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해외의 LPG용기 어떤 색깔인가?
세계LPG협회에서 발표한 LPG사용국가 중 미국의 LPG 생산량이 가장 많고 뒤를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러시아, 아랍에미레이트 등 순으로 나타났다. LPG소비는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인도 등의 순이었다.

LPG를 사용하는 국가별 용기 색상은 우리나라와 일본이 회색으로 11.8%, 사우디아리비아를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인도, 모로코 등의 국가는 빨강색으로 35.3%, 아랍에미레이트와 필리핀은 파랑색 용기를, 태국과 폴란드는 초록색 용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을 비롯해 칠레, 캐나다 등에서는 흰색 용기로 회색보다 많은 17.6%를 차지했다.
 
■LPG용기 색상, 왜 밝은 회색이었나
정부와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이화여대 색채디자인연구소에 의뢰해 실시된 연구용역과 10~50대 남녀 64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LPG용기에 대한 이미지는 무겁고 딱딱하며 어둡다는 답변이 나왔다.

응답자들의 LPG용기에 대한 기대 이미지는 안정되고 기능적이며 견고한 색상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깔끔하고 심플한 이미지라는 답변도 나왔다.

기대 이미지를 가장 잘 나타내는 색채에 대해서는 흰색으로 선명한 이미지가 1순위였고 선명한 느낌을 주는 밝은 회색은 2순위를 차지했다.

LPG용기로 인한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용기에 대한 보관 및 관리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안전성과 경제성, 국민 수용성, 환경 적합성 등을 토대로 눈에 잘 띄지 않는 회색을 기존 용기와 구분을 명확하게 해 불법 유통용기에 대한 단속이 용이하도록 밝은 회색으로 변경하게 됐다.
 
 

■용기 색상 변경 통한 기대효과 무엇인가?
LPG공급수단이 용기에서 소형LPG저장탱크로 급속히 전환되면서 2016년말 기준으로 시중에 유통 중인 820만개의 LPG용기가 색상 변경이 완료되는 2022년에는 약 740만개로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LPG공급수단이 용기와 소형LPG저장탱크 등 다양화되면서 용기에서 사고가 발생할 때보다 많은 양의 LPG를 저장 또는 유통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고 사고 발생 가능성 측면에서 용기보다 더 큰 대형사고로 연결될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LPG사고의 약 62%가 사용자 취급 부주의, 시설미비 등에서 발생하고 있어 LPG사용자는 물론 공급자의 안전관리 의식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물론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지난해 12월4일부터 제주도를 우선 대상으로 회색의 LPG용기를 밝은 회색으로 단계적으로 바꿔 5년 후인 2022년에는 모두 색깔을 바꿔나갈 방침이다.

고압고무호스 등으로 사용되던 LPG시설도 2020년까지 금속배관으로 모두 교체가 진행되고 있어  지난 2006년 179건에 달하던 LPG관련 사고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2016년 기준으로 연간 701건의 안전사고가 여전히 발생 중이다.

2016년말 기준 LPG사용가구는 456만가구로 20%를 차지하는 반면 도시가스는 1,800만가구로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LPG관련 사고의 발생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실정이다.

사고가 발생했다 하면 주목받는 LPG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바꾸기 위해 LPG업계의 요구로 정부와 한국가스안전공사는 회색 중심의 LPG용기를 ‘밝은 회색’으로 바꿔 나가게 됐다.

정부는 용기 색상변경을 통해 불법 LPG용기 유통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 노후 용기를 발굴해 이를 안전하게 폐기해 나가도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제조 후 20년 이상의 LPG용기는 2년마다, 20년 미만의 용기는 5년마다 재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5년 후인 2022년에는 모두 밝은 회색으로 바뀌게 되고 색상 변경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추가적인 비용부담은 없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문제점 없나
용기 색상이 회색에서 밝은 회색으로 바뀌더라도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느냐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LPG용기를 취급하는 공급자나 충전 또는 판매업계 종사자가 가스운반차량에서 용기를 하차할 때 함부로 취급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용기 하단의 스커트가 손상된 용기를 소비자가 공급받는다면 용기 색상을 바꾸더라도 LPG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LPG용기에 대한 소유 및 관리 주체가 여전히 제각각이어서 이를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관리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

현재 LPG용기는 소비자, 충전 또는 LPG판매소, 전문검사기관 등도 소유 및 관리권을 놓고 여전히 논란 중이다. 초기 소비자들이 가스를 사용하기 위해 용기보증금을 맡기고 빌리거나 아니면 직접 1개를 구매했으며 가스 판매를 위해 가스를 쓰고 난 용기를 소비자에게 교체해 주기 위해 충전, 판매 등 LPG업계가 구매했으며 용기 검사받는 동안 대체 사용을 위해 용기 재검사기관에서도 각각 구입한 용기들이 시중에 유통 중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실에서는 용기 소유 및 관리권이 제각각이다보니 용기를 소중하게 다루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어차피 LPG를 사용하는 동안 소유 또는 관리권에 대한 논쟁과 함께 재검사 비용부담 등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LPG가격에 적정 용기관리비용을 포함시키고 찌그러지거나 미검 등이 이뤄지지 않도록 LPG용기 공용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LPG시장 점유율에 따라 E1이나 SK가스 등 수입사는 물론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 LPG충전 및 판매 등 유통업체, 가스안전공사와 용기 재검사기관 및 소비자들이 참석한 위원회를 통해 그 비용을 책정, 반영하고 부족하거나 찌그러짐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용기 또는 미검 및 노후 용기를 폐기한 후 다시 용기를 구입해 용기가 다시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대안으로 제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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