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유리 기자

[투데이에너지] 처음 기자생활을 시작했을 때가 생각난다.기사를 쓰기 위해 여기저기 물어보고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 차 또 물어보고 그런데 물을 때 마다 항상 화가 났다. 나는 기사를 써야 되는데 이게 맞는지 아닌지 확인을 하기 위해 정부에 전화만하면 하는 말 “기자님 저희가 하는 게 아니라 다 위에서 시킨 일 이라서요”, “저희도 답답합니다”, “저희는 모르는 사실입니다” 또는 A부에 전화하면 “B부가 하는 일 이라서요” 그래서 B부에 다시 전화하면 “A부가 그렇게 말해요?"

그때 황당해서 되물었다.

“그러면 A부에서 하는 일은 대체 뭐예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국민을 상대로 뭘 하는 건지 이해가 안됐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정부에서 “모른다”, “시키는대로 했다” 등의 답변을 들으면서 했던 생각은 “열심히 일해서 세금 내는 국민들은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 월급 주려고 내는 건 아닐텐데…” 였었다.

정부는 최근 해외자원개발 혁신 TF를 만들어 해외자원개발사업 실패라는 것을 인정하고 민간기업이 해외자원개발사업을 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기업이 해외자원개발을 하게 되면 오히려 해외자원개발 축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똑같은 일을 하던 사람이 계속 해도 실수가 있을 것이고 상황도 발생하는데 갑자기 또 다른 사람이 안하던 일을 하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가 또 실패하면 다시 공기업이 하면 되는 건가? 또 그때 가서 TF를 만들고 연구용역 거쳐서 아니다 싶으면 해외기업에 매각해 버리고 다시 다른 방안을 찾으면 되는 것인지. 왜 안 해도 될 일을 하면서 혈세를 낭비하고 국민을 허무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정부의 일처리가 ‘해보고 아님 말고’ 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답답하다.

현재 정부는 광물자원공사가 보유한 30여개 해외자산을 모두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광물자원공사가 담당하던 해외자원개발 직접 투자 기능은 아예 없어진 상태이다.

지금도 선진국들은 희토류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를 향해 엄청난 자원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한다.

우리정부는 더 이상 무분별한 투자와 방만한 경영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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