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NG 화물차(우).

[투데이에너지 조재강 기자] 새 정부가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수송분야에서도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차량분야의 경우 산업단지와 더불어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곳이다. 이에 정부는 2015년 6.3대책에 이어 지난해에는 ‘9.26 미세먼지관리 종합대책’을 통해 PM2.5기준 초미세먼지의 배출량을 2016년대비 30% 이상 감축시키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아쉽게도 건설기계, 선박 등에만 개선대책이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다. 화물차에 대한 대책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육상수송분야에서 미세먼지 배출의 약 60%를 경유 화물차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에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마침 국내에서 LNG 화물차가 개발 완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LNG 화물차는 미세먼지 배출이 적어 경유 화물차를 대신할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LNG 화물차의 가능성과 보급을 위한 업계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 화물차 시장 현황

대도시의 미세먼지 분석 결과를 보면 화물차가 대기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것을 알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대도시 미세먼지 분석 결과(2013년) PM10오염물질 기여도를 보면 도로이동 오염원이 32%로 전체 1위였다. 그 뒤로 비도로이동 오염원이 28%, 생물성연소가 20%, 점오염원이 14% 등을 차지했다.

도로이동 오염원이란 수송부문에서 발생하는 오염을 말한다. 여기에 차량 유형별 PM10 배출 기여도를 보면 화물차의 미세먼지 배출은 더욱 심각하다.

PM10배출 기여도에서 화물차가 과반이 넘는 63%를 차지했다. RV가 27%, 승합차는 6%, 버스가 3%, 승용차는 1%를 기록했다.

특히 대형화물차의 PM10 배출량을 보면 경유승용차의 약 145배, NOx는 약 260배 높았다. 문제는 화물차의 경우 전체 차량의 16%에 불과하지만 타 차종대비 많게는 수백배의 오염물질을 배출한다는 것이다. 2016년 전체 차량 2,180만대 중 화물차는 349만대를 차지했다.

또 저공해자동차 245만대 중 저공해 화물차는 약 23만3,000대에 그쳤다. 이는 전체 저공해자동차의 7%에 불과한 수치다. 그 결과 대기질 개선을 위해서는 시급히 화물차의 친환경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 LNG 화물차 시범사업

정부는 화물차로 인한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판단, 경유화물차를 대체할 친환경차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LNG 화물차 시범사업’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LNG 화물차를 2017년에 개발·완료하고 2018년 시범사업 및 타당성조사를 거쳐 보급계획수립 이후 2019년부터 단계별 보급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환경부가 주관하고 타타대우상용차가 기술개발, 가스공급사가 충전인프라 구축 마련 그리고 한국천연가스차량협회가 홍보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김건식 환경부 사무관은 “대기오염의 주범인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그동안 간과한 화물차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다”라며 “환경부는 ‘LNG 화물차 시범사업’을 통해 가능성을 타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취지는 좋지만 우려되는 것도 있다. 이번 사업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간을 거슬러 2008년 LNG 화물차 보급사업이 추진된 바 있지만 실패했던 아픈 경험이 있다.

당시 정부는 대기오염 저감이란 명분 외에도 고유가 지속에 따른 화물연대 파업 해결 방안으로 LNG 화물차 전환사업을 추진했다.

차주가 경유에서 LNG로 전환 시 보조금 2,000만원을 지원한다는 게 사업의 주요 골자였다. 그러나 지원금이 문제가 아니었다. 더 중요한 것은 중장기적 계획없이 사업이 진행됐다는 데 있었다.

경유 화물차를 LNG 화물차로 개조 시 필요한 혼소기술력 및 충전인프라 등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못 했다. 결국 이 사업은 허망하게 끝나고 마는 비운을 맛본다.   

이에 과거의 실패 사례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견해다. 그래서 지난해 환경부가 발표한 ‘LNG 화물차 시범사업’이 업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과거 실패 했던 사례와 차별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과거의 실패 사례는 고유가로 인한 화주의 달래기용이라는 임시방편 성격이 강했다. 당시 대기오염 개선 효과도 명분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와 달리 대기오염으로 인한 미세먼지 감축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의 화두가 됐다. 조기 감축을 위한 방편으로 화물차의 미세먼지 감축 또한 방치할 수 없는 지경이 된 것이다.

더욱이 이번 사업이 과거 사례와 다른 큰 특징은 LNG 화물차를 개발한다는 데 있다. 이는 신차를 구입해야 한다는 소리다. 개조와는 전혀 다른 시장이 열린다는 점에서 업계의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차 개발을 위해서는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완성차회사가 있어야 한다. 이 사업에 타타대우상용차가 개발을 맡았다는 것은 시장 가능성이 없으면 참여가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만큼 향후 시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이를 뒷받침돼야 할 인프라도 중요하다. 환경부 역시 이를 의식, 충전소 보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부의 관계자는 “업계와 시범사업 계획에 맞춰 향후 충전소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라며 “업계가 요구하는 보조금 지원제도도 가능한 다각적으로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 연료경제성 비교

아무리 친환경차량이라도 경제성이 확보가 되지 않으면 보급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결국 LNG화물차의 성공열쇠는 연료경제성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이 같은 현실에 업계가 제시한 연료경제성 비교는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차량협회는 연료경제성 비교를 통해 LNG 화물차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협회에 따르면 LNG 화물차는 경유 화물차대비 연간 약 1억원 이상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 비교 조건은 100대 규모를 기준으로 △주행거리: 300km/day △연비: 경유 3.3km/L △천연가스 2.7km/ N㎥ △연료비 2018년 1월 기준: 천연가스 미수금정산단가(61원/N㎥) 종료 등을 적용했다.

비교 결과 차량구입 시 LNG 화물차가 경유 화물차 대비 약 3,000만원 정도의 비용부담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경유 화물차의 경우 대당 가격이 약 1억6,000만원∼2억원이었다.

반면 연료비(2018년 1월 기준)는 비영업, 영업에 따라 차이가 달랐다. 비영업화물차의 경우 LNG 화물차가 경유 화물차 보다 연간 약 1억1,000만원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는 연간 3,400만원, LNG는 연간 2,300만원 연료비용이 들었다.

영업화물차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유와 LNG간 차이는 100만원에 불과했다. 경유는 연간 2,400만원, LNG는 2,300만원의 연료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연가스차량협회의 관계자는 “차량구입비에서 LNG 화물차가 경유 화물차에 상대적으로 높지만 연료비면에서는 연간 많게는 1억원 이상의 차이가 발생한다”라며 “구매보조비 지원 등이 이뤄질 경우 경제성면에서 월등히 LNG 화물차가 앞설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 LNG 엔진단 신차 앞세워 관련 시장 넘 본다
연료비·인프라 미비 등 여전히 해결할 과제로 남아

 

 

■ 경유와 동급 사양…친환경은 덤

친환경차가 붐을 타며 LNG 화물차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개발완료단계인 타타대우상용차의 LNG 화물차 역시 관심의 대상으로 국내 화물차 시장에서 주목받기에 충분한 성능을 갖췄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타타대우의 LNG 화물차는 기본 6x2 LNG 트랙터로 9L급 CNG/LNG 엔진을 사용한다. 총 배기량은 8.7L, 최대 출력은 400ps, 최대 토크는 173kgf·m 등 이다.

특히 친환경차답게 유로6를 적용했다. 연료 탱크는 650L(250L+400L)이며 1회 충전 시 예상 주행 가능 거리 1,000km 이상 가능하다.

LNG 화물차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친환경적이라는 것이다. 타타대우에 따르면 9L급 경유와 LNG 엔진 배출가스 예상치를 비교한 결과 이산화탄소(g/kWh)는 경유가 약 700, LNG가 약600으로 약 14% 차이가 났다.

입자상물질(g/kWh)의 경우 경유가 0.01, LNG는 거의 0에 가까워 약 99%의 차이를 보였다. 질소산화물(g/kWh)은 경유가 0.4에 근접했으며 LNG는 0.3에 못 미쳐 약 31%의 차이를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LNG가 경유보다 배출가스를 적게 배출한 셈이다. 

타타대우의 관계자는 “이번 개발된 LNG 트랙터는 동급의 경유 화물차에 비해 성능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라며 “친환경면에서도 경쟁 차종보다 우수해 연료비 등에서 경쟁력이 생기면 향후 화물차시장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LNG 화물차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타타대우의 400마력 트레일러는 올해 물류회사에 시범 운용되며 경제성, 환경성 등을 타진 받게 된다.  
 
■ 세계 추진 사례

친환경차량에 대한 관심은 이미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된 지 오래다. 물론 LNG 화물차 역시 마찬가지다.

유럽의 경우 CNG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연료 화물차에 적용하고 있다. 바이오메탄, LNG 등을 기반으로 한 화물차을 개발 시범사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유럽은 메탄을 이용해 승용차, 트럭, 건설기계, 철도, 선박 등 광범위하게 개발·진행 중이다. 여기에 유럽의 대형 물류회사 몇몇이 LNG 화물차를 이용해 물류운송을 테스트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중국의 경우 2017년 LNG 화물차가 2016년대비 600% 이상의 큰 폭의 판매가 이뤄졌다.

가스공사의 관계자는 “중국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화물차의 연료전환에 관심이 깊다”라며 “LNG 화물차의 보급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LNG 화물차의 등장은 경쟁자인 경유 화물차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LNG 화물차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국내는 타타대우의 LNG 화물차가 개발완료단계인 가운데 비슷한 시기에 볼보트럭이 LNG 화물차를 출시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볼보트럭이 LNG와 바이오가스를 연료로 유로6를 충족하는 FH와 FM모델을 출시했다. 새롭게 출시된 차량으로 기존의 디젤 차량과 동일한 수준의 연비와 주행 성능을 구현한다는 게 볼보트럭측의 설명이다.

볼보 460마력 엔진은 최대 토크 약 234.7kg.m(2300Nm), 420마력 엔진은 최대 토크 약 214.3kg.m(2100Nm)의 성능을 발휘하며 이는 기존 볼보트럭의 디젤 엔진 차량의 성능과 동등한 수준이다.

연료 선택에 따라 최소 약 20%에서 100% 가량의 일산화탄소(CO) 배출량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볼보트럭의 관계자는 “새롭게 출시된 볼보 FH LNG와 FM LNG트럭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기존 디젤 차량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연비와 주행성능을 특징으로 하며 연료의 가격 경쟁력 또한 뛰어나다”고 전했다.

■ SPC 설립 제안

LNG화물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 천연가스차량협회가 제안한 방안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천연가스차량협회는 특수목적법인 SPC(Special Purpose Com pany)의 설립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인은 LNG 차량 및 충전소 보급을 위한 것으로 △LNG화물차 보급 환경 조성 △세부 실행 계획 수립(시범사업 및 보급 추진) 등을 주 목적으로 한다.

물류운송사, 차량제작사 및 부품사, 가스공급사, 충전사업자 등이 참여해 관련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협회는 생각하고 있다.

천연가스차량협회의 관계자는 “LNG화물차, 충전소 인프라 등 보급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 역할이 필요하다”라며 “SPC 설립도 LNG 화물차 보급 방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협회가 낸 보급 활성화 방안의 일부이고 업계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당분간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해결 과제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다.

업계는 지속적인 보급을 위해 정부의 세심한 정책적 배려를 강조했다. 우선 보조금 지원제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천연가스버스에 지원되는 유가보조금, 구입보조금 등을 강조하며 친환경 화물차에 대한 최신 기술의 안전 법규 유예 등도 주장했다.

여기에 LNG 차량 개발의 지원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경우 LNG 화물차 개발이 처음인 만큼 완성차 업체 생산라인에 LNG 충전 설비 지원도 고려할만 하다.

곽철종 타타대우상용차 부장은 “초기 개발인 만큼 최소 주문 물량의 선정 등을 통한 적극적인 정부의 개발 유도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라며 “고객의 LNG 화물차 구매 유도를 위한 홍보 방안도 구체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후화 된 경유 화물차의 조기 폐차도 빼 놓지 않았다. 곽철종 부장은 “노후가 심한 경유 화물차를 조기 폐차 할 수 있도록 폐차 지원금을 상향해야 한다”라며 “미세먼지의 배출이 심각한 만큼 경유 화물차에 대한 차령제도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호준 우드워드 한국지사 지사장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이 지사장은 “화주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료비로 경유대비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장 성공의 열쇠”라며 “버스에 지원되는 유가보조금, 구매보조금 등 제도적 뒷받침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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