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재강 기자] 전년대비 매서워진 추위로 겨울 난방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추위가 반가울 도시가스업계지만 속사정은 그렇지만도 않다. 최근 여러 호재인 업황에도 여전히 안개 속에 도시가스업계는 놓여있다.

정부의 천연가스에 대한 관심에도 도시가스만큼은 무관심이라고 할 정도로 에너지정책에 소외돼 있다고 업계는 말한다. 호재와 무관심이라는 상반된 반응이 도시가스의 올해 전망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최근 도시가스업계의 현황을 통해 향후 전망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산업용 수요

지난해 말 도시가스업계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도시가스 요금이 인하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1일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서울시 소매요금 기준(VAT 별도)으로 평균 9.3% 인하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도시가스 미수금 회수 완료에 따른 조치로 정산단가 1.4122/MJ을 해소해 반영한 결과다.

2008~2012년 유가 급등기에 국민부담 완화 및 물가안정을 위해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억제함에 따라 도시가스 미수금이 2012년말 기준 5조5,000억원 누적됐다. 이에 2013년 이후 미수금 회수를 위해 가스요금에 정산단가를 부가해왔다.

중요한 점은 도시가스 요금인하 효과다. 특히 산업용 도시가스는 수혜자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장 큰 경쟁자인 LPG와의 가격에서 경쟁력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산업용의 경우 도시가스 매출에서 가정용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6년 용도별 도시가스 공급량 구성비를 보면 가정용 42.4%, 산업용 33.1%, 일반용 9%, 수송용 5.6%, 업무난방용 3.4%, 공조용 3.3%, 집단에너지용 1.9%, 열병합발전용 1.3% 등 이다. 
그동안 산업용은 수년전부터 LPG 등의 경쟁연료에 밀려 매출이 줄고 있는 상황이었다.

산업용 수요가 큰 도시가스들의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경동도시가스, 인천도시가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LPG와 산업용 수요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가격경쟁력 회복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역전현상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LPG의 경우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 추세를 보이며 국내LPG가격을 상승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3개월 연속 인상된 국제LPG가격으로 인해 국내LPG가격이 kg당 110~120원 수준 인상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 지난해 11월 도시가스 요금 인하는 LPG와의 상대적 가격차를 좁히는 원인이 됐다.

도시가스가 요금이 하락된 것과 달리 LPG는 지난해 11월1월부터 kg당 900원 → 980원대로 크게 상승했다. 이전 2달 연속 50원선 인상에 이은 큰 폭의 인상이었다.

이처럼 도시가스와 LPG의 희비가 엇갈리며 산업용에서 도시가스의 입지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가격경쟁력 지수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두 연료의 상이한 가격요인으로 인한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연료별 가격경쟁력지수에서 도시가스 : BC유(0.3%) : LPG가 각각 100 : 131 : 133으로 드러났다. 수도권의 경우 100 : 140 : 141이었으며 충청권은 100 : 126 : 130, 경북권은 100 : 128 : 129였다.

2016년 11월 LPG가 가격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던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일이다. 당시 도시가스 : LPG가 수도권은 100 : 99, 지방권은 100 : 97~98이었다.

이와 관련 도시가스의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산업용 도시가스 수요가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고 현장에서 영업팀에 문의도 많이 오고 있다”라며 “이번이 산업용 수요를 늘리기 위한 적기라고 보고 수요 늘리기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LPG의 경우 가격상승요인에도 시장상황을 고려해 가격책정을 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

여기에 물량에 따라 수개월 공급분을 할인해 주는 등 산업용 수요처에 다양한 영업 전략이 구사 가능하다.

반면 도시가스의 가격은 정부의 통제 하에 제한돼 가격할인 등의 영업 전략이 불가능하다. 가격조정 불가는 도시가스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 결과 LPG가 가격인상요인을 억제하는 전략을 감수한다면 산업용 수요가 예상보다 회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업계의 견해도 있다.

단지 최근의 가격경쟁력을 갖고 수요를 확대하는 것 밖에 뚜렷한 방법이 없다. 한 도시가스사의 관계자는 “LPG의 경우 가격할인 등의 방법으로 고객을 붙잡고 있다”라며 “현재의 도시가스 가격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면 회복도 되기 전에 다시 수요를 뺏길 가능성이 있어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미수금 해결로 도시가스요금 인하 조치
산업용서 LPG 등과 치열한 시장 쟁탈전 예고

▲ 출처: 한국도시가스협회.

■도시가스 공급비용 합리화 방안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지만 아직까지 도시가스 정책에 대한 특별한 입장은 없다. 올해도 도시가스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에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시가스 공급비용 합리화 방안’은 업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는 도시가스의 공급비용의 미반영 요인 인 산정기준, 산정방식 등을 개선하는 것으로 올해 도시가스 공급비용 산정부터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용역결과를 토대로 빠르면 올해부터 지자체의 도시가스 공급비용 산정에 적용할 예정이다.

산업부 가스산업과의 관계자는 “용역결과를 근거로 산정기준 산정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빠르면 올해부터 도시가스 공급비용 산정에 적용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물가안전이라는 명분으로 반영될 인상요인이 억제돼 왔던 게 사실이다. 향후 합리적으로 반영 될 수 있을지 ‘도시가스 공급비용 합리화 방안’ 결과에 촉각이 곤두선다.
 
■공급량 회복수준

도시가스 연도별 공급량은 2013년을 정점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소폭 반등했지만 이는 회복의 의미로 정체나 다름없다.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열량기준으로 2013년 공급량은 10억7,501만2,000GJ이었다. 이후 2014년은 9억9,204만7,000GJ, 2015년은 9억3,123만1,000GJ로 각 전년대비 7.7%, 6.3% 하락했다.

그나마 2016년은 9억5,214만6,000GJ로 2015년대비 약 3% 상승하며 반전했다. 그럼에도 이는 정점이었던 2013년에 비해 약 1억2,000만GJ이라는 공급량 감소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동기간 수요가수의 지속적인 증가와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열량기준으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수요가수를 보면 2013년은 1,637만9,000개, 2014년은 1,688만3,000개, 2015년은 1,739만2,000개, 2016년은 1,797만1,000개로 각 전년대비 평균 약 3.3%의 증가율을 보였다.

용도별로 수요가수도 동 기간 소폭 상승했다. 수치상 가정용은 소폭 증가, 산업용은 유지 정도를 나타냈다. 

문제는 수요가수의 지속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공급량은 증가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해 도시가스협회의 관계자는 “수년간 LPG에 많은 물량이 잠식된 상황이고 고객들의 자체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매년 소폭 줄어든 것도 전체 공급량 감소의 주 원인으로 파악된다”라며 “도시가스협회는 이 같은 업계의 현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할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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