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웅 로맥스인싸이트코리아 대표.

[투데이에너지]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이 ‘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던진 이래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가에 대한 수많은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알파고와 이세돌, 커제의 바둑 대결은 딥러닝(Deep Learning) 및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인 인공지능을 세상에 널리 알려주는 사건으로 다가왔으며 4차 산업혁명이 앞으로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제시하기 전인 2011년 독일 정부는 이미 ‘인더스트리 4.0(제조업 4.0)’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 개념을 사용한 바 있다. 인더스트리 4.0은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사물 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을 통한 생산기기와 생산품 간의 정보 교환이 가능하도록 제조업의 완전한 자동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전체 생산과정을 최적화한다는 목표로 추진됐다.

이어 사물 인터넷으로부터 산출되는 빅데이터가 기계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으로 발전하게 됨에 따라 비로소 제조업의 혁신인 인더스트리 4.0은 4차 산업혁명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에서 제품 그리고 서비스산업의 혁명으로 확장되며 인류의 삶에 혁신을 불러왔고 풍력산업도 이와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해가고 있다.

■풍력에서 구현되는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2016년 미국풍력협회 컨퍼런스에 참가한 풍력업계 전문가 17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풍력발전단지를 운영 및 관리함(O&M)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데이터관리와 숙련된 현장기술인력 확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현장진단 및 SCADA, 진동, 윤활 분석 등으로부터 도출되는 각종 데이터들을 체계적으로 관리 및 분석할 노하우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은 네트워크 속도의 향상 및 안정화, 보안성 확보 그리고 대용량 저장용 클라우드시스템 비용의 획기적인 감소라는 기반 위에 발전된 사물 인터넷과 모바일 및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타개할 수 있다.

기존의 산업용 PC를 기반으로한 실시간 상태감시시스템(CMS)은 상당한 비용의 투자가 선행돼야만 진동 및 윤활자료, 발전기 운용정보 등과 같은 양질의 데이터 수집이 가능했으며 시스템 유지보수 비용이 가중됨에 따라 실질적인 투자대비 수익을 확신할 수 없었다.

실제로 2010년 이전에 조성된 국내 대부분의 풍력발전단지에서 실시간 상태감시시스템이 설치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며 미국과 같은 풍력 선진국의 경우에도 그림 1과 같이 주로 2.3MW 이상의 발전기에만 실시간 상태 감시시스템이 설치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사물 인터넷 기술의 발전은 데이터 수집 비용의 획기적인 절감과 보다 많은 양질의 데이터 취득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수집된 데이터들을 클라우드를 이용해 통합 관리함으로써 풍력발전단지의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 기술은 기존 현장기술자들이 개개인 수준에서 보유하고 있던 실무의 노하우를 한 곳에서 취득 및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즉 작업자 개인의 숙련도에 의존하던 유지보수 기술을 팀과 회사의 노하우로 바꿔감에 따라 숙련된 유지 보수 인력 부족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빅데이터를 풍력발전기 예지보전(Predictive Maintenance)에 이용하는 경우 그 핵심은 수집된 데이터를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에서 관리할 수 있는지 및 이를 통해 단지의 운영과 관련된 통찰력을 도출할 수 있는지에 있다.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 위에서 빅데이터를 알고리즘 분석, 통계 및 머신러닝 기법을 통해 활용한다면 풍력발전단지 운영전략을 최적화하고 경제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실제로 한 발표에 따르면 빅데이터를 풍력발전단지의 운영•관리에 활용한 결과 2~7%에 달하는 연간 발전량(AEP)의 증가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내 한 풍력발전단지의 경우 2년만에 15% 정도의 수익 향상을 이루기도 했다.

▲ 출처: MAKE Consulting.

■캐나다 대규모 풍력발전단지 적용 사례
캐나다의 크루거에너지가 개발한 Port Alma & Chatham 풍력발전단지는 2.3MW급 풍력발전기 88기가 설치돼 있는 가운데 각각 2008년과 2010년에 준공돼 운영 중에 있었다. 두 풍력발전단지에는 OEM(풍력발전기 제작사)으로부터 제공받은 진동 모니터링시스템이 설치돼 있었으며 부품 고장이 발생했을 경우 해당 사실을 통보받는 사후적 관리 방식의 단지 운영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었다.

크루거에너지는 발전기 드라이브트레인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추가적인 데이터의 취득 및 분석을 통한 사전적•전략적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주요부품의 고장으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예지보전 리드타임을 최대화하는 등 풍력발전단지의 효율적 운영을 도모했다.

운영전략의 변화를 통해 크루거에너지는 2016년 한 해 동안 기어박스, 메인 베어링 및 제너레이터를 포함하는 6건의 주요부품 고장을 예측할 수 있었으며 총 62개월에 이르는 다운타임의 발생을 방지할 수 있었다. 이는 크루거에너지가 운영하는 전체 풍력발전단지 발전량의 약 6%에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 크루거에너지는 단지의 운영전략에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이로써 후년도 중고장 소요 예산을 보다 정확하게 산정 및 고장 발생까지의 리드타임을 최대 19개월까지 확보하고 있으며 또한 확보된 리드타임을 기반으로 날씨 및 작업시기 등의 상황조건을 사전에 고려함으로써 보다 전략적으로 유지보수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기반 기술 확립을 통해 운영 효율성 제고해야
국내 풍력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 개발되는 풍력발전기도 스마트 머신으로 탈바꿈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단지 운영주도 기존 및 계획 중인 풍력발전단지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발전기 및 발전단지의 운영 전략을 보다 많은 데이터 및 해석기법을 적용해 개선해야 하며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적절히 이용해 가동정지시간 및 비용의 최소화와 설비 효율 최적화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풍력 선진국가들은 4 차 산업혁명이 불러온 다양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으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및 모바일과 같은 기술들을 풍력발전산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발전기 제작사의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풍력발전단지를 효율적으로 운영•관리하기 위한 업계의 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서만 국내 풍력발전 산업이 새로운 중흥기를 맞이할 수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