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연료전지 관련 기업들이 개발제휴네트워크 구축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독자적 기술확보와 함께 국내외 네트워크 참여를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가강세가 지속되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 경제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3차 석유위기까지 대두되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높은 석유의존도에서 비롯되는 갖가지 문제점들이 줄어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에 선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 탐색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수소와 이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연료전지가 가장 가능성 높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소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풍부한 연료원이며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운반체이기에 수소가 에너지 및 산업의 근간이 되는 '수소경제시대'가 언제가는 현재의 석유경제를 대체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소에너지 체계의 핵심인 연료전지의 상용화, 수소 인프라 구축 등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아 어느 한 기업이나 정부가 감당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이에 선진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은 협력과 경쟁으로 향후 도래할 변화와 그에 따른 시장 기회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기업간 연구개발 협력은 연료전지 개발에 따르는 사업 위험을 분산시키고 동시에 미래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연료전지 개발은 기업간 경쟁을 넘어 국가간 경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며 이미 미국, 일본, EU 등 각국 정부가 다양한 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가장 주목할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연료전지 파트너십(CaFCP)이다. 연료전지 자동차의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9년부터 미국 정부의 지원아래 이뤄지고 있는 CaFCP는 자동차, 에너지, 연료전지 전문기업 등이 총망라된 세계 최대의 연료전지 자동차 운행 프로젝트다. 이미 CaFCP를 통해 40대의 연료전지 자동차가 운행되고 있으며 2007년까지 총 300대 가량의 자동차가 시험 운행될 예정이다. 참여기업들은 각기 팀이 구성되어 있는데 다임러-BP 그룹, 포드-BP 그룹, AIR Product-Toyata/Nissan/Honda-UTC Fuel Cells 그룹, GM-쉘 그룹, Texaco-현대-UTC Fuel Cells 그룹 등이 대표적인 팀들이다.

연료전지 개발 및 수소인프라 구축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나라는 일본과 미국으로 각국을 연결하는 국가간 협력 네트워크가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03년에는 미국의 에너지부 주도로 세계 15개국 에너지관련 정부기관들이 수소경제로의 전환에 있어 연구개발에서 상용화까지 협력하기 위해 IPHE(Ineternational Partnership for Hydrogen Economy)가 결성됐다.

아직까지는 연료전지가 상용화되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료전지 기술의 미성숙, 인프라의 미비 등을 고려한다면 제휴네트워크 구성을 통한 상업화 추진은 불가피하다. 또한 연료 형태, 저장 및 공급 방식 등의 표준화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료전지를 차별화해야 하는 기업들의 전략적 필요도 제휴네트워크 구축 및 활성화를 부추기고 있다. 이처럼 개발 네트워크 참여는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는 중요한 의의가 있다.

현재 국내에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LG, 삼성,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 뿐만 아니라 소규모 벤처기업까지 연료전지 소재 및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연료전지 기술 수준은 일본이나 미국의 30% 정도로 평가될 정도로 상당히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정부는 수소·연료전지를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하고 2001년 세계 3위 기술보유국 진입 및 시장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본격적인 투자를 발표했다.

연료전지 관련 인프라 구축은 선진 국가에서도 이제 시작단계이고 소재나 부품 측면의 기술 혁신의 여지도 많이 남아 있다. 이에 정부차원의 연료전지 관련 프로그램 방향성을 명확히 해 기업의 입장에서 포괄적인 개발계획보다는 좁은 범위라도 자사의 장점을 살린 차별적 역량확보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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