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9주년] 석유 분야 새 정부 에너지정책 전망
[창간 19주년] 석유 분야 새 정부 에너지정책 전망
  • 이종수 기자
  • 승인 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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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보급, 수송용 ‘석유연료’ 입지 약화
알뜰정책 개선은 미지수…자원개발 여전히 홀대

▲ 정유공장 전경.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탈 원전·탈 석탄, 천연가스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 미세먼지 관리 정책은 석유산업의 경영환경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새 정부는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환경부 등 12개 관계부처 합동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6월3일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과 비교했을 때 미세먼지 감축목표가 오는 2021년까지 14%에서 2022년까지 30%로 2배 높아졌다.

미세먼지 정책으로 경유차 입지 약화

이번 대책으로 인해 석유산업의 입지가 약화될 전망이다. 일단 수송용 연료 시장에서의 변화가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국내 석유제품 소비에서 수송용(휘발유, 경유) 비중이 32.9%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정유사 입장에서 수송용은 큰 시장이다.

우선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2005년식 이전 286만대 중 221만대 임기 내 퇴출) 및 운행제한 지역 확대 등 노후 경유차 퇴출을 강화했다. 경유차 중 미세먼지 배출 기여율이 가장 큰 화물차 등 노후 경유차의 저공해화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최대 이슈였던 경유세 인상 방안은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발표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의 일환으로 실시된 ‘수송용 에너지상대가격 합리적 조정방안 검토 연구용역’ 결과 경유가격을 대폭 올려도 미세먼지 저감효과는 미미하다는 결론이 나와 경유세 인상은 실현되지 않았다.

당초 환경부가 이번 대책의 초안에 수송용 에너지상대가격 조정방안을 반영했지만 관계부처 협의 과정에서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의 증세정책에 따라 경유세 인상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경유세 인상은 국민부담 증가와 직결된 문제여서 친 서민정책을 펴고 있는 새 정부가 경유세 인상 카드를 들고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책에서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보급이 지난해 6.3 대책보다 강화됐다. 지난해 대책에서는 2020년까지 총 150만대를 보급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대책에서는 2022년까지 200만대를 보급하는 것으로 상향 조정했다.

게다가 친환경차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친환경차에 대한 세금혜택을 부여하는 ‘친환경차 협력금제’를 도입키로 했다.

LPG연료사용 제한 규제완화(일반인도 RV LPG차량 이용 가능)에 따른 LPG차의 점진적인 확대도 예상된다. 환경부는 LPG차를 친환경차로 분류하고 어린이 통학차량을 LPG차로 교체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연기관(휘발유, 경유) 자동차의 입지가 더욱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차를 획기적으로 늘이는 것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전문가는 “전기차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 없이 석탄화력발전 증가로 이어지는 풍선효과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배터리 무게로 인해 내연기관 차량보다 평균 24% 무거운 전기차가 미세먼지를 더 많이 배출한다”라며 “전기차는 중장기적으로 신기후체제 대응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전문가는 “경유차보다는 적지만 LPG차에서도 미세먼지가 배출되고 오히려 경유차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더 많은 LPG차 보급 확대에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개인 경유승용차 퇴출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책에서 개인 경유승용차 퇴출에 대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2030년까지 개인 경유승용차를 퇴출하려면 2020년경부터 신차 판매를 중단해야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운행 중이던 경유승용차를 폐차시키는 것도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는 등 신규 판매시장과 중고차시장에 큰 혼란이 생길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지적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이 오는 2030년부터 휘발유·경유 차량의 신규 등록을 금지하고 친환경차로 전면 전환하는 내용의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최근 대표 발의한 바 있지만 이 법안의 국회통과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산업부문은 수도권 외 사업장(충청·동남·광양만)까지 배출총량제 확대 실시, 제철·석유정제·시멘트 등 다량배출 사업장에 대한 배출허용기준 대폭 강화, 총량제 대상물질에 먼지 추가, 미세먼지·오존 생성에 기여하는 질소산화물(NOX)에 대한 배출부과금제도 도입 등 지난해 대책보다 더욱 강화됐다.

이에 따라 석유정제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정유사 입장에서는 설비 투자 등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유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입원유 관세 및 나프타 제조용 원유 할당관세 무세화, 석유제품 탄력세 자동 적용 등의 세제지원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에너지세 필요…해외자원개발 여전히 홀대 
   
내년 하반기부터 발전용 에너지세율체계 조정이 검토될 예정이다. 이번 기회에 발전용 연료에 대해서만 세율체계를 조정하지 않고 수송용 연료 등 전체 에너지를 포함해 국민 부담이 없도록 세수 중립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에너지원별 사회적 비용(환경·안전·사회갈등)에 대한 객관적인 비교·분석을 통해 합리적인 세금 부과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세미나 등에서 “발전용 유연탄에 대한 과세는 강화하고 친환경 발전원인 LNG의 세율을 낮추면서 외국사례를 감안해 원전에도 과세해야 한다”라며 “우리나라의 휘발유, 경유 등 수송용 연료의 조세부담율은 전체 에너지 관련 조세수입의 약 88%를 차지해 형평성 문제가 심각하므로 세수중립이라는 대전제를 유지하기 위해 수송용 연료에 대해서는 과세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새 정부의 정책에서 해외자원개발 부문은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 없다. 오히려 국정감사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을 무리하게 추진해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하다.

이에 따라 민간기업들의 해외자원개발 투자 활성화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자원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은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자원개발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신규투자 제한 및 지원예산 축소로 민간기업의 해외자원개발이 위축돼 있는 상황”이라며 “특별융자금 예산 확대 및 세제지원 등 인센티브 강화로 민간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신규투자를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명박 정부 시절 유가를 낮추기 위해 도입한 알뜰주유소 정책에 대한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어 당분간은 알뜰주유소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석유유통업계가 알뜰주유소 정책 개선을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어 정부와 업계 간 줄다리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석유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알뜰주유소 확대와 석유제품 전자상거래(KRX) 활성화 지원 등 기름 값 인하를 위한 석유사업자간 경쟁촉진 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돼 오면서 일반주유소와 석유대리점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라며 “석유시장의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편 새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환경부의 위상과 업무영역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는 지난 8월 장관 직속의 ‘친환경 에너지전환 자문위원회’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국민소통을 강화함으로써 정책에 대한 국민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자문위원회는 에너지계획의 환경성 제고방안, 에너지 절감을 위한 수요관리, 재생에너지 활성화 방향 등을 논의해 올해 말까지 친환경 에너지전환 방향을 제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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