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명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에너지환경사업본부 본부장.
[투데이에너지] 새 정부의 에너지·환경정책 방향

저탄소 녹색성장의 바람이 건축분야에까지 불어오면서 고효율, 친환경적인 외피, 설비시스템 및 신재생에너지 융합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기술혁신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시험·인증산업이 제 기능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새로 출범한 정부의 기본적인 방향은 에너지와 환경의 균형이다. 과거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일관적으로 에너지 안보 확립과 수급 안정에 초점을 맞췄던 것에 비해 안전하고 청정한 에너지 공급과 대기환경을 강조하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에너지신산업의 하나로 제로에너지빌딩을 집중 육성하고자 올해부터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2020년 공공부문, 2025년 민간부문으로 단계적으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5년 이후 신축 건물은 제로에너지빌딩 설계를 의무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건축분야 에너지솔루션의 하나로 에너지 의무 절감률을 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에너지절약형 친환경 주택의 건설기준을 개정해 올해부터 시행한다. 세부적으로 12월부터 30가구 이상 신축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에너지 의무 절감률이 현행 30~40%에서 50~60%로 높인다.

또한 현 정부의 중요한 정책 중에 하나는 미세먼지 저감 정책이다.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일시적인 가동중단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발표했고 ()석탄, 탈원전을 공약으로 신재생 발전 비중을 20163.6%에서 20302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2015년 기준 석탄화력발전 206TWh, 원자력발전 165TWh로 국내 총 전력생산의 약 70% 이상을 차지한 것을 감안하면 에너지수급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즉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정책과 에너지수급에 대한 에너지정책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KCL 에너지환경사업본부의 역할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에너지환경사업본부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수준의 에너지·환경분야 시험평가 기반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KCL은 에너지·환경분야 후발주자로서 초기에 집중한 것은 실증위주의 건물에너지분야 시험평가기반을 충북권을 중심으로 조기 구축하는 것이었다.

사업 초기 산업통상자원부의 공동연구기반구축사업 및 MRA사업, 국토교통부 건설교통기술촉진연구사업 지원 등을 통해 현재 충북 오창, 진천에 에너지·환경분야 전담부서가 마련됐고 현재도 에어필터시험동 등 시험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리고 향후 3년간 충북 진천에 약 500억원 규모의 시험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저에너지 패시브·기술분야, 건물환경 기술분야 전반에 이르는 One-Stop 시험평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2015년 정부에서 발표한 국내 시험인증기관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기조에 맞춰 에너지환경사업본부에서는 중동 등 아시아 개도국을 대상으로 건물 에너지·환경분야 시험인증 기술 및 노하우를 수출하고자 해외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을 운영해 해외컨설팅사업 수주를 위해 노력하고 다양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

에너지·환경분야는 기술 간의 불균형 및 쏠림이 발생하면 안 된다. 기존의 패시브적인 기술만으로는 정부에서 목표로 하는 2025년까지의 제로에너지하우스 구현이 어렵고 이를 위해 건물 자체에서의 에너지생산이 이뤄지는 신재생 및 액티브기술이 반드시 고도화 돼야 할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너지환경사업본부는 패시브기술, 액티브기술, 신재생 및 공조/환기설비 그리고 실내환경 등 해당기술의 역할을 분배하고 균형을 유지하도록 했다. 그리고 정부의 강력한 에너지정책과 고효율 에너지 건축물을 실현하기 위해 건물일체형 태양광시스템, 스마트윈도우, 고효율환기시스템, 태양열이용설비, 소형풍력 등의 제품성능을 평가하고 관련 표준과 설치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사업에 착수,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건물외피기술센터는 커튼월을 비롯한 건물외피시스템에 대한 종합적인 열성능(단열) 및 기밀, 수밀, 구조성능을 종합적으로 시험할 수 있는 Mock-up 시험장이 구축돼 있어 관련 업계의 기술지원의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기후환경실증센터(좌)와 국내 최대 기후환경시험실.
다양한 기후조건에 대응하는 각종 건축자재·설비성능에 대한 사전검증을 위해 실증규모 시험평가시설인 기후환경실증센터는 국토부의 지원으로(국토교통기술촉진연구사업) 200억원이 투자됐고 온도, 습도, 일사, 강우, 강설 등의 기후요소를 인공적으로 발생·제어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의 실증 기후환경 실험시설이 운영 중이다.

건물에너지기술센터에서는 PV, BIPV, ESS, 창호, 차양 등 제품인증을 위한 시험평가기반을 구축했고 태양광성능시험기관에 지정돼 있다. 건물에너지부분에서 환기, 공조부분의 에너지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0% 정도로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고효율 환기·공조분야는 제로에너지 구현을 위해 필수적으로 검토돼야 할 핵심기술이다. 이에 환기시스템, 에어컨, 공조장비 등을 시험할 수 있는 기반구축을 완료했다. 최근 미세먼지 등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필터에 대한 성능평가 인증이 가능한 에어필터시험동이 진천부지에 올해 12월까지 구축될 예정이다.

구축완료 후 국내·외 시험표준에 따라 성능평가가 가능한 국내 최고의 필터 시험기관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옥외실증평가센터는 실제 외부환경에서의 PV BIPV제품을 성능평가 할 수 있는 16,000평 규모의 옥외실증평가 기반 구축으로 태양광성능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가능하다.

위에서 소개했듯이 에너지환경사업본부는 에너지·환경분야의 시험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단계이지만 구축된 기반을 활용해 다양한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건물의 종합적인 에너지 기술 패키지 및 실증을 기반으로 하는 제로에너지빌딩 요소기술 패키지(패시브&액티브) 융복합화 및 실증연구수출형 중소형건물주택보급용 에너지 통합 공급시스템 개발 및 실증을 포함한 7개의 과제를 수행 중이다.

또한 한국연구재단의 2017년도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신규과제인 미세먼지 저감 필터소재 및 생활보호제품 개발에 참여해 수행예정이다.

▲ 융복합 모듈/패키지화 엔지니어링.

에너지·환경분야의 균형발전

에너지와 환경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다. 에너지를 생산하고 공급하기 위해서는 발전시설에 의한 환경적인 문제가 동반하게 된다. 따라서 에너지·환경분야의 균형발전을 위한 다양한 기술개발과 보급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사업화를 통한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KCL은 급변하는 에너지·환경분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시험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에 제로에너지빌딩시장은 에너지와 환경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롭게 떠오르는 블루오션이다.

건축분야의 신기술 개발과 축적된 건물에너지·환경 관리 능력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정체된 해외 건설 산업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 줄 수 기회이다. 제로에너지빌딩이 보급되면 국민 주거비 부담 감소는 물론 연간 18만명 규모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형 건강 건축물로서의 제로에너지빌딩은 성장청정환경 대응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열쇠다.

정부의 미세먼지저감의 환경정책과 에너지정책에 힘입어 산업계의 긴밀한 협조와 사회적 인식 확대로 제로에너지빌딩, 나아가 플러스에너지빌딩이 빠르게 활성화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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