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 1일 새로운 천년의 시작을 앞두고 새롭게 전개될 21세기 우리나라의 모습에 대한 논의가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역사의 흐름이 단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생각은 일정 기간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활동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천년을 앞두고 앞으로의 전망을 생각하는 것은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국민의 신임을 배경으로 98년 등장한 새 정부의 위기 대응 노력 및 경제개혁 추진은 우리나라 경제 전반의 체질을 크게 바꾸어 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함께 진행되고 있는 전력, 가스 등 에너지산업 개혁으로 에너지산업 구조도 새롭게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산업의 발전 단계

일반적으로 대규모 장치산업의 경우 태동, 성숙, 심화의 단계별 발전과정은 산업의 위험과 수익성 정도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초기에는 대규모 투자에 따라 위험 정도는 높으나, 시장 미성숙으로 수요 확보가 어려워 수익은 낮은 단계이다.

이러한 단계에 있어서는 정부가 국가적 필요에 따라 산업의 기초를 만드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이 단계에서는 시장 미성숙으로 산업 발전을 위해 공급 안정성 및 신뢰도 제고 등 공급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다음 단계에서는 대규모 투자가 어느 정도 완료되는 반면, 시장 성숙에 따른 수요 증대로 수익이 높은 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로 성숙된 단계에 진입할 경우 법률이나 규제 등을 정비하여 민간의 자율적 참여를 가능하게 하고 시장기능이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역할이 중요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에서 높은 수익에 따라 유인되는 다양한 기업의 참여로 수익률이 낮아지는 단계를 거친다고 본다.

이른바 산업의 성숙단계라고 할 수 있는 단계이다.

우리나라 천연가스산업의 경우, 특히 네트웍산업의 특성을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네트웍을 구축하는 데 막대한 투자가 소요된다는 점에 있어서는 대규모 장치산업과 같지만, 한번 네트웍이 구축된 이후에는 네트웍을 소유, 운영하는 사업자가 상류와 하류 부문의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어서 신규참여자의 진입이 실질적으로 억제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네트웍산업의 특징을 대규모 장치산업의 발전단계와 함께 생각하면 네트웍 이용에 관한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없이는 자생적인 발전과정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대규모 투자와 시장 성숙이 이루어진 후, 신규 참여자의 진입으로 개방, 경쟁적 산업구조가 형성되는 것은 네트웍산업의 경우 정부의 정책적 노력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천연가스 산업의 발전 단계에 대한 검토에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점은 천연가스 산업발전이 단순히 국내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천연가스의 경우 전량이 LNG의 형태로 해외에서 수입되고 있다.

따라서 원료조달 관점에서도 천연가스산업의 발전 단계를 고려하여야 하는 것이다.


천연가스산업의 태동과 발전

대규모 장치산업이며 네트웍산업인 천연가스산업의 발전 단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21세기 천연가스산업의 발전 방향을 생각하는 데에는 현재 천연가스산업의 위치를 검점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천연가스산업은 1983년 천연가스의 국내도입과 수송을 목적으로 한국가스공사가 설립되고, 1986년 최초로 평택기지에 천연가스가 도입된 이후부터 시작된다.

천연가스는 1986년 10월 인도네시아로부터 도입된 천연가스가 발전용으로 86년 중 4만5천 톤이 공급되면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1987년 4월부터는 수도권 도시가스사에 천연가스의 공급이 시작되면서 천연가스는 민간의 취사 및 난방용 연료로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특히 90년 4월 확정된 한국가스공사의 전국배관망 사업계획과 이에 따른 배관건설의 확충은 공급 권역을 전국으로 확대하여 수요증대에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90년 2백30만 톤 수준인 전국 천연가스 수요는 1997년 1천1백14만7천톤으로 천연가스 1천만톤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으나, 98년 경제위기로 인한 발전용 수요감퇴로 ’98년 수요는 1천42만2천 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초기 발전용 중심으로 우리나라에 천연가스가 도입되기 시작한 배경은 크게 보아 다음 두 가지 점으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는 70년대 두 차례 석유위기 이후 석탄, 석유 중심의 발전용 연료를 천연가스 등으로 다변화하여, 석유위기와 같은 대외적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자 함이었다.

두번째로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지역의 대기 환경 오염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청정연료인 천연가스를 보급하고자 함이었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 대한 도시가스의 공급은 기존 수도권 지역 민간 도시가스회사들이 LPG를 주원료로 가스 공급사업을 계속하여 왔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있었다.

민간 도시가스사가 구축한 지역별 배관망 등 판매조직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었던 점은 도시가스용 천연가스 보급 확대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였다고 볼 수 있다.


천연가스산업 현재 위치에 대한 점검

이상으로 현재까지 우리나라 천연가스산업이 걸어온 길과 그 역할에 대해 점검해 보았다.

이와 관련하여 천연가스산업의 현재 모습이 발전단계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겠다.

먼저 대규모 장치산업의 초기에 나타나는 투자 위험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정부의 계획대로 2002년까지 전국 주배관망을 갖출 예정이다.

현재 평택, 인천 두 곳의 인수기지도 통영기지의 건설로 2002년까지는 3개의 기지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점은 대규모 투자의 완성이라는 점에서 초기 산업기반 구축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천연가스 원료 조달 경직성에서 오는 위험은 조금도 감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경제 위기에 따른 천연가스 발전용 수요 감소와 이에 따른 도입계약 미이행 및 위약금 지불가능성이 현재화되면서, 천연가스 원료조달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에 유리한 도입조건의 형성과 도입위험 분산을 위한 해외 시장구조는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하는 해외 가스전 사업자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선결 요건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시베리아 지역 천연가스 개발과 국내도입은 원료조달 시장 유연성 제고와 위험분산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러시아 등으로부터 파이프 라인을 통한 천연가스 원료가 조달되고, 가능하다면 국내 연안지역으로부터 가스전이 개발되어 국내시장에 공급된다면 원료조달의 위험은 현저하게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천연가스 산업이 한 단계 성숙된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는 충분조건이라 할 수 있는 시장의 성숙정도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공급자 중심의 초기 기반구축의 종료가 새로운 단계 진입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면 소비자 선호가 중시되는 새로운 단계 진입을 위한 시장 성숙은 발전을 위한 충분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천연가스의 보급이 가능한 가구 중 현재까지 보급된 실적을 나타내는 보급률의 경우 98년 현재 수도권은 62.9%이고,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33.4%에 머무르고 있다.

도시가스사의 계획에 따르면 2002년까지 수도권의 경우 78.3%, 지방은 44.2%의 보급 계획을 잡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현재는 전국 보급대상 가구의 약 50%가 도시가스의 공급을 받고 있는 셈이고, 이 비율은 2002년에 61.9%로 올라갈 전망이다.

어느 정도의 보급률이 성숙의 충분조건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현재 단계는 공급 역사가 가장 긴 수도권 지역에서도 보급확대를 위한 도시가스사의 노력이 계속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천연가스 국내 시장의 성숙 정도를 가늠해 보는 데에는 가구별 보급정도를 나타내는 보급률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불충분하다.

경제적 판단에 따라 연료 선택이 가능한 상용 건물이나 산업용 및 발전용의 비중도 시장 성숙의 정도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천연가스 수요 중에서 발전용의 비중은 초기에 대단히 높았으나 현재는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다.

97년 발전용의 비중이 48%에서 98년 40% 정도로 낮아졌다. 도시가스 중에서는 현재까지 가정용이 전체 도시가스용 공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98년 가정용, 상업용, 산업용의 도시가스 총 공급에 대한 비중은 각각 62%, 14%, 24% 수준이다. 산업의 발전을 위한 시장규모 확대가 요청되는 가운데, 산업용 및 발전용 연료로서 소비자가 매력을 느끼는 천연가스의 선택이 절실히 요망된다.


21세기 천연가스산업의 모습

이상의 논의를 통해 살펴보았듯이 현재 우리나라는 천연가스산업의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2000년대 초반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바탕에서 2000년의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장기적인 발전 모습을 그려볼 수 있겠다.

변화와 발전의 궁극적인 모습은 개방과 경쟁을 통해 참여기업의 효율이 극대화되고 소비자의 후생이 최대로 보장되는 구조로 진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국익의 관점에서 보면,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천연가스를 비롯한 해외 에너지 자원 확보에 우리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중국 등 새롭게 부상하는 경제권의 에너지 공급사업에 우리의 자본과 기술이 참여하여 우리 기업의 성장과 이들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체제의 마련이 중요할 수도 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여 천연가스산업의 발전된 모습에 담겨지는 내용들을 몇 가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정부 역할의 변화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천연가스산업의 국내 접목을 위한 지렛대 역할을 담당하여왔다.

정부 공적자금에 의해 설립된 공기업으로 하여금 전국 천연가스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노력을 수행하도록 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설립된 공기업이 해외 천연가스 도입을 독점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 원료조달의 위험을 경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 역할은 산업의 성숙과 더불어 변모할 것이다.

시장의 성숙과 공정한 경쟁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겠지만, 기업의 창의적인 참여를 제한할 수 있는 규제는 완화해 가는 정책이 기울여질 것이다.

둘째로 시장 성숙과 관련하여 천연가스산업의 본질적인 기능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연가스 공급사업은 에너지 서비스산업에 속한다. 이는 근본적으로 수요자가 원하는 것은 특정 연료로서의 가스가 아니라 에너지서비스라는 뜻이다.

현재의 산업구조로 편의상 천연가스 에너지를 공급할 뿐이지, 반드시 천연가스만을 이용하는 에너지서비스가 주된 사업영역은 아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에너지 서비스가 난방에너지라면 서비스 공급자는 다양한 연료의 조합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난방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소비자로부터 선택된다.

이런 점은 산업의 성숙정도가 앞선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에너지 판매부문에서 전력판매사와 가스판매사의 구분은 점차 모호해지고 있고, 자원개발 단계에서는 석유전 개발 사업자 대부분이 가스전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업종의 통합 현상이 에너지산업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력, 가스, 수도의 검침이 통합하여 실시되는 사업자가 나타나기도 하고, 전력과 가스판매망이 인터넷과 연결되어 인테넷망을 이용한 상품의 판매를 에너지 판매사업자가 시도하기도 한다.

에너지 판매사업자가 연소 기기의 개발과 판매 및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정도로 경쟁력을 갖춘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물론 이러한 시장의 형성은 시장 형성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의 정비와 시장규모 확대 등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우리에게 요원한 일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셋째로 국내 시장의 성숙과 더불어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검증된 기술과 경영능력은 해외시장 개척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간단히 언급하였듯이 중국의 경제발전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중국의 에너지 자원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상당부분이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

경제개발에 따른 소득수준의 향상과 환경에 대한 고려를 감안하면, 중국의 에너지 인프라 구축과 청정에너지 보급은 적절한 준비를 갖춘 우리 기업에게 충분한 진출 기회를 줄 수 있다.

지리적으로 우리와는 먼 거리에 있지만 인도의 산업발전도 눈 여겨 볼 수 있다.

인도에서는 부분적으로 형성된 천연가스 배관망을 통해 LNG를 공급하기 위한 인수기지 건설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가스전 분야는 향후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야 할 분야이다.

천연가스의 수요는 계속 증대될 것이고 이를 감당할 에너지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기업차원의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성숙된 산업으로의 진입을 위한 정부 및 기업의 역할

이상으로 현재 우리나라 천연가스산업의 위치와 향후 발전된 모습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으로의 이행이 노력없이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천연가스산업이 성숙단계에 진입하지 못한 현재 위치에서 보면, 발전단계 이행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참여기업의 경영전략이 적절히 조화되지 못할 경우 그 폐혜가 적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성숙된 산업으로 진입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본다.

정부는 현재 전력과 가스산업의 구조개편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부분적으로 이를 진행시키고 있다. 가스산업의 경우, 2000년대 초 기반 투자가 완료된 이후 바람직한 발전을 위해, 정부가 정책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본다.

여기서 정부 정책과 관련하여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로는 제도적 틀의 합리적 정비이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네트웍산업의 특성상 정부 개입이 없이는 자연 독점적 산업의 개방과 경쟁은 이루어질 수 없다.

따라서 네트웍의 효율적 이용과 개방된 산업구조 형성을 위한 정부의 개입은 타당하다.

현재의 산업구조와 관련하여 충분히 고려하여야 하는 점은 네트웍 소유와 운영이 이원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가 건설, 운영하는 인수기지 및 주배관 시설과 지역별 사업자가 구축하여 운영하는 지역별 배관망이 별개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천연가스산업의 빠른 성숙을 위해, 네트웍 건설에 양대 주체가 관여한 것은 초기에 바람직한 선택이었다 할 지라도, 이를 개방하여 경쟁을 유도하는 데에는 쉽지 않은 정부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천연가스 산업의 특성상 앞으로도 상당 기간은 원료조달의 경직성에서 기인하는 위험을 국가 차원에서 어떻게 관리하여야 할 것인지 충분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직접 도입부문에 개입하여 위험 경감에 기여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다.

반면에 기업간 협력을 통한 자율적 노력으로 원료조달 위험을 감소하게 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마련할 수도 있다.

근본적으로는 해외 가스전에 대한 국내 기업의 적극적 참여, 특히 파이프라인을 통한 천연가스 도입사업에 대한 참여가 원료조달의 위험을 완화하는 방안임을 감안, 이를 지원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원료조달의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개별 민간기업의 존립은 물론 해외시장에서 국가적 신인도를 떨어뜨려 산업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로 제도의 정비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는 시장성숙을 위한 지원이다.

부분적으로 앞서 논의된 바를 종합하면, 우리나라 현재 여건은 시장성숙의 충분한 조건이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에너지원별 상대가격이 시장가격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시장가격에 반영되기 어려운 환경비용의 경우 이러한 비용이 시장가격에 내재될 수 있는 세율 조정이 긴요하다.

정부의 환경정책이 현재까지는 직접규제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민간의 자율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간접 조정방식인 세제 마련이 요청되기 때문이다.

에너지원간 상대가격체계의 합리적 조정은 소비자의 에너지 선택을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점은 현재 에너지 산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새롭게 진입하려는 기업에게 향후 기업의 사업성에 관한 충분한 신호를 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제도적 정비 중의 하나이다.

기업의 경영전략에도 근본적인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의 개입이 줄어드는 것은 한편으로 기업 활동영역을 확대해주는 효과가 있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경영활동의 책임이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으로 가려지는 체계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성숙된 에너지 시장이 형성될 때 참여 에너지 기업이 고려해야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위험 관리이다.

정부 개입은 초기 사업의 위험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자는 사업영역의 선택과 투자 판단 과정에서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가 보다는 정부가 보장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공급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어떻게 높일 수 있는가만을 생각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경영의 자율성 보장은 한편으로 시장 선택이라는 책임이 따른다. 새로운 산업발전을 위해 참여기업의 경영마인드가 바뀌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위험의 요소는 도처에 있을 수 있다. 계속된 지적처럼 천연가스 원료도입의 경직성에 의한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새롭게 형성되는 종합 에너지 서비스 시장 개척과 관련하여 신시장 개척에 따르는 위험도 있을 수 있다.

증대되는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적인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 경쟁적인 설비확충이 시도될 경우 투자 경제성의 판단은 투자 위험관리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기업규모가 커지고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확대되면 현금흐름 규모가 늘어난다.

현금흐름의 적절한 관리가 없다면, 수익성 있는 사업의 경우에도 지속적인 경영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

앞서 지적한 해외 사업에 대한 진출은 참여기업이 관리하여야 하는 위험 정도와 범위를 대폭 증대시킬 것이다. 어느 분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성을 띠고 있다.

그러나 위험의 관리를 통한 최소비용의 유지와 서비스 품질의 향상만이 새롭게 형성되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드시 명심하여야 할 부분이다.

발전단계에 따라 나타나는 참여기업의 사업위험의 증대와 위험관리의 중요성은 기업간 협력의 중요성을 배증할 것이다.

국내 동종기업간, 국내 이종 기업간은 물론 국제적인 다국적 기업과의 협력이 위험관리의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자연적인 필요에 따라 기업간 인수, 합병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기업간 전략적 제휴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새롭게 발전된 에너지 시장에서는 한편으로 경쟁하고 한편으로 협력하는 경영전략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해외 다국적기업의 국내시장 참여는 발전산업의 민영화 과정에서 보듯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 선진경영기법의 도입 및 국내기업과 해외기업간 위험의 분담 등을 위해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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