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 LPG수입사업 추진 조감도.
한양의 LPG수입사업 추진 조감도.

[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LPG수입사인 SK가스와 E1에서 양분하고 있는 LPG수입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주)한양의 LPG수입사업이 사실상 잠정 중단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마 운하 확장개통과 셰일가스 생산 LPG도입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LPG수요를 주도했던 석유화학과 산업체 등을 중심으로 한 LPG판매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간 25만톤 안팎의 LPG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던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사와의 협의도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아 불투명성이 확대된 영향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올해 1월 한양이 조직개편을 통해 LPG사업단을 없애고 사업기획실 사업기획팀에서 LPG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바뀐 것도 기름을 붓게 된 것으로 보인다. 

LPG수입사인 E1에서 30여년 동안 근무했던 최영철 부사장이 한양의 LPG수입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상황에서 올해 1월 에너지유통사업부 고문으로 위촉됐다.

최영철 E1 전 부사장은 30여년 넘게 몸담아 왔던 E1을 지난 20016년 초 그만둔 뒤 지난해 4~5월 경 한양의 LPG사업부문 사장으로 지리를 옮겼고 그동안 한양의 LPG수입사업을 진두지휘 해 왔지만 한양이 올해초 인사발령을 통해 에너지유통사업부 고문으로 위촉하면서 한양이 LPG사업을 사실상 포기하거나 축소내지 잠정 중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한양은 문수동 E1 부사장의 영입을 통해 LPG사업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해 유세웅 E1 여수 LPG기지장, 김현무 전 SK이노베이션 출신 임원도 LPG사업부문 임원으로 근무시켰지만 인사 조치를 통해 이들 인사들 모두 한양을 그만 둔 것으로 알려졌다.   

LPG수입사업 추진을 위해 한양(회장 이기승)은 지난 2015년 11월27일 세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여수산업단지 배후부지 조성공사 사업 시행자로 선정됐으며 에필렌, 프로필렌, 바이오매스 등 석유화학원료와 제품을 저장할 수 있는 탱크터미널 건설계획에 LPG를 포함시킨 바 있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에 ‘LPG수입 판매 사업제안서’를 통해 7만톤과 5,000톤급 선박의 동시 접안이 가능한 부두와 9만7,930㎡(약 3만평) 부지에 프로판 8만톤, 부탄 5만톤, 가압을 위해 2,000톤 규모의 프로판과 부탄 볼탱크를 각각 설치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당초 한양은 파이프라인을 통해 여천 석유화학단지에 LPG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해 LPG기반 수요를 확보하는 한편 충전소, 산업체나 전국 각 지역에 설치된 소형LPG저장탱크에 벌크(탱크)로리를 이용해 LPG를 공급할 수 있는 투트렉 전략을 구사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부지조성은 물론 하역, 이송, 저장 및 출하설비 등을 갖추는데 약 1,600여억원의 공사비를 예상했던 한양의 LPG수입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지 않는 것은 내외부적으로 원만한 업무 추진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LPG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위한 투자자 확보는 물론 LPG기반 수요가 될 석유화학사를 대상으로 한 LPG공급권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산업체나 충전소 등을 대상으로 한 국내 LPG유통망 구축도 원활하지 않아 LPG수입사업 추진에 진통을 겪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양에서 부지를 확보하고 있는 묘도에 민간투자 방식의 동북아 LNG허브터미널을 조성하는 사업 추진 가능성도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광주전남연구원 소속 조상필 선임연구위원은 LNG터미널 건설에 적합한 입지조건을 지니고 있는 광양만 묘도에 동북아 LNG 허브터미널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한국가스공사가 추진하는 제5 LNG인수기지 건설 후보지로 당진시가 우선협상 대상지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제5기지는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일대에 98만m²(약 30만평)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며  20만㎘급 LNG 저장탱크 총 10기와 LNG 하역설비, 기화송출설비 등을 오는 2019년 하반기부터 2031년 12월까지 단계별 추진 계획을 구체화시킨 바 있다. 

종전 30일이었던 LPG비축의무도 액화석유가스의안전관리및사업법 개정을 통해 15일로 완화되면서 LPG시설 및 투자부담을 덜게 된 한양의 LPG수입사업 추진에 힘이 실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LPG시설 구축에 대한 해외 투자자 확보가 성사되지 않거나 원활하지 않고 국내 및 해외 LPG시장에 대한 향후 전망도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한양이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양이 지난 2016년 11월 조건부 허가를 통해 LPG수입사업 준비에 나섰지만 부지조성 및 부두, 출하설비 등을 올해 11월까지 갖추기는 사실상 힘들어 이 기간까지 LPG수입사업에 대한 정식 등록은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지난 1980년대부터 2000년 이전까지 울산과 여수, 평택과 인천 등에 LPG수입기지를 조성한 SK가스와 E1의 경우 기지 운영에 따른 비용부담이나 감가상각 등이  대부분 이뤄진 반면 한양은 이같은 시설에 대한 부담의 문턱 조차 넘지 못하는 실정에 놓였다는 부담을 털어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해외 및 국내 투자 유치, LPG유통망 구축, 석유화학사 등 대량 LPG수요처를 대상으로 한 공급권 확보 등도 여의치 않았던 것도 한몫 거들었던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양의 여천 부두와 배후부지에 대한 위성 사진.
한양의 여천 부두와 배후부지에 대한 위성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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