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연구원이 동북아 에너지협력 활동을 점검해 국가정책의 방향성을 조율하는 한편 정치·경제적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에너지공급의 국가적 역량강화를 위해 지난 18일 서울 매리어트 호텔에서 개최된 ‘2004 동북아 에너지전문가 심포지엄’이 성황리에 끝났다. 국내외 관계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동북아 경제 중심 국가전력과 에너지협력 방향’과 ‘동북아 에너지협력의 실천과제’에 대한 주제발표와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심포지엄의 주요 발표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동북아 공동번영을 위한 에너지협력]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진우 동북아에너지연구센터장

동북아 에너지협력의 장애요인으로는 △국가간의 관계, 남북한 긴장, 투자 및 시장여건의 불확실성 등 정치적, 제도적 요인 △투자재원 문제, 역외 에너지 프로젝트와의 경쟁 등 경제적 요인 △혹한 또는 원거리 지역 자원개발에 따른 지리적, 기술적 요인 등이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국간 합치된 노력이 필요하다.

동북아 에너지협력을 위해서는 먼저 공감대를 형성한 후에 다양한 교류 및 협의과정 이행, 협력정책 개발 및 협의,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 협력사업 수행 및 투자를 확대하는 단계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공감대 형성 및 기반조성이 매우 중요한데 에너지협력실무위원회 등 정부간 협의체, 전문가 포럼, 비즈니스 포럼 등 정부간, 업계 및 연구분야의 교류와 대화를 확대해 나가는 한편, 투자보장, 조세제도, 분쟁조정제도, 기술기준 조화 등 정치적·제도적 문제 해결을 통해 공정·투명한 원칙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

앞으로 블라디보스톡 공동합의문에 대한 후속조치가 필요하며, 중국, 일본의 SOM 및 TTE참여가 요망되는 것은 물론 타 국제, 지역기구와의 협력관계 확대가 요망된다.

우리나라의 해외자원 개발정책에선 동북아 에너지협력 활성화와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

동북아 에너지협력은 역내 에너지안보 강화에 필수적인데 이 지역에는 에너지 협력요인과 갈등요인이 공존하고 에너지확보 경쟁보다 다자간 협력이 동북아 에너지안보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에너지협력 활성화를 위한 역내 에너지협력체의 결성도 긴요한 요소다. 에너지안보와 위기 대응능력 제고를 위해 다자간 협의체 설립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러시아도 장기적, 근본적인 협력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역내 에너지개발, 교역을 통해 관련국들이 모두 이득이 되도록 추진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동북아 에너지 프로젝트는 에너지안보적 편익(Energy Security), 경제적 편익(Economic Benefit), 환경적 편익(Environmental Improvement) 등 3E 달성을 위해 중요한 사업이며, 역내 관련국간 Win-Win 전략의 기회를 제공할 것인데 장애요인은 실질적인 이해관계를 통해 해소가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이 있는 에너지협력의 달성을 위해서는 관련국의 합치된 노력으로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러시아의 동시베리아 에너지개발 전략]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 권원순 교수

대러시아 에너지협력은 제도화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며, 양국간 에너지협력을 위해서는 정치적 경제적 안정성의 기반위에 한·러간 혹은 동북아 지역에 맞는 제도의 틀이나 협력의 틀을 제정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역내의 에너지 협력을 다자간차원에서 주도할 국가가 부재함에 따른 양자관계의 강화와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러시아의 에너지 개발 및 협력은 메가프로젝트(MEGA PROJECT)인 반면 충분한 재원조달 여부가 불투명하다. 파이프라인사업은 통과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지정학적 고려가 우선이지만 건설에 소요되는 막대한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재정 문제가 주요 이슈다. 해당국가와 통과국가의 양국관계 뿐만 아니라 통과국들간의 정치군사적 관계도 고려 대상에 넣어야 하는 복합적인 사안이기도 한 점을 재원조달 여부 불투명함의 요인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파이프라인 통과로의 선택을 통해 자국의 영향력 증대를 도모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하며, 파이프라인 통과국들은 통과료를 수입으로 갖거나 통과료 만큼의 에너지원을 공급받을 수 있다.

시베리아·중국 송유관 건설과 관련해 국제적 요인에서는 안보적, 국제정치학적 및 경제적 관점에서 러시아 정부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를 그리고 시베리아 송유관 건설과 관련한 중국과 일본의 입장에 대한 보다 명확한 이해와 연구가 필요하다.

여기서 요구되고 있는 몇가지 과제가 존재하는데 시베리아 천연가스의 도입문제에는 어떤 함의를 가지는지에 대한 재고찰이 필요하다. 특히 한반도의 정치적 상황과 관련하여 러시아 극동지역, 북한 및 남한간의 에너지 공급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는 점 또한 고려하여야 할 요인이다.

다음으로 송유관 문제와 동북아에서의 파이프라인망 구축과 관련하여 카스피해의 파이프라인망 구축과 이에 따른 갈등 및 협력구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살펴본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개발 프로젝트들이 주로 우랄 시베리아 지역과 극동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점을 중요시해 에너지 자원개발에 관한 러시아의 정책과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또한 향후 동북아 경제협력 및 동북아에너지협력 또는 동북아에너지공동체 논의의 기초 연구로서 동시베리아 극동의 에너지 자원개발과 이에 대한 러시아정부의 정책에 대한 연구와 자원개발과 관련된 매장량등의 데이터와 자료의 축적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판단된다.

[동북아 에너지협력의 환경 및 제약]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서병문 교수

제1차 북핵위기로 겨우 합의했던 남북한기본합의서와 한반도비핵화선언도 백지화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1988년부터 급진전하던 남북대화도 1993년이후에는 단절되고 전쟁위기까지 초래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다행히 제2차 북한 핵위기로 인해 남북한 대화는 단절되지 않았고 오히려 활성화된 셈이다.

이런 위기가 있을수록 상대방의 입지를 이해하는 것이 현명하다. 제1차 위기때 미국의 주장만 믿고 대화를 단절한 것은 큰 잘못이었다.

제2차 위기도 아직 그 원인인 고농축우라늄의 존재가 확실하지 않고 미국의 주장외에 명확한 근거는 없다.

북한도 이를 부인하고 있고 중국도 미국의 주장을 믿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상호간의 불신에서 생기기 때문에 신뢰구축이 시급하고 다양한 접촉으로 해결할수 있는 문제이다. 다만 이번 위기로 남북간의 교류는 지속되었지만 북·일간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회담은 중지되었고 미국의 미사일 방위체제 구축을 촉진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한국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 또는 개발은 북한의 안보나 체제유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오직 한민족의 종말을 초래하고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시키는 위험만 부추기 때문에 하루빨리 이를 공개적으로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을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

북한의 에너지문제는 한국의 지원을 통해서만 해결할수 있고 이러한 상황은 핵문제 해결에도 기여할수 있다.

한국은 우선 단계적으로 북한 에너지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수 있다.

개성특구에 한국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전기를 직접 공급하고 한국의 전문가들이 북한의 낙후된 화력, 수력발전소들과 송배전시설들의 실태를 조사하고 지원하는 개선보수사업들을 통해 전력생산과 공급능력을 향상시키고 러시아로부터 고압선을 직접 연결, 전력을 공급하는 방법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수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많은 투자를 해온 경수로 사업(KEDO)을 살리고 북한의 발전능력을 키울수 있는 길을 찾아야한다. 북한의 에너지 문제 해결이 한반도의 긴장완화등 남북관계 개선에도 기여를 할 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협력체 구성을 가능케 할수 있는 촉매제가 될수 있다.

이것은 동북아의 안보와 평화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통일을 위해서도 중요한 과업이다.

[동북아 송유관 사업의 진전과 한국의 역할]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처 이준범 박사

대경노선은 직접적인 이익은 제한되지만 중국의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 압박을 완화하는데 기여해 반사 이익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나홋카 노선은 짧은 수송거리를 통한 수송비 절감으로 우리나라 원유 도입의 경제성을 향상시킬 것이다. 동시베리아 원유는 우리나라의 동북아 석유 물류 중심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나라는 나홋카-중국 수송 노선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석유물류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동시베리아 석유공급에 의해 동북아 지역의 원유시장의 큰 변화를 예상되는데 동아시아 프리미엄의 개선과 실질적인 공급물량 확대에 의해 석유물류 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다.

동시베리아 석유자원개발과 송유관 건설은 동북아 원유 수급 구조에 변화를 가져 올 것이며, 이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우리나라 원유 도입 안보 강화와 경제적 이익 획득이 예상된다.

동북아 원유수급 구조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동시베리아 상류분야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고려해 보아야 한다. 이를 위해 동시베리아에서 원유를 직접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동시베리아의 상류부문 투자를 고려해 볼 만 하다.

동시베리아 석유자원 개발사업은 당사국 정부간 협의가 어느 석유자원 개발사업보다 중요시 돼야 하는데 러시아 정부가 동시베리아 석유공급을 동북아 국가들과의 전략적 관계 구축에 활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점도 정부간 협상을 중요시 해야 하는 이유다.

동시베리아 참여를 위한 준비작업으로서 먼저 치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 사업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정책의 향방이 향후 사업참여 협상이나 실제 사업 수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철저하고 체계적인 분석은 이 지역 자원개발을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들 지역의 참여과정에서 관련국 및 관련기업간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베리아 석유자원 개발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모든 투자를 특정국 단독으로 담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측의 애매하고 불확실안 부분을 감안하면 동북아 국가들이 협력해 러시아와의 협상에 대응해야 할 것이고 협상결과가 흔들리지 않고 추진 하기 위해서 러시아와 동북아 참가국가들 간 합의사항을 문서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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