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용가스시장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액4社는 매출액 등 외적인 성장은 물론 순수익도 크게 증가하는 등 내적 실적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이러한 힘의 원천은 반도체산업의 활기로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지난해 액4社의 총 매출은 6,050억원에 달해 6,000억원 시대를 열었으며 올해 7,000억원 시장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액4社 등 산업용가스 업스트림 규모만도 1조원 시장을 넘은 것으로 파악되며 액社, 충전, 판매, 관련산업까지 포괄하면 전체 시장은 약 5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본지는 액社 중심으로한 산업용가스분야의 현황,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업계발전을 위한 숨은 노력, 업체소개, 향후 개선돼야할 정책, 과제 등을 알아봄으로써 향후 산업용가스 업계의 미래를 전망해 본다.

불꽃튀는 고압가스

고압가스 관련산업의 급팽창으로 올해 국내 고압가스시장 규모는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고압가스업계는 사활을 건 불꽃튀는 영업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반도체산업이 집중된 점과 이와 관련된 산업의 성장 등으로 해마다 가스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특수가스를 비롯한 일반고압가스는 산업전반에 걸쳐 꼭 필요한 기초소재다. 이로 인해 고압가스는 쓰임새가 다양해 관련산업까지 육성시킨다. 특히 올해는 삼성전자 충남 탕정과 파주에 건립되는 LG필립스LCD의 7세대 TFT LCD 생산라인 등 신규 수요처로 인해 산업용가스 수주 경쟁이 한층 더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특명, 신규물량을 잡아라

산업용가스업계는 삼성전자 탕정과 LG필립스 파주산업단지 조성으로 공급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산업가스, 대성산업가스, 비오씨가스코리아, 프렉스에어코리아, 한국메티슨특수가스, 소디프신소재, 아토칸토덴까코리아, 성원에드워드, 덕양에너젠, MS가스, SPG산업, 탄산업계, 수소업계, 중견급 충전소 등 외국업체 및 국내업체들이 삼성 탕정과 LG필립스 파주의 움직임에 설비증설, 품목다양화, 영업강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주목된다. 산업용가스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 수년 내에 5조원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부 가스회사의 경우 고가인 수입가스를 국산화해 출시하는 등 시장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입가스는 고가이며 국산화 할 경우 수입대체효과 등을 통해 많은 수익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특수가스시장이 3,000억원 시장을 형성함에 따라 특수가스업체들은 각 사별로 가스개발과 함께 영업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나 삼성과 LG의 산업단지 조성은 산업용가스업계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가인 수입가스를 국산화할 경우 국내를 비롯 해외까지도 그 영향이 미쳐 그 수요는 삼성과 LG를 포함해 새로운 수요처 발굴과 해외 수출도 가능해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국산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와 관련 가스수요처들은 고가인 수입가스를 국산화한 국내 가스업체를 대상사업자로 선정하기도 한다.

수요처들은 가스회사의 특수가스의 국산화를 계기로 업체 선정과 동시에 관리, 향후 수입가스가 아닌 국산화된 가스를 사용함에 따라 가스회사는 국산화된 가스로 틈새시장을 공략함으로써 엄청난 매출을 확보 할수 있게 된다.

특히 삼성과 LG의 산업단지 조성으로 올해부터 가스시장규모가 수천억원대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가스회사들간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은 자명한 이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970년대 액社시대 개막

지난 1970년 이후부터 프렉스에어코리아, 대성산산업가스, 한국산업가스, 대성산업가스 등 액社의 액체산소공장이 하나둘씩 등장하면서 구식 기체산소생산업은 점차 쇠퇴하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액社의 시대가 개막됐다.

액社와 전국의 일반고압가스 충전소, 판매점의 연간매출을 추정해서 살펴보면 대략 1조원을 상회하는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산업용가스업계에 따르면 액사의 매출중 일반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4,000억원이며 특수가스의 비중은 2,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업용가스 충전소는 4,000억원을 형성, 액사와 충전소만 하더라도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 특수가스업계 매출은 3,000억원을 형성하고 기타 가스회사들의 총 매출을 4,000억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가스회사들의 매출만 살펴보더라도 2조원에 가까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고압가스관련산업 시장까지 합친다면 고압가스 시장은 5조원 시장형성도 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압 절대강자, 액메이커

액4社(한국산업가스, 대성산업가스, 프렉스에어코리아, 비오씨가스코리아)는 지난해 역시 성장세가 지속, 올해도 액사는 모두 전년대비 10%이상의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액4사는 전년 5,287억원보다 14.3% 늘어난 6,050억원에 달해 이같은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액4사의 매출규모는 7,000억원대에 진입할 전망으로 수년내에 1조원 시장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 경제적으로 전반적인 위기감이 몰아쳤던 IMF 당시에도 액4사의 매출은 타분야에 비해 소폭 줄어든 정도였다.

그 이유는 앞서 설명한대로 일반고압가스는 산업전반에 걸쳐 꼭 필요한 기초소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실적 뒤에는 액4社가 스스로 가격인상과 원가절감, 사업 다각화 등의 노력을 병행함으로써 기업체질개선에 성공한 것과 산업용가스가 국가산업의 뿌리를 구성하고 있어 산업용가스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타내며 경기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토종기업 생존의 길 모색

우리나라 토종기업인 산업용가스 충전업계가 가스사업 전문화를 위해 각종 특수가스 제조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반고압가스 충전사업만으로는 회사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 시대적 흐름에 적극 대처하기 위함과 동시에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라는게 보편적인 시각이다.

특히 충청지역과 경기지역의 중견 산업용가스 충전업체에서 특수가스사업에 진출하는 업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이 또한 삼성전자·LG필립스의 충남 탕정공장과 파주 산업단지의 조성을 염두에 둔 포석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삼성과 LG의 산업단지 조성으로 이들 주위에 반도체관련 업체 및 부품제조업체 등 산업용가스 수요처인 수많은 업체가 설립돼 중견 충전업체들을 더욱 유혹하고 있어 이들 토종기업은 품목 다양화 등 특수가스 제조시설을 갖춰 미리부터 업체간의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현재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업체는 인천 소재의 대덕가스(대표 박유신), 충남 천안 기암가스공업(대표 조창현), 경기도 파주 금오가스(대표 권혁구), 경기도 안성 KS가스(대표 강도춘), 덕양가스 등이며 앞으로 각 지역별로 특수가스진출 업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액4社와 반도체 특수가스 전문제조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현재까지 상당히 높아 충전업체의 특수가스시장 진출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고 관련업계는 말하고 있다. 반면 충전업체가 제품 순도 확보와 기술·영업력을 더욱 보강한다면 시장에는 큰 무리 없이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토종기업들에 있어 주목할 점은 기존 액社의 활동과 더불어 그동안 판매만을 중시했던 이들에게도 시장개척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연구개발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용가스 패러다임 정립

산업용가스는 산업에 있어서 전기, 물과 함께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유틸리티다. 전기가 없이 가동되는 공장을 상상 못하듯이 가스 없이 돌아가는 공장도 없다.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공장에서 산업용가스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스공급 중단은 곧바로 산업 활동 마비로 이어진다.

산업의 발전과정을 보면 석탄과 철로 대변되는 고체중심의 기술사회에서, 석유화학으로 대변되는 액체중심의 기술사회로 변모했다. 앞으로는 기술 중심이 기체로 모여지는 기체중심 기술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을 산업용가스가 차지하고 있다. 산업용가스의 세계적인 회사들을 보면 이들이 일개 가스회사에 불과하지만 자국의 첨단기술개발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가스판매에만 치중하다가 가스제조 및 운영에서 닦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식품, 반도체, 화학, 기계, 금속, 에너지 쪽으로 분야를 새로이 개척해 나갔다. 지금은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우주항공분야에서부터 차세대 기술인 초전도, 유전공학, 핵융합에 이르는 거의 모든 첨단 기술개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첨단기술 중에 가스기술의 지원 없이 이뤄지는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스분야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그 깊이와 넓이는 아직도 다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모이는 곳이 가스분야인데 국내에서는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 이는 가스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도시가스나 LPG를 먼저 떠올리기 때문일 것이다.

가스산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가 증가하면 이 분야로 고급 인재가 오지 않는 요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까지 떨어뜨릴 위험이 내제돼 있다고 할 것이다.

그 동안 규모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한 한국의 산업용가스가 이제는 과거의 구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할 때가 왔다. 이제까지 산업의 뒷편에 서서 남을 보조하는 역할에 만족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이제는 산업전면에 서서 타 업종을 리드해 나간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결국 모든 산업의 주체는 사람인지라 산업용 가스가 일류 업종이 되기 위해서는 잘 훈련된 인재들이 이 분야에 골고루 퍼져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국내 현실을 보면 그리 쉽지 만은 않다.

국내에는 선진국과 달리 산업용가스에 정통한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국내 산업용가스의 역사가 짧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국내의 가스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대형 액4社의 책임도 크다. 그나마 이 4개회사 중 대성산산업가스만이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인재를 육성하고 있는데 반해 외국계인 나머지 3개사는 기술개발은 외면한 체 가스판매에만 열중하고 있다. 물론 각기 자국에서 기술개발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한국에서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한국에서의 사회적 책임도 어느 정도 감당해야만 할 것이다. 이들이 국내에서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을 외면하는 한 아무리 한국의 가스시장이 커진다 해도 고급 가스기술이 한국에서 싹트기는 어렵고 가스산업 수준 또한 향상될 수 없다.

이제는 외국계 가스회사들도 영업이익을 자국으로 가져갈 생각만 하지 말고 한국의 가스기술 발전을 위해 과감하게 연구소도 설립하고 가스기술의 토착화를 위해 전문인력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또한 국내 기업들도 단기 이익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할 필요가 있다.

연구개발 분위기가 업계 전체로 확산될 때 국내 산업용가스 수준은 높아지고 사회의 인식도 달라지며 고급인력이 이 분야로 모이는 선순환이 이루어 질 것이다.

가스란 아직도 매력적이고 얼마든지 개척해 나아갈 수 있는 미지의 세계다. 21세기를 맞이해 국내 산업용가스 업계가 새롭게 변신하여 웅장하게 비상하는 그 날이 하루 속히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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