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쉘 장치안전팀장 김동섭 박사
살다보면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이 결과적으로 상처를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마르크스 혁명주의 사상의 근본 취지는 저소득층의 권리 확보를 위해 시작되었지만 잘못된 적용으로 결국 세계는 혼란에 휩싸였고 많은 나라의 힘없는 서민들은 이로 인해 굶주림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이밖에도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좋은 의도로 출발한 일들이 이렇듯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 경우의 많은 예가 있으리라 본다.

가장 최근 한 정유공장에서 발생한 아주 특수한 예에서 우리는 좋은 의도에서 시작된 일이지만 엔지니어링 개념을 어설프게 적용한 결과로 오히려 피해를 받은 일을 목도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시도는 항상 ‘what if’라는 질문을 던져본 후 확인을 해야한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최근 텍사스의 한 정유 공장에서 열교환기 번들을 교체하기 위해 번들을 쉘에서부터 빼내려고 했으나 간격이 좁아서 수압기기를 사용해도 번들이 빠지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 그래서 쉘의 직경을 늘이기 위해 스팀을 노즐 사이로 집어넣고 쉘이 열팽창에 의해 늘어나도록 하면 그 간격이 늘어나 번들이 쉽게 빠지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번들은 회수되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으로 후열처리 회사를 불러서 쉘 주위에 세라믹 히터를 동원해 800F로 쉘을 가열했다. 그래도 번들이 빠지지 않자 히터를 켜 놓은 채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도중에 큰 소음과 함께 번들이 약 20m 가량 날아가 버린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대형 번들이 20m 정도 날아가서 주위 다른 파이핑 시스템을 손상시킬 정도였다면 그 위력은 결코 작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경우 번들이 잘 빠지지 않아 쉘의 열팽창을 이용한다는 취지까지는 좋았으나 그 후 히팅 패드를 사용할 때 미처 먼저 사용된 수증기가 액화되어 쉘 내부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또한 수증기를 아래 노즐에서 위로 주입함으로써 응축된 물이 드레인이 되지 않은 것도 한 원인이었다. 때문에 장시간 동안 히팅 패드에 의해 응축된 물은 기화하면서 고압을 형성함으로써 순간적으로 번들이 뛰쳐나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안전관리자를 위한 질문

사업장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 때 ‘What if’와 Management of Change(MOC) 규정을 잘 지키고 확인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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