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역난방기술(주) 사장으로 부임한지 한달만 지나면 1년이다. CEO로서 회사를 경영하면서 느낀점이 있다면

회사의 규모가 크던지 적던지간에 회사의 CEO는 막중한 책임을 지는 자리라는 것을 느낀 일년간이었다.

지금까지 30여년간 직장생활을 통해 상사를 모시면서 어떠한 상황이 발생했을때 ‘나라면 저렇게 하지 않겠다’, ‘이럴 경우 아랫사람을 이렇게 대하겠다’, ‘회사의 발전방향을 이쪽으로 잡겠다’ 등 많은 생각을 해왔었다. 그러나 막상 한 회사의 CEO로서 경험해 보니 과연 내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과 같이 잘하고 있는지 의문일때도 있다.

마치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의 생김생김은 정확하게 알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모습은 정확히 잘 모르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그러나 지난 1년간 업무효율에 지장이 주는 점이 있다면 해결하고 직원들이 의욕을 가지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한 회사 주변의 관계인들과 좋은 협조관계를 유지해나가도록 하고 회사의 장래에 대한 청사진 제시, 이를 위한 내부 개혁 등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러한 업무 중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으나 회사의 대주주인 한국지역난방공사와 Finland의 EKONO의 협조아래 전직원이 합심노력, 과거보다 2배의 매출실적을 달성하는 것이 점차 확실해 지는 등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 지난해 11월 부임할 때 회사의 조직력이 약하다며 직원들의 협심단결을 위해서 모래를 굳게 하는 시멘트 역할을 자임한 바 있는데

한국지역난방기술에 CEO로서 부임후 처음 느낀점은 직원 상호간, 상하간 유대감이 적어 조직력이 모래알과 같다는 것이었다.

직원들의 조직력이 약한 것은 아무래도 수주물량에 대한 확신이 없어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 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에따라 수주한 화성지역난방 기본설계에 전 임직원의 역량을 올인(All-In)해 우리의 능력을 입증시키는 데 주력했다.

화성 지역난방은 총 투자비가 3,780억원에 달하는 지역난방사업 중 최대규모로 525MW급 중형 CHP와 열생산능력 669Gcal의 집단에 에너지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었다.

발주처로서도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중대형 CHP를 건설하게 되는 중차대한 사업이었고 우리로서도 525MW급 CHP설계는 생소해 설계와 엔지니어링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 분야에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대주주인 Finland EKONO의 전문 기술을 요청하고 EKONO측에서도 적극 협조해 계약기간 내에 가장 효율적인 발전소 설계를 할 수 있게 돼 가슴이 뿌듯하다.

설계 작업이 한창 진행되던 작년 연말과 올 연초에 직원들도 휴일도 없이 일해줬고 심지어 설날기간때도 자발적으로 출근하며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은 없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

하나로 뭉쳐 마음만 먹는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 됐다. 직원들에게도 백마디의 말보다 한번의 경험이 더욱 효과적이었다 생각한다.

다행히 지금은 발주처뿐만이 아니라 여타 관련 회사에서도 지역 냉·난방에 관한 한 우리 회사를 최고의 권위자로 인정하는데 주저치 않는다.

신행정수도건설, 각 지자체의 개발사업 등 앞으로도 개발사업이 전국적으로 꾸준히 진행될 것으로 예정되는데 우리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활용한다면, 정부, 개발주체, 건설사 나아가 입주민 모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러한 사업을 계획하신다면 제일 먼저 우리를 찾아달라.

△ 화성동탄 지역난방사업과 해외진출 등 지난 1~2년간 획기적인 사업이 연이었는데

화성지역난방사업에 대한 기본설계에 나서면서 사실 고민이 많았다. 중대형 CHP를 최고의 효율을 갖추면서 설계하기란 쉽지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의 축적된 노하우와 핀란드 EKONO사의 기술력이 합쳐져 에너지효율이 50%가 넘는 고효율의 중대형 CHP를 설계할 수 있었다.

특히 우리회사의 입장에서는 화성, 상암, 양산 등 동시에 많은 사업을 수행했지만 인원을 늘리지 않고 모두 발주처의 일정에 맞춰 최적설계를 끝낼 수 있어 자랑스럽다. 즉 생산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몽고로의 진출은 아시아개발은행의 국제입찰에서 세계유수의 기업들을 물리치고 우리가 선정돼 회사의 기술력을 대내외에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지난 8월 몽고를 직접 방문했는데 몽고지역난방에너지 등 관련자들이 우리의 기술력과 업무추진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동안 자사의 시스템에 맞춰 설계한 게 보통이었지만 우리는 현지실정에 맞는 설계를 통해 신뢰를 쌓았고 이제는 발전소 개보수까지 요청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지역난방기술은 지역냉난방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향후 회사의 발전방향과 비전에 대해 말해달라

2000년 이후 부동산 가격의 급등에 따라 수도권 및 지방 주요도시에 대규모 택지, 복합단지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개발지역에는 거의 예외 없이 집단에너지 공급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는 지역난방사업이 그동안 국민, 지자체, 정부에 많이 홍보되고 우수성이 입증된 결과라 생각돼 보람을 느낀다.

특히 최근 화성 신도시, 파주, 송도, 판교 신도시에 우리 회사가 집단에너지 설비를 설계할 수 있게 돼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이러한 신도시에 대한 설계를 우리가 맡게돼 3~4년간의 업무량은 확보돼 있지만 사실 그 이후가 문제가 된다.

잘 아시다시피 기업은 영속하는 것이고 CEO로서 제일의 책무는 이를 위한 미래예측, 준비, 대책추진이라고 생각한다. 불행이랄까, 다행이랄까 우리는 그동안 지역난방관련 분야에만 집중을 해와 앞으로 4~5년 후 먹고 살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

먼저 얘기했다시피 지난 1년간은 화성 등 발주처의 중요한 사업에 대한 설계에 집중하느냐 신규사업분야에 인원을 별도로 투입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미래 준비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으로 이를 위한 조직의 구성 등 밑그림을 그려놓은 상황이다.

현재 경력, 신입지원 등 필요한 인원 15명 정도를 충원할 예정으로 내년에는 신규분야의 윤곽이 나타날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느 분야에 염두를 두고 있는지는 지금은 밝힐 단계가 아니다.

△ CEO로서 회사의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문은 무엇인가

아직 경영에 나선지 1년여밖에 되지 않아 성급하게 얘기할 순 업겠지만 한 말씀 드린다면 CEO가 지시, 통제해서 회사를 이끌어가던 시절은 끝났다고 생각한다.

CEO는 직원들에게 회사의 비전, 목표를 뚜렷이 제시하고 의사결정을 간단명료하게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회사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언행이 일치될 때야만 직원들이 CEO를 믿고 따를 수 있다는 얘기다.

과거 일부 기업인들은 회사의 공금을 자기 돈인 양 마구 쓰면서 직원들에게 근검, 절약을 강요하곤 했지만 이럴 경우 직원들이 CEO의 말을 전혀 믿지 않고 신뢰도 없다. 격렬한 노사분규도 이러한 부조리가 있는 곳에서 발생한다 생각한다.

언제나 투명한 경영과 언행이 일치된 경영으로 직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경영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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