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너지패턴 공급이 난방 중심에서 에너지의 질과 환경중심으로 변하면서 냉난방과 전기를 함께 공급하는 종합에너지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이와 때를 같이해 지난 6월에는 집단에너지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되어 지역냉난방사업 허가기준이 기존의 2개소이상의 열공급량이 30Gcal/h이상에서 5Gcal/h이상으로 완화되면서 국내 소규모 지역냉난방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교두보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사업의 다각화 방안을 모색해오던 도시가스사로써는 소규모 지역냉난방이 수요개발을 위한 중요한 사업전략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


소규모 지역냉난방(CES)

소규모 지역냉난방(CES:Community Energy Supply System)이란 통상 가스(디젤)엔진 또는 가스터빈 등의 열병합발전(Co-Generation)설비에 의한 전력생산과정에서 발생되는 고온의 배기가스열(엔진일 경우 냉각수회수열포함)을 폐열회수장치를 이용해 증기 또는 온수형태로 생산, 사업주체가 다른 도심지내의 2∼5개의 인근건물을 위주로 냉·난방 및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외국의 경우 이러한 소규모 에너지 공급방식이 도심지의 환경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이미 널리 보편화돼 있으며, 덴마크 50%, 스웨덴 38%, 폴란드 34% 등 높은 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에는 '98년 4월 현재 83개 사업자가 138개 지구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을 정도로 보급이 대단히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주체면에서도 순수 열공급사업자 외에 일반 전기·가스사업자, 부동산 임대업자 및 지자체의 참여등 다양하다. 국내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롯데월드(주)등 5곳에 도입된 것이 전부에 불과하지만 CES가 도심지내의 빌딩위주로 LNG를 사용하는 소규모로 추진되므로 향후 도시가스사의 활발한 참여가 예상되고 있다.


CES 도입배경 및 효과

최근 기후변화협약의 주요한 대응방안중의 하나로 대두되고 있는 소규모 지역냉난방(CES)이 국내에 도입하게 된 배경은 우선 도심의 대형빌딩밀집지역 개발에 따라 환경친화적인 CES 방식의 도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 집단에너지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CES 도입방안이 적극 검토됐으며, 단독건물의 열병합발전(Co-Generation)도입의 경제성이 없을시 인근빌딩을 연계한 열, 전력수요 확보로 고효율에너지이용설비인 열병합발전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CES사업은 대규모 집단에너지사업과는 달리 적정 수요예측이 가능하므로 효율적인 초기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게 큰 특징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부하밀도가 높은 구역을 대상으로 하면서 해당 부하패턴에 적합한 시스템 구성을 통해 수익성이 확보될 경우 에너지절약 및 하절기 전력피크부하 경감, 대기환경공해 감소 등의 사업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ES도입 현황

'99년 6월 현재 CES가 가동중인 곳은 서울의 롯데월드와 호텔롯데, 부산의 호텔롯데 등 3곳이며, 서울 반포동에 위치한 센츄럴시티(구 서울종합터미날)는 현재 시험 운전중에 있다. 또 광주 상무신도심지역에 열공급량 42Gcal/h의 CES가 건설추진중에 있으며 서울 종로구청이 사업주체가 되어 청진동재개발지구에 타당성을 검토중에 있다.

현재 가동중인 3곳의 열, 전기공급대상건물은 같은 사업주가 소유하는 건물로서 Co-Generation에서 생산된 열과 전기를 전량 자가소비하는 형태를 띠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CES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올해 정상운전 예정에 있는 센츄럴시티는 사업주체가 타 백화점과 호텔에 열과 전력을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롯데월드(잠실)와 호텔롯데(소공동)는 경유와 LNG를 겸용하는 디젤엔진식 Co-Generation설비를 도입했으며 현재는 사용연료규제에 의해 NOx배출허용기준강화로 NOx방지설비를 갖추고 있다.

또 최근에 추진한 부산의 호텔롯데와 서울 센츄럴시티는 가스엔진식 Co-Generation을 도입했다.

CES 도입 검토지역

현재 국내에서 CES 사업의 타당성이 검토중인 곳은 수도권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 7월, 빌딩이 밀집돼 있는 여의도와 강남 테헤란로 일대 등 수도권 10개 도심지구를 대상으로 CES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한국지역난방기술(주)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바 있다.

또 삼천리도시가스는 시화공단 일대에서 CES 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위해 용역을 발주, 이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서울 청진동 재개발지구는 이 지역에 CES가 가동 될 경우 국내에서 가장 모범이 되는 사업이 될 것이라는게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청진동 주민들에 대한 보상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어 종로구청의 재개발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ES 적용가능 에너지

현재 CES에 이용가능한 에너지로는 세계적으로 소각로, 하천수, 심야전력, LNG, 석탄 및 중유, 태양열, 지열/온천, 지하수(지하철 역세권), 변압기 배열 등 다수의 일반 에너지가 있다. 이중 심야전력, 소각열, LNG가 국내에 제한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ES 이용가능에너지를 평가한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심야전력, LNG, 소각열은 국내에 적극적으로 도입돼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LNG를 사용하는 가스엔진Co-Generation은 일일 기동정지 시스템을 갖추는 첨두부하 경감용으로 선택돼야 할 것으로 밝혔다.

그러나 국내 사용연료규제가 심한 석탄 및 중유, 일사량 변화가 심한 태양열 등은 국내에 적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하수처리수, 지하철지하배수, 변압기배열 등의 폐열은 일본을 중심으로 CES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시스템 및 경제성 여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점 및 개선방안

일본, 미국, 유럽 여러국가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CES사업이 자국내에 자리잡아 가면서 보급이 매우 활성화된 편인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이 부분에 대해 보급유도를 위한 체계(법, 제도) 및 지원정책이 미흡하고 확대보급을 위한 종합추진전문기관이 없어왔다. 또 CES사업의 근간이 되는 건물열병합발전의 경제성이 저조하다는 게 사업추진상의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이 밝힌 국내 건물열병합발전설비의 도입실적에 따르면 '99년 현재 CES 4곳을 포함해 총 10개 건물에 불과해 '99년 일본의 1천6백54개(한국열병합발전협회 자료)에 비하면 극히 미비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력요금이 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게 책정돼 있기 때문에 건물열병합발전의 도입에 따른 경제성이 낮은게 보급확대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서울시의 가스열병합발전설비에 대한 질소산화물 배출허용기준(100ppm(13))이 매우 엄격하다는게 활성화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잠실롯데월드와 명동호텔롯데와 같은 경유·가스겸용 Co-Generation의 경우는 질소산화물방지설비를 따로 갖추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더욱이 서울시의 경우 지난 '97년의 에너지관리지정건물 8백64개중 48.0%인 4백15개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도입잠재력이 큰 도시여서 현 기준이 보급활성화에 장벽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소형Co-Generation설비 및 히트펌프, 대기오염방지설비 등 가격이 비싼 설비가 아직까지 국산화가 되지 않고 있어 투자비가 많이 소요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 에너지관리공단은 “CES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경제성 제고차원에서 열병합발전 및 집단에너지용 LNG가격의 인하가 수반되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의 NOx 배출허용기준을 대기환경보전법상의 배출허용기준(500ppm(13))으로 적용해야 하고, Co-Generation설비 도입시 비상발전기 겸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비상발전기의 설치 의무가 없어져야 한다”는 개선책을 제시하고 있다.


심재봉 기자 shim@enn.co.kr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