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사들이 종합에너지 전문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단순히 도시가스만 공급하는 회사라고 하면 도시가스사들은 옛날 얘기라고 말한다.

과거 독점적인 공급권역 내에서의 ‘우물안 개구리 식’경영을 탈피하고 도시가스사간에 제휴를 모색하는 등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도시가스사들의 모습을 조명해본다. / 편집자주

▲CES사업 속속 진출

최근 도시가스사들이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구역형집단에너지사업(CES)으로의 진출 모색이 바로 그것. 도시가스사들이 전기까지 공급하는 CES사업을 수행하면 기존의 지역난방사업자와의 마찰도 차츰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대성그룹글로벌에너지네트웍의 주력사인 대구도시가스(서울에너지환경). 대구 죽곡지구에서는 지역난방공사, 아산배방지구에서는 중부도시가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한주택공사와 집단에너지사업권 획득을 위한 경합을 벌이게 된다.

또한 지난 1일 산자부에 인천 청라지구에 대한 집단에너지사업(남부발전 신인천발전소와 연계)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3개 지구에 대한 사업허가 신청은 약 45일 사이에 잇따라 이뤄진 것이다.

특히 아산배방지구의 경우 중부도시가스와 컨소시엄을 통한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한 점이 눈에 띈다. 앞으로 지역난방공사, 주택공사 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도시가스, 발전사 등과의 컨소시엄 구성 등 협력관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성그룹은 판교 신도시 집단에너지사업권 획득에서 지역난방공사와 경합을 벌였던 SK-엔론에 컨소시엄 형태로 공동 사업참여를 제의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성그룹의 CES사업 추진방향은 해당 지역 도시가스사와의 협력에 두고 있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익성 있는 CES 사업지역이 있을 경우 해당 지역 도시가스사업자가 우리 그룹의 참여를 원할 경우에 그 지역에 사업 참여를 하고 있다”며 “인천청라지구의 경우 우리 그룹이 사업권을 획득하면 해당 도시가스사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도시가스도 롯데건설, 서부발전과 컨소시엄 형태로 인천 청라지구에 대한 집단에너지사업권 획득을 추진하고 있다.

중부도시가스도 집단에너지사업 진출에 대한 의욕이 강하다. 중부도시가스는 지난 2001년부터 도쿄가스엔지니어링사에 열병합 발전 관련 기술연수를 위탁 실시해오고 있으며 기술력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내 학습회를 활용하는 등 집단에너지사업을 위한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 대구도시가스와 합작 법인을 설립해 아산 배방지구에 대한 집단에너지 사업권 획득 경쟁에 나섬으로써 종합에너지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궤도에 들어섰다.

관련 업계는 국내 에너지 소비 패턴이 가스의 경우 동고하저, 전력은 하고동저로 이같은 계절별 불균형을 해소하고 하절기 전력 피크시 대비 과다한 발전설비를 축소하는 등 국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열병합 발전을 통한 집단에너지사업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도시가스사업자가 집단에너지사업을 추진할 경우 사업권역내에서 전기, 열, 가스 등 모든 에너지를 고객에게 집중적으로 공급할 수 있고 안전 및 서비스 등에서도 기대효과가 클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삼천리는 지역난방공사, 인천시와 공동으로 설립한 인천종합에너지(주)를 통해 인천 송도신도시 집단에너지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도시가스와 지역난방간 공존의 길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도시가스도 구역형집단에너지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판교 신도시에서 패배를 맛본 SK-엔론(대한도시가스) 또한 기회가 되면 구역형집단에너지 사업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해양도시가스도 수안 지구에 대한 구역형집단에너지사업 진출 모색을 검토하고 있다.

▲대체에너지 개발은 아직

도시가스사들은 아직 대체에너지 개발에는 적극적이지 못하다. 그래도 도시가스 업계 중 대성그룹 산하 대구도시가스가 적극적이다. 대구도시가스 산하 대성청정에너지연구소는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2㎾급 가정용 연료전지를 개발해 올해 3월 대외에 선보이고 정부 실증시험 등을 거쳐 2006년부터 보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한몽골 풍력·태양광복합 발전시스템 실증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특히 태양광 홈시스템(50W)은 가정용 저가형 전원장치로 시스템의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아 지난 5월 아프리카 수단으로부터 1,000세트의 수출 주문을 받기도 했다.

대구도시가스(지분율 35%)는 현대모비스, 화성, 이테크이엔씨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구시 방천리 위생매립장 매립가스 자원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도시가스는 지난 5월 이 사업을 전담할 대구에너지환경(주)를 설립했으며 2006년 상반기부터 공급개시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20년간 매년 4,600만㎥ 이상의 가스를 공단 일대에 공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천리는 한국가스공사(주관사) 등 7개사와 공동으로 에너지관리공단의 대체에너지 실용화 평가사업인 ‘5㎾급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PEMFC:Proton Exchange Membrane Fuel Cell)’ 실증연구를 진행 중이다.

경동도시가스도 대체에너지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지분출자를 통해 (주)경동솔라를 설립했으며 이 회사를 통해 태양광발전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경동솔라는 경기도 분당에 본사를 두고 충북 음성에 국내 최대인 10MW급 태양전지 모듈 생산라인을 건설 중에 있다.

경동도시가스는 태양광발전 사업 외에도 산학협동 과제를 통한 수소에너지 개발 등 신재생에너지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남에너지도 연료전지 등 대체에너지 연구개발 및 구체적인 사업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한편 대체에너지개발은 아직 수익성이 부족해 일반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도시가스사와 같은 에너지 전문기업이 대체에너지개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대체에너지개발 등 R&D 투자비를 공급비용에 반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북한 진출 기업도 생기나

대성그룹글로벌에너지네트웍은 북한에 대한 에너지공급사업의 일환으로 TES(Total Energy Solutions) 적용을 구상하고 있다. 이는 천연가스, LPG, 태양광·풍력, CES, LFG 등의 경험을 십분 활용하면 북한 실정에 맞는 최적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

대성그룹은 개성공단에 입주하는 공장에 산업용 용도로 안동형 LPG 플랜트 또는 국내 최초로 설치, 운영 중인 영주형 LNG 플랜트 형식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계획을 개성공단 개발주체들과 협의 중에 있다.

▲해외자원 개발 사업은

도시가스 업계에서 서울도시가스가 해외 자원 개발에 적극 나서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포부다. 이미 미국에서 자원개발을 진행중인 서울도시가스는 캐나다 앨버타(Alberta)주 의 천연가스 및 유전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 2002년 SCGC 캐나다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 초에는 이 현지법인에 약 30억원을 신규 투자했다.

호주 가스전 개발사업에도 진출했다. 서울도시가스는 지난해 5월 한국석유공사, 아미티오일, 지오피트로 등과 공동으로 호주 위처레인지(Whicher Range)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올해 9월까지 이 프로젝트에 약 30억원을 출자했다.

▲재도약 위한 조직 정비

삼천리는 올 초 조직개편에서 기존 영업담당을 에너지담당으로 변경하고 에너지 1팀, 2팀으로 구분했다. 1팀은 지역난방 및 구역형집단에너지(CES) 사업, 2팀은 Co-gen 및 ESCO사업을 담당한다.

지난해 말 LG계열에서 분리됨으로써 독자적인 경영권을 확보한 극동도시가스는 올 초 조직개편을 통해 신사업부문과 연구개발부문을 신설했다. 특히 R&D센터를 준공, 신사업부문과 연계해 GHP 및 코젠 관련 기술개발, 연료전지 등 대체에너지 개발 등을 추진함으로써 제2도약을 꿈꾸고 있다. 또한 GHP 및 열병합사업 및 배관유지·보수 업무 등을 담당할 극동도시가스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인천도시가스는 지난해 말 특수영업팀을 신설해 GHP 보급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86대의 GHP를 보급한 인천도시가스는 올해 200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양도시가스도 지난해 특수영업팀을 신설하고 GHP, 소형 가스열병합발전, 연료전지 개발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남에너지는 올 초 프로젝트팀을 신설해 신규사업 진출과 R&D기능을 대폭 강화토록 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