스전력공사 이사회가 최종투자결정 표결 뒤 테레사 메이 총리가 조건부로 이를 승인했다.

프랑스는 원전 비중을 50%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는 ‘녹색성장을 위한 에너지이행법’이 지난 2015년 가결·성립됨으로써 프랑스 원자력안전규제국에서 안전규제에 관한 새로운 법령을 공포했다. 에너지이행법을 안전규제에 반영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원전 정책 국가별 달라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대형 사고가 난 뒤 원전 건설시장이 위축됐을 것으로 생각되는 반면 원전 보유국 31개국 중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폐쇄를 결정한 나라는 4개국이다.

특히 가동 중지 원전이 재가동 되거나 원전 추가 건설에 나서는 나라도 적지 않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태 이후 발전량의 30% 담당하던 원전을 모두 정지시켰으나 그 결과 LNG 발전소 가동량이 증가됐고 이는 LNG수입량 증가로 이어져 국제수지 적자 확대로 이어졌다.

이에 아베 정권은 8기의 원전 재가동을 승인했으며 이 가운데 5기는 현재 가동중이다. 후쿠시마로 재앙을 당한 일본이 원전 재가동에 들어간 것은 에너지 수급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현장 전경.
■세계 원자력 산업 전망

서방의 원전 건설시장은 지금까지 2005년 일본 도시바로 넘어간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와 GE, 프랑스의 아레바, 우리나라의 한국전력공사가 분할해 왔다. 반면 웨스팅하우스에 이어 프랑스 아레바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아레바는 핀란드 올키루오트 3호기를 수주해 독일 지멘스 컨소시엄과 함께 진행해 왔으나 전기를 공급할 예정이던 2009년 프로젝트가 표류를 거듭하면서 추가 공사금액이 50% 이상 늘어나 기회비용도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당초 30억유로로 예상했던 공사비는 45억유로 이상이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원전 건설은 세계 모범이 되고 있다. 한전은 아랍에미리트의 바라카 원전 4기를 200억달러에 수주해 건설해 오고 있다.

한국형 원자로는 두산중공업이 공급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수주한 첫 원전이며 중동 최초의 원전이다.

올해 1호기가 시운전 중이며 1년에 한호기씩 추가 완공될 예정이다. 오는 2020년이면 아랍에미리트 전체 전력수요의 1/4을 생산하게 된다.

또한 원전 운영권을 따내 10년 단위로 계속 연장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바라카 5~8호기
수주도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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