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재강 기자
[투데이에너지] 가스업계가 그토록 바랐던 미수금이 지난 10월 완료됨에 따라 이달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서울시 소매요금 기준 평균 9.3% 인하됐다.

실로 기나긴 세월이었다. 2008∼2012년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인상을 억제, 2012년말 기준 미수금이 5조5,000억원까지 눈덩이처럼 누적되기에 이른다. 이 어마한 금액을 해결하는 데 장장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셈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도시가스가 2013년을 정점으로 공급량이 줄기 시작하는 데 이 시기가 공교롭게도 정부의 물가 안정 억제 이후와 그 괘를 같이한다는 것이다. 도시가스 공급량 하락이 인상요인의 억제로 인한 영향을 받은 데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한편 도시가스의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서울, 경기 및 광역시를 중심으로 도시가스 보급률이 어느 정도 정점에 이르렀고 장기간 지속된 저유가 기조로 LPG 등 경쟁연료가 산업물량 등을 잠식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몇몇 도시가스사가 발전소, 수처리사업 등 연관성 있는 사업에 도전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준다고 말하지 못하는 게 작금의 현실이 됐다.

이번 미수금 해결은 도시가스 업계의 단비와도 같은 존재로 보일지도 모른다.

혹자는 “진작 미수금이 해결됐으면 도시가스 요금의 가격경쟁력이 좋아지지 않았겠냐”는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불평보다는 “이제 해결됐으니 이제부터 경쟁연료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선제 대응책을 마련해 실천하자”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때다.

최근에는 경쟁연료의 가격 인상으로 차츰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고객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여기에 이번 인하 소식까지... 상황이 결코 업계에 나쁘지만은 않다. 과거의 영광만 그리워하기보다는 현재를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하는지가 필요할 때다.

이제 기다리던 훈풍이 불었으니 이를 어떻게 맞이할지는 업계의 몫이다. 이 상황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업계의 묘수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