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삼 삼성전자㈜ 시스템가전사업부 CAC 마케팅 총괄 그룹장
한국내 GHP 보급은 과거 2년간 급속하게 성장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정부 및 수입사들 모두 한번 뒤를 돌아볼 때라고 생각한다. 정부 및 가스공사에는 GHP 보급 활성화을 위해 설치지원금 및 설계장려금 등 판매부문 지원에 치중해오고 있지만 국내 GHP 기반 기술 개발 및 실외기 국산화는 답보 상태다. 여기서 일본 GHP 개발 및 생산 과정을 한번 엿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GHP 생산을 위한 개발 및 생산라인에 초기투자비가 막대한 것을 감안해 실질적인 계절적 수요편차 완화에 직접적인 수혜자인 도시가스사 3개사와 제조사 5개사가 공동으로 개발 완료함으로써 제조사의 초기투자비에 대한 부담감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GHP 제조사가 모든 초기투자비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으며 나아가 아직은 불확실한 국내 GHP 시장을 보고 막대한 투자비를 투자할 기업이 몇 이나 있겠는가? 또한 일본내수 기본 판매량을 확보한 일본 제조사들의 가격 경쟁력과 20여년간 보유한 기술력 및 생산력을 가진 수입 GHP에 비해 신규 국산화한 국산 GHP의 경쟁력은 어느 위치일까? 그것은 아마도 비교 검토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것일 것이다.

일본의 연간 GHP 판매량은 4만대에서 5만대 수준으로 최초 5개 제조사에서 Yamaha가 생산을 중단한 현재 제조사 4개회사만으로도 공급 포화 상태임을 감안한다며 연간 5,000대 수준인 현재 우리나라의 GHP 시장에 실외기 국산화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엄청난 모험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유지보수 측면 및 국내 현실상 수입 GHP만의 보급확대는 분명히 한계가 있을 것이다. 중장기적 GHP 시장확대를 위해 아래와 같이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GHP 실외기 국산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국산화 실외기에 대한 생산 지원금 제도를 도입해야만 한다.

현재 국내 GHP 제조사가 없는 관계로 국내 GHP 시장은 일본 GHP 제조사들에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다시 말해 국내 GHP 시장의 가격 및 유지보수 등 모든 것이 일본 4개 제조사에 달려있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 위험성을 어느 누구도 언급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이 업계 현실이다. 이에 국가 정책적으로 국산화 GHP 제조사를 양성함으로써 자율경쟁에 의한 시장형성을 가속화 할 필요가 있다. 국산화 GHP 제조사가 초기투자비 부담 경감 및 판매경쟁력을 확보 등 실질적인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실외기 생산시 1대당 150만원 정도를 제조사에 지급하는 생산지원금 제도가 조속히 도입돼야만 한다.

둘째, 안정적인 GHP 수요 및 공급을 위해 조달청 제3자 단가가 조속히 실행되어야만 한다.

현재 조달청을 통한 GHP 수요는 상당한 수준에 있다. 그러나 현장별 입찰금액에 따라 최저가 입찰과 적격심사에 의한 최저가 입찰로 진행되고 있다. 사실 최저가 입찰제도가 수요기관의 입장에서는 최저의 금액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인 것이다.

그러나 문제점은 설치시공 품질 및 유지보수에 있다. 최저가 입찰로 인한 부실 시공 발생 및 유지보수 시 과대한 금액 청구로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문제점이 항시 존재하게 된다. 또 실제 일본 내 제조사는 4개사 인데 국내 조달청 입찰을 보면 최소 10개 업체에서 많게는 20여개 업체가 입찰에 참가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일본 4개 제조사에서 공급하는 GHP 가격은 비슷한데 국내 업체들간 설치 시공비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제3자 단가 계약의 경우, 1년간 계약단가 및 물량이 어느 정도 확정이 되어있어 국내 업체들간 설치 시공비 과열 경쟁 방지 및 안정적인 GHP수급으로 보급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사료된다.

실제 대다수 수요기관에서는 GHP를 적용하고 싶어도 최저가 입찰에 의해 부실 시공 및 유지보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하여 적용에 대해 난색을 표명하며 제3자 단가 계약을 조속히 체결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GHP 유지보수비에 대한 업계 표준화 및 현실화해야 한다.

현재 GHP 유지보수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일부 설계사무소를 중심으로 GHP 설계 반영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유지보수에 대한 업계 표준화 및 현실화로 설계자 및 수요자들의 막연한 기피현상을 없애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납품현장에 대해 데이터 베이스화해 정기점검 주기가 도래된 GHP에 대해 B/S (Before Service)를 실시하는 수입사들이 없는 것도 당면한 문제점이다. 설사 있다 하더라도 업체별 비용 차이가 크다면 GHP 보급활성화에는 좋은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가스 흡수식 냉온수기와 차별화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하절기 전력 피크치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현재 가스공사에선 가스 냉방을 권장하고 이에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 가스냉방에 가스 흡수식 냉온수기와 GHP가 해당되는데 이 두 시스템 모두 가스로 냉난방을 하는 시스템으로 분명히 하절기 가스-전력수요를 완화하는 제품인 것만은 분명하다. 여기에 다시 한번 일본시장을 볼 필요가 있다. 일본시장의 가스 흡수식 냉온수기 보급은 미비한 수준이다. 흡수식 방식 중에서도 배열(버리는 폐열)을 이용한 흡수식 냉동기만이 보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흡수식 냉온수기와 GHP 두 시스템의 효율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흡수식 냉온수기의 냉방효율은 COP 1.0~1.2 수준, 난방효율 0.95~0.98 수준이나 GHP의 경우 냉방효율이 COP 1.2~1.3 수준, 난방효율이 COP 1.4~1.5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GHP 냉방시 8%, 난방시에는 무려 53%의 가스 소비량을 감소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현재처럼 고유가 시대를 맞이해 에너지 절감이 국가적 이슈임을 감안한다면 같은 가스로 운전하는 냉난방시스템이긴 하지만 그 에너지 효율성을 감안 한다면 차별화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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