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기 LNG 공급을 위한 공급 프로젝트들의 총성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2008년이후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신규 LNG 공급물량은 약 560만톤 규모.

그동안 가스산업구조개편 논의로 신규 LNG 도입을 지연해 왔던 산업자원부가 지난 7월 8일 LG그룹(LG칼텍스정유, LG파워, LG에너지)의 LNG 직도입과 LNG 터미널 건설운영계획을 사실상 승인한데 이어 지난달 한국가스공사에게 2008년이후 필요한 신규도입물량에 대한 도입을 계약 승계조건부로 추진토록 한 것이다.

2008년이후 필요한 신규 LNG물량 약 560만톤중 LG파워와 LG에너지 공급물량을 제외하더라도 한국가스공사가 도입해야 하는 물량은 약 500만톤 규모인 셈이다.

이같은 산자부의 LNG 신규도입 허용에 따라 한국가스공사는 지난달 20일 추가 LNG 확보를 위해 입찰안내서(ITB)를 공급 프로젝트들에게 배포했다.

9월 20일까지 입찰제안서 제출을 마감하고 11월 30일까지 우선공급자를 선정해 12월에는 주요조건합의(HOA) 서명을 거쳐 내년 2월에 LNG 공급을 위한 본계약(SPA)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계약물량는 최대 600만톤으로 150만톤+50만톤(옵션) 3개로 나눠 입찰이 실시되며 1개 공급자가 2개물량까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2개 이상의 공급자가 선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계약기간은 2008년 1월부터 이며 20년간+5년(옵션) 계약으로 추진된다.

그동안 국내적으로는 가스산업구조개편 논의로 장기 LNG 도입계약을 추진하지 못해 국가적인 호기를 상실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팽배했었다. 추가 소요물량을 장기계약으로 확보하지 못해 단기 또는 스팟으로 구매할 경우 수급불안 발생 가능성이 높을뿐만 아니라 장기구매시보다 가격조건 등에서 매우 불리하기 때문이다.

최근 고유가가 상당기간 지속될 경우 세계 LNG 시장도 구매자 중심시장에서 판매자 중심시장으로 조기에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도 연내 장기 LNG 도입 추진을 가능케 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스공사가 추진하는 장기 LNG 도입계약에서는 도입가격의 경쟁력 확보, 물량인수의 유연성 증대, 국내 건설업체의 프로젝트 건설 참여 지원 등이 사업자 선정시 전제될 것으로 보인다.

즉 도입조건에는 가스산업구조개편시 자동승계조건 조항이 필수적으로 포함되고 동하절기 인도비율은 수요패턴을 감안해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수용하며 의무인수 구매(TOP) 적용물량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구매자의 하역항제한 폐지 및 Resale 허용을 요구하고 구매자의 수송부문 참여보장으로 인도조건은 Ex-Ship 또는 FOB로 하되 FOB조건을 우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장기 LNG 공급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공급대상 프로젝트는 러시아 사할린 Ⅱ, 인도네시아 탕구, 호주 고곤 LNG, 호주 NWS 확장, 예멘 YLNG, 이란 LNG, 말레이시아 MLNG Ⅲ 확장, 카타르 라스가스 확장 프로젝트 등이다.

이들 프로젝트들은 장기 LNG 공급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미 한국에 사무소를 개설했거나 활발한 외교전을 펼치는 등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 프로젝트별 검토

러시아 사할린Ⅱ

도입선 다변화로 공급의 장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고 근거리에 위치해 수송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동남아가 편도로 약 7일, 중동이 약 15일 걸리는데 반해 약 3일이 소요된다.

전체 생산물량 960만톤(480만톤×2트레인) 중 1 트레인 물량은 이미 일본에 판매키로 약정됐으며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2트레인 물량 판매를 추진중이다. 아시아 지역 구매자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미국 서부 해안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인도네시아 탕구

인도네시아 아룬Ⅲ 대체물량으로 검토 가능하며 도입가격은 타 프로젝트보다 다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CNOOC와 후지안 터미널 공급용으로 2007년부터 260만톤, SK 및 포스코와 2005년부터 115만톤 공급이 약정되어 있고 필리핀 GNPower에 연간 130만톤을 공급키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프로젝트의 경제성 확보를 위해 추가구매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프로젝트 운영사인 BP의 경우 한국가스공사와의 기존 계약이 없기 때문에 낮은 가격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도 높다. 다만 Papua 분리 독립운동이 지속되고 가스열량이 낮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호주 고곤 LNG

도입선 다변화로 공급의 장기 안정성 확보가 가능하다는게 장점이다. 그러나 현재 구매처 미확보로 프로젝트 실현 여부가 불확실하다. 공급시기가 2008년 3/4분기로 계획되어 있지만 마케팅 상황에 따라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액화 플랜트 부지가 국립환경보호지역에 위치하고 Feed 가스에 CO2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개발비가 과다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가 Anchor Buyer로 장기 구매를 약정할 경우 프로젝트 추진이 가능해 가격을 포함한 경쟁력 있는 도입조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 NWS 확장

제5트레인(420만톤)에 대한 최종 투자결정을 위해서는 한국가스공사와의 구매 약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제 1, 2, 3 트레인의 경우 총 LNG 생산량 750만톤 중 약 733만톤을 일본에 공급중이며 잔여물량은 스팟 카고로 공급중이다.

제 4, 5트레인 확장물량 840만톤 중 2004년부터 일본에 390만톤, 2006년부터 중국에 330만톤의 물량을 장기 공급키로 약정되어 있다. 그러나 일본이 2009년 종료되는 기존 계약물량(733만톤) 일부에 한해 계약 연장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제5트레인 건설에 대한 최종 투자결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계약을 포함한 일본 공급물량이 약 1,100만톤에 달하고 있어 도입가 인하에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멘 LNG

대표적인 한국형 프로젝트이다. SK, 삼환기업, 한국석유공사, 현대종합상사가 주주사로 총 24.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예멘 마리브 석유개발사업의 후속사업으로 LNG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한국 주주사들이 15.95%의 지분을 참여, 본격적인 생산을 앞두고 있다.

가격을 포함한 도입조건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며 한국가스공사에서 구매시 완벽한 한국형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구매처 미확보로 프로젝트 추진여부가 불확실하고 중동의존도 심화로 공급의 장기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프로젝트 추진이 가능한 구매자 확보를 위해 낮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미 예멘 LNG는 가스공사에 12.5%의 지분 공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이 경우 한국 참여지분은 총 28.5%에 달해 사실상의 한국형 프로젝트가 된다.

이란 LNG

지난해 6월 윤진식 前 산자부 장관이 이란을 방문했을 때 한국업체의 플랜트 수주참여 등 특별한 관계를 고려해 장기 도입계약 체결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정부를 중심으로 이란측과 여러차례 회의가 열렸다.

세계 2위의 풍부한 가스매장량 및 LNG 플랜트 부지 등 개발여건은 좋지만 중동 의존도 심화로 장기 공급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대미관계 악화, 세계 석유가스메이저 미참여 등으로 인해 재원조달의 어려움이 있고 기술적 타당성 미흡 등의 문제가 있어 사업추진이 불확실하다.

BP, 토탈등 메이저사들도 NIOC 프로젝트와은 별도로 LNG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이란의 천연가스 자원 선점을 위한 것으로 보이며 우선 순위에서는 타개발 프로젝트보다 후순위이다.

말레이시아 MLNG Ⅲ 확장

생산물량(680만톤) 전량에 대한 구매처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플랜트 및 수송선에 대한 선 투자가 이뤄졌다. 그러나 장기 약정물량은 일본 구매자와의 300만톤에 불과해 추가 구매처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가스공사와은 지난해 4월부터 7년간 중기계약을 체결했지만 기존계약을 포함한 일본 공급물량이 약 1,400만톤에 달해 경쟁력있는 가격 제시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카타르 라스가스 확장

풍부한 가스 매장량 및 기존 LNG 플랜트 확장개발로 경쟁을 통한 도입시 가격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동 의존도 심화로 장기 공급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제 3, 4 트레인 확장이 완료예정인 2005년경 라스가스 총 생산량은 기존 660만톤에서 1,600만톤으로 증량되어 우리나라, 인도, 이태리 등과 이미 체결한 계약물량 1,340만톤을 제외할 경우 약 260만톤의 잉여물량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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