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안전공사가 최근들어 드물게 많은 직원을 승진시켰다.

1, 2, 3급 모두 합해 17명 새로 승진한 면면들이 모두 한결같이 경험많고 유능한 일꾼들이라 축하와 함께 큰 기대를 건다.

더불어 승진과 전보인사가 있은 때가 공교롭게도 식목일을 전후한 때라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이나 인재를 발탁하거나 옮기고 키우는 일이 크게 다를게 없을듯 싶어 생각나는 바를 한두가지 적는다.

해마다 식목일만 되면 나무심는 일의 중요함과 함께 빼놓지 않고 되풀이해 강조하는 말이 바로 육림(育林)이다. 나무를 심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심은 나무가 죽지 않고 잘 자랄 수 있도록 온갖 정성 다 쏟아 가꾸는 일이란 것이다.

그러나 해마다 보도되는 것을 보면 칭찬받을 수 있게 되고 있는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토질이나 기후에 적합한 수종인지 아닌지, 뿌리는 제대로 내리고 마르지 않았는지를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한묶음씩 주니까 받아다 사돈 벌초하듯 아무렇게나 꽂아놓고는 그만, 하늘에서 비 내려주면 그나마 요행이요, 그도 저도 아니면 말라죽고 병들어 죽고, 비싸게 주고 산 묘목들 신세가 말씀이 아닌게 되기 십중팔구라는 것이다.

이번 식목일 아침에 얼핏 어느 방송을 들으니 심은 나무가 1년 지나면 대충 30%가 죽고, 2년 지나면 50%, 3년 지나면 더많이 죽는다니 식목일은 누가 뭐래도 1년에 한번은 반드시 있어줘야 하고 그것도 심는 일에 있어서는 되도록이면 다량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늦게나마 터득했다.

각설하고, 나무를 잘 심고 정성껏 가꿔 잘자란 나무, 필요에 따라 크고 요긴하게 쓰듯 사람의 일도 그렇다. 나무 한그루 심고 가꾸는데도 앞뒤가려 살펴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하물며 쓸만한 사람을 키우는 일이 어디 그리 수월할리가 있겠는가.

기후조건이나 토양에 맞는지 따져보고 심듯, 전공인가 적성인가도 살펴 앉혀야 하고 양지 바르고 기름진 곳에 심어 잘 자라게 하듯 적재적소를 찾아 줘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넉근히 아는 상식중에 상식이다.

그뿐인가, 때맞춰 물주고 거름주고 풀뽑아주고 병충해 막아주듯 교육·훈련도 꾸준히 신경써야 큰 재목이 된다.

사람도 나무처럼 웃자라면 가지도 쳐주고, 꽃피고 열매맺기를 성급히 재촉치 말고 느긋이 기다릴 줄 아는 인내와 덕이 있어줘야 그 양반 괜찮은 어른이란 소릴 듣는다.

더구나 필요에 따라 잘 자랄 수 있고 꽃피울 수 있는 환경으로 옮겨 심기도 하게 마련인데 이게 없는 집 뭣 돌아오듯 너무 잦아 옮겨 심은지 너댓달도 안돼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면 그놈의 나무가 꽃피고 열매 맺기는 커녕 뿌리조차 제대로 내릴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래서는 안된다. 어떤 구실을 들이대도 그것은 당초에 옮겨 심은 일이 잘못이요, 심은 사람의 안목과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것도 상식에 속하는 얘기지만 인사란 때가 있고 원칙이 있게 마련인데 그것들이 도외시된 채 인사가 이루어진다면 시쳇말로 인사가 만사가 아니라 망사가 될까 염려스럽고 조직의 생기와 창의력을 해칠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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