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0 재생에너지목표
3020 재생에너지목표

[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정부가 에너지전환정책을 내놓으면서 분산형전원 확대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는 조직개편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분야를 대폭 확대했다. 또한 8차 전력수급계획에 분산형전원으로서 태양광 및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정작 분산형전원인 집단에너지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업계는 계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우리나라 내에서 분산형전원이 이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부 사업자들이 업무협력을 요청해 와 공동으로 태양광발전사업을 하려고 추진한 바 있다라며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정작 사업을 하려고 보니 계통 연계가 발목을 잡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전에서 계통을 열어줘야 하는데 계통부하의 문제로 상대적으로 거리가 떨어진 곳으로 선로를 연결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라며 이렇게 되면 소규모사업자들의 경우 계통연계비용이 더 많이 들어 사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결국은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계통의 원인으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좌초되는 일은 이 사례뿐만이 아니다.

전라도 신안지역의 경우 지자체의 주도로 주민협의를 마치고 토지확보에 투자자금 확보까지 모두 끝낸 상황이지만 계통연결까지는 5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 전문가에 따르면 신안지역은 농협에서 무담보 투자를 약속하며 지역주민들에게도 토지임대료로 연간 약 800만원을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계통 연결이 불분명한데다 한국전력측은 이르면 5년 내 가능할 것이라고 회신함에 따라 이와 관련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난방사업자도 신규설비 건설 시 계통망 확보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에너지공사의 경우 강서구 마곡지구에 280MW의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토록 돼 있지만 바로 앞에 있는 변전소가 아닌 양천구로 선로를 우회해서 계통에 연결하도록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한전이 마곡지구 변전소에는 이미 인천지역의 화력발전소들로부터 공급받는 전력으로 포화가 돼 있기 때문에 마곡지구의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계통에 물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에너지공사의 관계자는 현재 한전이 마곡열병합발전소 바로 앞에 제2변전소를 설치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하지만 역시나 열병합발전소와 연계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마곡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양천구로 우회하게 되면 적어도 100억원정도의 초기투자비용이 추가된다는 것이다. 굳이 가까이 있는 발전소를 두고 원거리의 화력발전소를 운영해 전기를 공급해야만 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한전에서 주장하는 부분은 이미 계통이 포화돼 있기 때문에 여기에 자칫 억지로 연결하게 됐을 경우 셧다운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라며 계통이라는 것이 워낙 예민한 것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있지만 어쨌든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분산형전원이고 에너지전환을 위한 것이라면 안된다고 말하기보다 가능한 방법을 고안해 내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너지공단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처음 3020계획을 내놨을 때만 하더라도 과연 이 목표가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들었다라며 그러나 수요조사를 마친 후 3020계획에 상회하는 수치를 보면서 목표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부의 3020계획에서의 태양광풍력 신규계획은 47.3GW이지만 현재 접수된 용량만 총 58GW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비롯해 올해 말까지 수립될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도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른 분산형전원 확대는 주요 목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러한 계획들이 계획에만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계통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라며 아무리 생산을 하더라도 계통에 연결하지 못하게 되면 무용지물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분산형전원 확대에 대한 회의를 할 때마다 관계자들끼리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모두가 아는데 정부만 모른다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라며 계통문제는 한전도 한전이지만 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취해주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전환을 천명한 정부가 이에 대해서 어떠한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또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워킹그룹들을 통해서 이러한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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