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탈석탄과 탈원전 선언으로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원전 건설을 전면 재검토하고 30년 이상 노후 석탄 화력발전소의 가동을 멈추고 대신에 2030년까지 국내 에너지원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전 정권과 반대로 국가 에너지 정책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도 신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2030년 주요 20개국의 에너지원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미 세계 평균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3.7%.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 석탄의 비중은 39.6%, 원자력은 30%로 석탄과 원자력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6.6%에 불과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요구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에너지 전환정책 추진에 따른 체계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장관 직속의 에너지전환 국민소통 TF를 구성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본격적인 에너지 전환정책 마련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TF 단장으로 국장급 인사를 임명하고 학계, 에너지 유관기관, 시민·환경단체, 관련 협·단체 및 민간 전문가 의견청취 등을 통해 소통의 마련과 동시에 전문성과 수용성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TF는 큰 틀에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탈원전로드맵 등 에너지 전환 관련 정책의 조율 및 종합적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자료·통계, 해외동향 분석 등 신재생에너지 정책 인프라를 구축해 국민들이 에너지 전환정책을 명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로써 산발적으로 진행된 에너지전환 관련 이슈들에 대해 종합적인 컨트롤타워 구축으로 정책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 신재생에너지 투자

중국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위해 2005재생에너지법을 시작으로 2015풍력, 태양력 발전 계획,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기술창신 13.5 계획 등 일련의 재생에너지 지원정책을 발표, 실시하고 있다.

중국 간쑤성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분야로는 중국 내 선두지역이다. 지난해 10월 간쑤성 발전개혁위원회에서 간쑤성 국가 신재생에너지 종합시범단지 건설실시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서 간쑤성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종합시범작업 전개를 통한 에너지소비량 내 신재생에너지의 비중 확대계획과 신재생에너지 보조금, 지원제도 등을 발표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2013년 제창한 일대일로 정책은 신재생에너지분야에서도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 인수위의 긴급 투자가 필요한 프로젝트 50선에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에너지 관련 계획이 포함돼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일부 수력발전을 제외하고 석탄, 원전, 천연가스 발전 등에 관련된 것은 없다.

반면에 50억달러의 글로벌 최대 풍력발전 단지 건설 프로젝트(Chokecherry and Sierra Madre Wind Energy), 두 건의 55억달러 풍력 송전망 투자(Plains and Eastern Electric Transmission Lines/ TransWest Express Transmission), 캘리포니아의 에너지저장장치와 발전망 현대화 프로젝트 등이 포함돼 있다.  

에너지산업 구조 개편 신호탄 

정부의 탈석탄과 탈원전 선언으로 에너지산업 구조변화의 신호탄은 이미 쏘아졌다. 기존의 에너지원이 아닌 태양광, 풍력,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의 성장이 기대된다. 여기에 에너지효율이 더욱 높은 제품 개발에 대한 수요 증가 등 기존과 다른 새로운 시장 형성이 진행되고 있다.

대기업을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겨냥해 선투자를 하고 있다.

한화는 세계 1위 태양광 셀 업체인 한화큐셀을 내세워 태양광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52월 그룹 태양광사업의 양대축인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이 한화큐셀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한화큐셀은 셀 생산규모 기준으로 세계 1, 모듈 생산기준으로 세계 5위 수준의 태양광 회사로 탄생하며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매출액도 매년 갱신하고 있다.

한화큐셀의 관계자는 한국·말레이시아·중국과 같이 다양한 생산거점에서 고품질 제품을 생산, 선진시장인 미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인도와 터키 등 신흥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판매량을 늘려나가며 고른 성장을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중 하나인 풍력은 민원으로 제자리를 잡아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풍력발전 기술 수준 역시 선진국에 비해 최소한 6년 이상 뒤쳐져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풍력설비 용량은 1,031MW로 전체 에너지 발전량 중 풍력발전량 비중은 0.27%에 불과하다.

풍력업계의 관계자는 풍력시스템이나 주요 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해상풍력도 육성해야 한다라며 발전공기업이나 정책금융기관 등 공공기관들도 국내 대규모 해상풍력시장에 참여하고 해외 수출 시 금융 파트너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롯데월드타워에는 3,000RT 지열 설비가 설치 운용 중이다.
지열의 경우 이미 공공건물이나 랜드마크성 건물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지열 역시 그간 자격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없어 미자격·부적격 업체를 양산해 과다경쟁·부실시공 등 부작용이 지열산업 성장의 저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인 2000년대 초반에 지열을 도입한 이래 매우 적극적으로 지열산업을 육성해 지열시장의 규모가 우리나라의 25, 단일국가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성장했다. 하지만 단기간 양적으로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들도 나타났다. 기초기술이 부족해 하자가 양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국내 지열전문기업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 지열산업이 해외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지열업계의 관계자는 앞으로 산업용 에너지소비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선진국처럼 건물 에너지소비는 늘어날 전망이라며 건물 에너지절감을 위해서는 지열이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절감기기산업 성장 기대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관심과 동시에 에너지절감기기에 대해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에너지절감기기 중 히트펌프가 중심에 서 있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발열 또는 응축열을 이용해 저온의 열원을 고온으로 전달하거나 고온의 열원을 저온으로 전달하는 냉난방장치로 열원으로 공기, 태양열, 지열 등을 이용한다. 히트펌프의 높은 에너지효율에 힘입어 관련 산업도 성장해 가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도 마련돼 있다.

최근에는 공기열을 이용한 히트펌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한전에 따르면 히트펌프보일러 지원사업으로 전국에 설치된 히트펌프보일러는 11,005(2016년 기준). 2014725대에서 20152,370, 20167,910대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전의 관계자는 심야전력 사용과 고효율의 히트펌프보일러를 통한 에너지절감이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옴에 따라 히트펌프보일러 설치를 원하는 세대(기관)가 늘고 있다라며 밝혔다.

정부에서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 기준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기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사진 히트펌프).
현재 1등급 비중이 높아 등급 간 변별력이 낮아진 냉방기, 냉난방기(냉난방 겸용 에어컨), 멀티히트펌프시스템(하나의 실외기에 다수의 실내기가 연결된 사무용 냉난방 겸용 에어컨), 상업용 냉장고(업소용 냉장고) 등이다. 현재 1등급 비중(176)이 냉방기 28%, 냉난방기 45%, 멀티히트펌프 37%, 상업용 냉장고 34%로 타 등급대비 높은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대상 품목에 대해서는 1등급 비중이 10% 미만이 되도록 하고 등급이 정규분포(1등급 10%, 2등급 20%, 3등급 40%, 4등급 20%, 5등급 10%)될 수 있도록 효율등급 기준을 조정(상향)할 계획으로 오는 10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 개정, 20184월 시행할 방침이다.

관련 업계에서도 이미 상향된 에너지소비효율등급 기준에 맞는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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