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배유리 기자]에너지‧화학업계의 전통적 성수기인 드라이빙 시즌이 다가오면서 업계의 2분기 실적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그 중에서도 SK이노베이션의 기업 가치 상승에 주목했다. 지분을 100% 보유한 윤활유‧윤활기유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가 5월 중 기업 공개(IPO)를 완료할 계획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공개 절차가 5월 중 마무리되면 구주 매출을 통해 SK이노베이션에 유입되는 현금만 최소 1조원에서 최대 1조2,000억원 가량(세전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일 SK루브리컨츠는 증권 신고서를 제출, 구주 매출과 신주 모집을 8대 2로 병행해 보통주 총 1,276만5,957주 공모를 확정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이 확보하게 되는 현금은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 및 차세대 성장재원 확보에 사용될 예정이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다우로부터 고부가 화학 제품군인 에틸렌 아크릴산(EAA) 및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을 인수, 헝가리 코마롱에는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결정하는 등 비정유사업을 필두로 차세대 먹거리 사업을 확보해 왔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5,0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14.6%를 상회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적정 기업가치가 5조원에서 최대 6조원 수준으로 평가 받는 것도 이러한 꾸준한 영업이익률과 고급 윤활기유 시장의 높은 성장세 때문이다.

고급 윤활기유 시장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3.5%가량의 성장이 전망된다.

SK루브리컨츠는 세계 고급윤활기유 그룹III 시장에서 수요 기준 점유율 39.3%를 차지하는 1위 기업으로 상장 완료시 유입되는 3,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활용해 글로벌 선두업체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화학 업계 2분기 실적개선과 자회사 기업공개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SK이노베이션 주가도 겹호재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정유업이 초호황기에 돌입했다”라며 “1분기를 저점으로 정제마진 강세가 연중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본격적인 업황 강세를 내다봤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루브리컨츠는 연간 EBTIDA 6,000억원 규모의 창출 능력, 무차입에 가까운 재무상황, ROE(자기자본이익률) 20~25%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장 가치는 5조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라며 “SK이노베이션의 평균 ROE 13%보다 훨씬 높은 자회사라는 점에서 상장에 따른 가치 재평가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의 비정유사업 성장성에도 주목한다. 전우제 흥국증권 연구원은 목표 주가는 31만원을 책정하고 “SK루브리컨츠가 상장을 통해 합당한 가치를 평가 받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비정유사업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비정유사업에서만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의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는 자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인정 받음으로써 추가 성장에 대한 원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최소 1조원 가량 투자용 실탄확보로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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