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섭 책임연구원
경상대학교
그린에너지융합연구소

[투데이에너지]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원자력 안전규제의 전문 기술 실무를 담당한다.

원전과 관련해 부지평가, 건설허가심사, 사용 전 검사 및 운영허가심사, 정기검사를 통한 인허가와 감독을 책임진다.

한마디로 ‘국민 곁의 원자력 안전지킴이’라 할 수 있다.

두 달쯤 전 KINS에서 ‘원자력 안전규제 대국민 신뢰도 지수 개발, 측정 및 분석’이란 제목의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보고서는 원자력 안전규제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해 원자력안전위원회 및 KINS의 ‘원자력 안전규제 강화’ 실천과제 성과여부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행됐다.

원자력 안전규제에 대한 신뢰도는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민의 평가라 할 수 있고 에너지 전환 정부정책과 맞물려 있는 핵심 이슈다.

KINS의 이 보고서는 원자력 안전규제에 대한 신뢰요인을 ‘배려와 공감’, ‘헌신과 전념’, ‘역량과 전문성’, ‘공개성과 진솔성’, ‘가치와 목표 유사성’ 다섯 가지로 구분하고 각 요인을 평가하기 위해 14개의 세부 속성 항목을 설정했다.

설문조사 결과 원자력 안전규제기관에 대한 종합 신뢰도는 60.11점으로 조사됐다. 세부 조사 그룹별로 보면 일반국민 47.48점, 원전 지역협의체 주민 61.35점, 원전 관련 전문가 71.49점이었다.

점수만을 놓고 보면 원자력 안전규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신뢰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재미있는 점은 일반인보다 원전에 대한 기본적 사항을 많이 알거나 이해관계가 클수록 신뢰도도 따라 올라간다는 조사결과다.

특히 원전 시설에 가까이 사는 주민이 일반인보다 원자력안전 규제기관을 더욱 신뢰한다는 함의가 결코 적지 않다.

원자력 안전에 대한 막연한 오해가 많다는 것이고 안전 이슈에 대한 홍보와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국민 조사에서 원자력 안전규제기관의 활동을 인지하고 이해하면서 무엇보다 만족하는 정도가 높을수록 신뢰도도 올라갔다.

더욱이 활동을 인지한 집단과 비인지 집단에서 공통으로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인 활동은 ‘규제에 관한 의사결정 회의는 일반국민이 방청할 수 있고 회의 후 속기록을 공개’하는 것이었다.

14개 세부 속성항목에 대해 그룹별로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인 항목 조사도 주목된다. 일반국민은 ‘원자력 안전규제기관의 안전목표는 나의 안전목표와 유사하다’, 원전 지역협의체는 ‘원자력 안전규제기관의 직원은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일한다’, 전문가는 ‘원자력 안전규제기관의 직원은 충분한 윤리성을 갖고 있다’가 각각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인 항목으로 조사됐다.

원전 인근 주민들이 원자력 안전 당국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높게 평가한 것은 안전규제기관의 소통 노력이 결실을 본 것으로 해석된다.

원자력안전협의회를 중심으로 원전 지역 주민들은 안전 당국이 원자력 안전 강화를 위해 어떠한 규제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살펴보는 기회가 많았다는 점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를 볼 때 일반인들에게 안전 당국의 구체적 활동을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하도록 하는 소통 노력이 필요하고 계속 강화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원자력 전문가들이 윤리성에 높은 신뢰를 보인 점은 일각에서의 ‘원자력 집단 폐쇄성’ 주장을 강력 부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KINS는 국정과제의 성과지표로서 ‘원자력안전규제 대국민 신뢰도’를 선정한 만큼 규제기관의 원자력 안전 관련 시책에 대한 국민의 정책 체감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향후 5년간 신뢰도 추이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런 노력의 첫걸음인 이번 보고서는 리스크 거버넌스(risk governance)의 중요성을 더욱 높였다. 원자력 안전 문제를 전문가는 물론이고 지역주민, 시민단체를 넘어서 광범위한 일반국민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소통을 위해서는 안전규제와 관련된 내용을 일반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차제에 안전규제 회의 장면의 SNS 실시간 공개 등 이른 바 스마트 환경에서의 ‘스마트 원자력안전’ 실시간 소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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