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쉘 휴스턴 연구소 김동섭 박사
사고는 우리 삶에 많은 아픔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문제는 이 사고를 시련으로만 간직할 것인지 아니면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이 문제는 바로 우리 대응자세에 달려있다.

한 건의 사고로 인해 우리가 사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만을 고집한다면 우리는 어느새 소극적이면서 책임 회피적이고 지극히 방어적인 자세가 되어 버리고 만다. 이것은 기업이나 개인 모두에게 적용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보다 능동적인 자세로 이 사안을 대응한다면 사고를 거울삼아 문제를 극복함과 동시에 더 큰 발전을 가져오게 할 수도 있다. 이는 그 사고를 어떻게 분석하고 어떤 교훈과 대책을 세울 것인가에 달려있다.

사고분석은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사고 파손 기구(failure mode identification)를 조사하고 그 원천을 이해하는 것이며 또 하나는 파손 조사와 함께 근본원인을 분석함으로써 그 근원의 뿌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파손조사와 근본원인 분석은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손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조사할 때 쓰여지는 중요한 절차다. 파손 기구 분석만으로는 파손의 발생과 관계된 기구(mechanism)의 물리적인 설명을 가능하게 하거나 고장이 발생하는 과정, 인적오류, 관리시스템에 대한 설명은 불가능하다.

간단한 예로 독성가스 누설이 발생해 두 명의 작업자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준 사고를 발생시킨 스테인리스강 파이프 사고를 생각해 보자. 파손기구 분석만을 통해 염화물 응력부식균열에 의해 파이프에 균열과 파손이 발생하였다는 것을 알 수는 있겠지만, 어떻게 해서 염화물이 그 곳에 존재하게 됐는지, 그 물질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그리고 시스템상 이것을 다시 출현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는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바로 파손조사(Failure investigations)와 근본원인분석(root cause analysis), 해결방법개발(solution development)의 역할이다. 때로는 이 근본 원인 분석 절차가 많은 시간을 요할 수도 있고 또 분석자체가 힘들 때가 있더라도 이에 대한 분석은 사고예방과 도약을 위해 철저히 행해져야 한다.

또 근본원인 분석은 조사과정에서 어떤 개인이나 기관의 실수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거기서 분석을 멈춰서는 안 된다. 그러한 실수가 일어날 수 있었던 요인이 무엇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또 모든 분석은 사실(fact)에 근거해야 한다. 심지어 전문가의 견해도 사실이 뒷받침이 되지 않았다면 하나의 의견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고를 이렇게 심층으로 분석할 수는 없다. 이 과정은 문제의 복잡성, 심각성, 향후 더 큰 사고로 발전될 가능성, 필요 인력의 가동 여부에 따라 일반적으로 3단계로 구분된다.

단계1은 비교적 간단하고 빠른 속도로 수행할 수 있으며 이러한 조사는 파손 조사와 근본원인 조사에 대한 기본 교육을 받은 사람은 거의 수행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에 3단계는 매우 상세하고 상당한 시간과 리소스가 소요되는 것을 말한다. 이때에는 가장 적합한 정답이 도출돼야 하며 최고의 해법이 수행되기 위해 모든 가능한 원인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을 수행해야 한다. 단계1과 단계3의 중간 수준인 단계2는 간단한 조사와 상세한 조사를 80/20의 비율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호에 계속>

안전관리자들을 위한 질문

당신은 예방이 가능한 공정안전상 사고의 반복으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적절한 수준의 압력기기 파손조사를 수행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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