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안전관리의 영역은 크게 일반시설 부문과 석유화학시설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21세기를 대비한 국내 가스안전관리를 보면 일반시설에는 가스안전기기보급 및 노후화 시설 점검 및 보수 등을 적용해 사고예방을 하고 있으며, 석유화학플랜트에는 시설 및 장치류에 대한 정밀하고 과학적인 진단 및 검사기법을 도입하는 등 대형사고의 피해 예방에 대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울산 SK정유 가스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은 안전관리의 보완 및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석유화학플랜트를 대상으로한 가스안전진단 및 검사의 신기술 도입은 당연 필수 요소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종 신기술이 석유화학플랜트 현장에 적용, 중대 산업사고의 예방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석유화학공업의 안전관리에 관한 선진외국 및 국내 안전관리를 위한 S/W적인 기술개발과 설비보존관리를 위한 H/W적인 진단기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국내의 석유화학 및 정유산업은 1964년에 설치된 대한석유공사(현 SK(주)) 이래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의해 급속한 발전을 거듭하여 왔으나, 건설된 석유화학플랜트의 17%가 이미 20여년이 돼 각 시설들의 노후화로 교체 및 보완시기가 도래하고 있어 각 업체의 안전관리를 위한 노력은 절실하다고 하겠다.

석유화학업체의 대형플랜트는 한번의 사고만으로도 직접적인 피해규모를 예측할 수 없고, 가동중단에 따른 산업원료의 수급 차질로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면, 석유화학 및 정유산업의 안전확보는 업체뿐만 아니라 국가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최근 안전관리기술은 산업발전에 따라 규모가 커지고 공장의 고도화로 과거에 비하여 사고발생 규모나 원인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설비의 안전성확보에 개별적인 안전관리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총체적인 경영시스템안에서 효과적인 안전관리시스템을 재구성하려는 정부주도의 종합안전관리시스템 기법에 대한 Software적인 기술과 고온·고압의 설비로 구성된 장치산업 특성에 따라 효율적인 보존·관리를 위한 Hardware적인 진단기법 및 수명평가 기술개발로 진단기술이 양분되어 발전하고 있다.


GSMS(Gas Safety Ma nagement System)관리체계제도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지난 94년 여천 화인케미칼(주)의 독성가스 누출사고와 아현동 도시가스폭발사고, 95년 대구사고 등의 일련의 대형가스사고를 계기로 당시 검사 중심의 안전관리제도의 한계점을 인식하고, 기존의 안전관리제도에 선진안전관리기법을 보완한 GSMS제도를 도입하게 됐다.

GSMS는 경영방침, 안전조직, 안전자료, 안전성평가 등 기업의 안전관리 및 생산활동전반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기업활동전반에 존재하는 위해요인을 찾아내 이를 분석, 평가하고 필요에 따라 사전 예방조치를 강구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하는 제도적 시스템을 말한다.

GSMS제도는 크게 종합적안전관리규정과 안전성향상계획서의 두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종합적안전관리규정은 사업소 전체에 대한 안전관리활동을 규범화한 것이며, 안전성향상계획서는 단위시설의 위험요소에 대한 기술적인 위험관리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사업소에서는 이러한 두가지 요소를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관리함으로써 사업소에서의 위험요인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가스안전공사에서는 GSMS제도를 보다 발전된 안전관리기법으로 정착시키기 위하여 공정안전정보관리시스템(SIMS)을 개발하고 있으며, 정량적위험평가(QRA)기법 등과 연계하여 위험도평가에 의한 진단기법인 RBI기법연구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 안전정보관리시스템(SIMS : Safety Information & Manage-ment System)

SIMS는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한국가스학회가 공동개발한 프로그램으로서 서류제출관리에 의존하던 기존의 시스템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업소에서 보다 편리하게 방대한 안전관련 자료를 활용토록한 프로그램으로서 사업장내의 모든 안전정보를 공정안전자료, 안전성평가, 안전운전계획, 비상조치계획 등으로 구분하여 입력함으로써 업소내의 모든 부서가 관련정보를 실시간 정보로 공유할 수 있다.


- 위험성평가에 의한 진단기법(RBI : Risk Based Inspection)

RBI는 최근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개발·사용되고 있는 신기술로서 압력용기 및 장치설비의 파손확률(likelyhood of failure)과 피해정도(consequence of failure)를 체계적으로 종합하여 위험성을 분석함으로써 검사 및 교체시기에 대한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최신기법이며, 압력용기 및 장치설비에 대한 위험성을 도출시키고 가장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여 공장의 안전에 대한 신뢰도를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가동률을 증대시키고 적정한 검사주기 및 투자순위를 제시함으로써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법이다.


정량적 위험평가(Quantita tive Risk Assessment)

적극적인 안전관리를 위하여 사용되는 가장 선진화된 기법은, 시설에 잠재하는 위험성(Hazard)을 숫자로 계산하여 위험(Risk)을 파악·분석하여 안전관리에 유용한 정보를 도출하는 정량적 위험평가(QRA)이다.

정량적 위험평가는 시설에 잠재된 위험을 평가하여 위험순위를 결정할 수 있어 시설 대 시설, 공정 대 공정의 위험성을 서로 비교해 볼 수 있다.

단일 공장내에서도 각 장치의 고장에 의해 사고발생 위험의 서열화가 가능하고 우선 관리대상 위험시설에 대하여는 안전관리 및 안전투자의 최우선 순위를 지정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시설 및 장치의 건전성(Mechanical Integrity)을 위주로 시설의 안전여부를 판단하고 있어 위험평가를 이용한 공정분야의 잠재위험 도출 및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으며 가스안전공사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96년 SMS(Safety Management System)제도 도입부터 위험평가 기법의 실현을 위하여 학계와 공동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등 QRA기법을 개발해 왔다.

98년에는 10여개의 석유화학 및 가스산업시설 등에 대해 정량적 위험평가를 시범적으로 실시하여 평가에 대한 노하우(Know How)를 축적하였고, 99년부터는 평가기술의 보급과 확대를 위하여 수탁용역의 형태로 QRA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는 초대형가스저장소, 유독물 처리시설, 석유정제공장 등 다양한 시설에 위험평가가 진행중이다.

또한 정량적 위험평가(QRA)와 경제성 분석(Feasibility Study)의 기법을 응용하여 비용이익분석(CBA)기법을 실시하고 있다. CBA기법은 안전과 관련된 장치 또는 시설개선 등에 투자하여, 사고 손실비용 감소 또는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기회비용 증대 등의 투자비 대비 이익률의 경제성을 평가하여, 그 투자활동이 적절한지를 판단해 주는 분석기법이다.

그러므로 CBA를 통하여 안전투자의 필요성, 잔존위험을 줄이기 위하여 적절한 투자비용 결정, 안전투자로 인한 간접이익의 도출 및 안전투자를 위한 올바른 방향 등 기업의 경쟁력 재고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 기대한다.


고온 및 상온설비의 수명평가기법

원유정제 및 석유화학플랜트는 다양한 기계와 설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용조건 및 환경이 크게 달라 복잡한 환경손상을 발생시켜 설비가 열화되게 된다. 대표적인 열화기구는 크리프, 피로, 부식, 침식, 열적취화 등으로 이러한 설비열화 인자들은 단독 혹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가동중의 설비에 예기치 않은 가동정지 및 사고를 유발시켜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설비의 수명을 단축시켜 경제적, 시간적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국내 석유화학설비는 경제성장 및 수요증가에 따라 점차적으로 증설되어 왔으며, 20년 이상의 가동으로 인해 설비는 노후화되어 가고 있어 방재기술 및 경제성을 목적으로 하는 수명연장 혹은 상태진단이 필요하게 되었다.


- 가동중적합성평가(FFS : Finess-For-Service)

가동중 적합성평가는 여러가지 형태의 손상(국부부식, 핏팅, 부풀음, 라미네이션, 균열, 취성파괴, 피로, 크리프, 환경크랙, 취화 등)으로 발생되는 용기의 열화현상을 현 상태의 손상을 통해 건전성을 평가하고 결함의 진전으로 발생되는 파괴까지의 잔여수명을 평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운전이력과 작용되는 하중에 따라서 장치는 취성파괴, 연성파괴, 소성붕괴, 피로, 크리프, 대규모변형, 좌굴과 같은 다수의 각기 다른 파손모드에 의해 파괴될 수 있으며 취성파괴, 연성파괴, 소성붕괴는 FFS 분석으로 고려될 수 있다.

취성파괴가 일어나는 경우에 선형탄성파괴역학(Linear Elastic Fra cture Mechanics : LEFM)의 개념인 균열구동인자인 응력확대계수(Stress Intensity Factor : SIF)를 이용하여 적용할 수 있다. 다른 경우로 파괴가 순수단면항복에 의해 발생될 때, 소성붕괴분석이 실시된다. 이 두가지 경우 사이에 탄성-소성파괴역학(Elastic - Plastic Fracture Mechanics : EPFM) 방법이 장치의 건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적용될 수 있다.


- OMEGA 평가

원유정제 및 석유화학플랜트내에서 사용되는 부식성향 혹은 환경적인 영향을 미치는 내부유체(가스)가 흐르는 고온·고압설비들에 대해 과거 운전이력에 대한 자료 및 정보에 무관하게 과거 또는 향후 크리프거동 판정을 위해 크리프곡선의 특성을 빠르게 규명하여 잔여수명을 평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OMEGA 프로그램의 근간이 되는 이론은 크리프 거동과 미사용 재료의 변형률-시간과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시작되었으며, 응용적 측면인 고온하의 일정응력상태(constant stress state)로 시간에 따라 설비의 변형을 일으키는 현상인 크리프(creep) 온도범위에서 운전되는 공정장치의 잔여수명 판정을 위한 실제적인 방법을 설정하기 위해 1986년에 개발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고, 향후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많은 평가방법들이 설비의 부분적인 수명평가만 가능한 상태에 머물러 왔지만 상온설비에서 발생되는 가동중결함 혹은 용접후 발생결함 등에 대한 적합성평가와 고온설비 수명평가의 OMEGA 변수를 이용한 수명평가법은 정량적인 수명평가로 부각되고 있다. Ω변수를 이용한 OMEGA 수명평가법은 복잡한 파괴역학 이론들을 분류하여 통합하고 이를 단순화시킨 것으로 지금까지 지나치게 이론에 치우쳐 정량적인 수명평가 및 실제 현장적용이 어려웠던 부분을 개선하였다. 향후 기존의 수명평가기법(표면복제, API530 등)과 OMEGA 평가를 병용한다면 보다 정량적인 평가가 이루어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정유·석유화학시설의 음향방출시험(AET : Acou stic Emission Testing)

음향방출시험(AET)은 여러 개의 센서를 이용하여 재료내부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감지하는 기술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우주·항공 및 원자력, 석유화학 등 다방면으로 이용되고 있는 신기법이다.

음향방출(AE)은 응력을 받는 고체내부에서 국부적인 변형으로 발생된 Energy가 순간적으로 방출될 때 발생하는 탄성파(압축파)로 설명된다.

이때 발생되는 탄성파를 검지기로 검출하여 전기신호로 변환되며, 검출된 신호를 증폭·계측하여 신호특성 및 경향 등을 분석하는 방법으로서 신호분석은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다.

기존의 비파괴시험 방법은 시험체의 외부에서 물리적인 Ener gy(초음파, 방사선 등)를 가하여 변화되는 Energy를 관찰함으로써 기하학적인 결함을 검출하였으나, AE시험은 기하학적인 결함을 검출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체에 일정 응력을 가하여 응력장과 결함의 상호작용에 의해 시험체 내부에서 발생되는 탄성 Energy를 수집하여 결함의 미세 거동을 검지하며, 시험체의 건전성(결함의 중요성 및 위치 등)을 정량적인 방법으로 측정한다.

그러므로 AE시험은 재료 내에 존재하는 결함들 중에서 사용응력에 가장 민감한 결함을 검출할 수 있으며, 그 활동성을 평가하므로 다른 비파괴시험 방법에서는 평가할 수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용 중 장치류의 시험에 필요한 응력 상승률은 운전압력의 1.1배 이내로서 운전 중에도 시험이 가능하다.

AE시험의 이러한 특징을 이용하여, 현재 미국내에서는 AE와 파괴역학을 접목한, 가동중인 장치류의 사용중 적합성 및 잔여수명을 평가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스안전공사에서는 3년여에 걸쳐 AE시험의 기술개발과 현장경험을 토대로 하여 저장탱크 등의 AE시험 절차를 구축하였으며 현재도 관련 학계 및 연구소 등과 연계하여 계속적인 현장시험과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점차 노후화되고 있는 국내의 석유화학 및 정유시설의 안전을 위하여 가스안전공사에서는 선진안전관리시스템으로 효율성이 입증된 SMS 안전관리시스템의 보다 빠른 정착을 위하여 안전정보관리시스템(SMIS : Safety Management and Information System) 개발과 선진국의 차세대 기술인 RBI기법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축적된 경험과 풍부한 기술을 바탕으로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정량적 위험성평가기법(QRA) 수행으로 사업자의 안전과 경영에 큰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또 가스안전공사에서는 선진수명평가기술인 FFS, OMEGA 등을 도입하여 장치산업의 설비보존에 활용함은 물론, 95년 석유화학설비보존연구회 발족으로 선진외국의 최신 안전관리 기술소개, 공동기술개발(AE 등), 아차사고사례의 정보교류 등을 통하여 장치진단기술의 발전을 위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향후 석유화학공업의 안전관리 대처방안으로 정량적위험평가(QRA) 연구회와 새로이 구성된 석유화학 NCC공정 기술연구회, 석유화학계측제어설비연구회와 같은 산·학·연·관이 공동 참여한 연구회 등이 활성화돼야 하고, 이와 더불어 SMS, QRA, RBI, FFS, OMEGA, AE 등 각종 선진기술을 활용될 때 21세기를 맞는 석유화학·정유시설의 안전관리는 더욱 더 질적 향상이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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