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무슨 겁주기 경기라도 하듯 여기저기서 고꾸라지고 자빠지고 비행기가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다.

포항공항에 착륙하던 대한항공소속 여객기가 활주로를 벗어나 허리가 V자로 꺾어지면서 잔디밭에 처박힌 사고가 있은지 불과 열흘도 채 안된듯 싶은데 이번엔 또 제주공항에 내리던 여객기 뒷바퀴가 활주로에 부딪히는 사고끝에 착륙도 하지 못하고 간신히 다시 떠 광주공항으로 회항하는 일이 있더니 같은 날 김해공항에서는 미사일을 탑재했다던가 하는 무장한 전투기가 착륙중 활주로를 이탈, 아슬아슬하게도 민가를 백미터쯤 앞에다 두고 간신히 멈춰선 사고가 있었다.

위기대처능력이 뛰어났던 기장의 노련한 조종술과 기지, 민첩하고 침착했던 승객들의 질서의식덕으로 큰 탈없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천만다행이었으나 등골이 오싹하고 아찔했던 사고들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언제나 그래왔던것 처럼 관계자들은 이번에도 틀림없이 똑소리나게 새로운 각오를 다질 것은 불문가지 두말하면 잔소리다.

정중한 사과, 사고원인의 철저한 조사, 규명, 엄중문책, 정비, 점검 강화, 종업원 교육을 통하여 각오를 새롭게 다져 나가겠다고 다짐, 다짐할 것이다.

영국격언에 사고를 통하여 안전을 배우지 말라는 말이 있다. 사후 약방문이나 소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라는 우리 속담과 비슷해 그 뜻을 알아차리지 못할 사람 없겠지만 어리석게도 소잃고 난 뒤에야 겨우 외양간을 고치는 경우가 허다하고 사고를 당하고나서야 안전을 알고 그것의 귀함을 배우는 일이 비일비재해 안타깝다.

각설하고, 가스안전쪽에는 어떤가, 연이은 비행기 사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는 없겠는가. 25일 홍천서 택시 오발진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를 보자. 충전중 엔진도 끄지 않았던 모양이니 이게 어디 뒷짐지고 있어야 할 일들인가.

일련의 사고를 강건너 불보듯하지 말고 이 기회에 모든 가스안전관리주체들은 제발 좀 각자 자기주변, 자기 할일을 살피고 챙겨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용기충전이건 자동차충전이건 모든 충전소에서는 행여 지난해 있었던 부천·익산 등지에서의 사고를 까맣게 잊고들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점검해 볼 일이며, 해동과 함께 본격적으로 파헤치고 있는 각종 타공사현장에서는 협의며 입회며 거치고 지킬 것을 빼먹지 않고 지키고 있는지, 시공감리며, 순찰점검 등은 걱정 안해도 괜찮은 것인지….

뿐만아니라 이제 봄꽃활짝피고 대지에 아지랑이 피어오르면 고속도로가 미어지게 행락객이 붐빌 것이고 덩달아 발딛을 틈이 없게 마련인 고속도로 휴게소도 걱정이다.

언양휴게소 사고 이후 한국가스안전공사를 비롯하여 행정당국의 지속적인 점검과 독려로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스관련시설들이 어지간히 개선되어 다행이긴 하지만 아직도 일부 시설이나 종업원들의 안전의식에는 미흡한 부분이 더러 있는 줄 알고 있어 한가닥 불안한 느낌이며 따라서 이에대한 관심과 노력이 식어버리거나 끊이지 않고 이어져야 할 것이다.

옷이 해진 곳을 깁지 않으면 날로 더 남루해지고(衣缺不補側日以甚)둑이 새는데 막지 않으면 날로 더 커진다(防漏不塞 側日以滋)는 말이 갑자기 생각나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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