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재 한국서부발전 노동조합 위원장.
유승재 한국서부발전 노동조합 위원장.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은 공공기관 중 먼저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를 폐지시키는 노사합의를 이뤄낸 노조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과 부당한 초과근로의 근절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노조다. 이에 재선 이후 2년차에 접어든 유승재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 위원장을 만나 올해의 노조운영과 신임 사장과의 상생, 노사간의 협업 등에 대한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재선 이후 1년의 시간이 지났다. 노조위원장으로서의 1년은 어땠나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은 공공기관 최초로 노동적폐중의 적폐였던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를 폐지시키는 노사합의를 이뤄냈다. 재선 이후 1년의 성과 중 가장 의미있고 빛나는 성과였다. 하지만 정부관료들은 바뀌지 않았기에 조합원들과 약속을 지키고 후퇴되었던 노동조건의 복원과 향상을 위한 사업들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서부발전은 정권 교체 이후 선임된 사장의 중도 하차로 인한 경영공백, 일부 경영진의 부패와 비리로 인한 구속, 해임, 지상파 언론에서도 오르락 내리는 각종 비리 의혹으로 인해 뒤숭숭하고 힘든 한해를 보낸 기간동안 내부 노사관계 현안을 논의하는 정식적인 장도 이뤄지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할 수 있는 일은 하겠다고 노력해보았지만 이런 제약적인 상황과 분위기를 이겨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공약 중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항은

그동안 조합원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문화가 우리 서부발전에도 정착되는 것이었다. 퇴근시간 이후에도 걸려오는 전화, 주말없는 야근, 법과 사규도 무시하며 자행되는 초과근로를 근절해달라는 것이 조합원들의 간절한 요구였으며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조합원들의 비판도 많이 들어왔다.

이에 노동조합이 좌시하지 않고 적극 개입할 것이다. 올 한해 만큼은 무엇보다도 근로시간 단축과 부당한 초과근로의 근절을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예정이다.

오는 7월부터 주 52시간이 법제화되면서 초과근로는 주당 12시간을 할 수 없으며 특례업종도 대폭 축소, 노동자의 동의가 있어도 주당 12시간을 초과하는 초과근로는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또한 올해는 단체협약 갱신을 이뤄내야 한다. 노동조건의 복원 및 향상,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여론과 정책을 수용한 단체협약의 갱신을 통해 노동자의 일상을 바꿔나가는 것이 노동조합의 기본 의무요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올 한해는 이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기 위해 준비하고 공부해 단체교섭에 임할 것이다.

단체교섭도 중요하지만 임금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임금은 기재부가 통재하고 있는 정원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부족인원 충원, 임피제 도달 직원을 정원으로 인정하지 않아 발생된 인건비의 부당한 삭감등과 맞물려 재원이 결정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상급단체인 한국노총과 공공노련을 통해 대응책을 논의하고 실행해 나가면서 돌파할 예정이다.

대외 협력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발전 5사가 모인 발전정책연대의 의장으로서 상급단체의 소속과 상관없이 연대하고 있는 공기업 정책 연대의 일원으로서 정부정책을 감시하고 견제하면서 노동자의 권익향상과 사회적, 정치적 향상을 도모하고 개별 노동조합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1년전과 지금은 정부가 바뀐 상황이다. 현 정부에서 노조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리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의 이번 집행부는 슬로건이 조합원의 일상을 바꾸는 노동조합을 표방하고 있다. 조합원의 일상은 노동조건과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향상을 위한 모든 상황들이 포함된다. 작은 현안에서부터 민감한 정치적, 사회적 현안까지 한 목소리를 내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우선이며 어떤 정부이냐와 상관없이 해야 될 기본적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첫 번째다.

SNS,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상호 연결과 소통의 장벽이 없는 뉴미디어의 영향력이 날로 거대해지고 있는 지금 기존의 기득권은 점점 약해지는 권력을 유지하고 변화를 거부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노동조합도 기존의 지형에서 틀에 박힌 노동관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집착이 아닌 낡고 썩은 기존 기득권과 그림자 권력에 대항하는 사회적 변화의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고 본다.

■신임 사장과 노조의 상생은 어떻게 보는가

정권이 교체되는 와중에 생긴 경영진의 중도하차, 일부 경영진의 부패와 비리 스캔들로 언론보도와 검찰조사, 구속, 해임 등으로 인해 조합원을 위시한 전 직원의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당연히 직원들이 이번 김병숙 사장에 대한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협력할 때 협력하고 노사 관계에서 물러날 수 없는 것은 당당히 주장하고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노동조합이 우리 노동조합의 모토라고 늘상 주장해왔다. 이번 김병숙 사장도 노사 상생의 기치를 밝힌 바 있고 어려운 상황을 함께 돌파하자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말에 동의하지만 이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노동조합의 위상을 실추시키고 한낱 노동조합을 경영의 부속품으로 여겼던 과거가 온전히 청산되고 개선되지 않는다면 노동조합과의 협력과 노사상생의 구호는 공염불로 끝날 것이다.

신임 사장은 신속·효율적인 경영혁신을 하겠다고 취임식에서 밝혔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신속하고 효율적인 경영이 노동조합 패싱을 의미한다면 노동조합은 결코 동의해 줄 수 없는 사안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경영이 누굴 위한 것인지 항상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신속과 효율이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고 신속과 효율이라는 모토하에 발생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노동자의 권리주장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노동조합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경영혁신이 나태한 관료주의 문화를 청산하고 회사를 좀먹는 부패와 비리를 청산하며 에너지산업을 선도하는 새로운 서부발전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편으로 시행된다면 노동조합도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이 먼저인 회사가 경영도 잘하는 회사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노동조합의 역할이 될 것이다.

노조가 신임 사장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반민주적이고 반노동자적인 정권에 의해 위상이 후퇴되고 경영의 파트너가 아닌 일개 부속품으로 치부됐던 과거를 청산하고 진정한 경영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예우해주는 것이 먼저라는 점을 유념해주셨으면 한다.

그 토대위에 사장이 바랬던 목표와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사가 진정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신속과 효율을 위한 주체가 사람이 먼저이고 노동자의 안전과 행복이 돼야 한다는 점을 결코 잊지 않으셨으면 한다. 노동자를 대변하는 역할을 정치적,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것이 노동조합이며 이는 헌법에도 법률에도 보장돼 있는데 이 보장된 역할을 노동조합은 경영진이 누구이냐와 상관없이, 국가의 최고권력자가 누구이냐와 상관없이 수행해 왔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전력산업 성장을 위해 노사 간의 협업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

전력산업은 제4차 산업혁명과 환경과 인간을 생각하는 사회적 변화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음을 노사가 냉철하게 인식하고 이런 변화를 수용하면서 발전하는 전력산업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는데 노와 사의 입장이 한쪽은 회사의 경영을 위해 한쪽은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권익신장을 위해 나서야 하는 만큼 협업가운데서도 결코 이해관계의 대립이 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협업을 통해 윈윈하려면 노사가 공히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인정하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해득실을 따지는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여기서 한가지 더할 것은 이런 변화를 체감하고 학습하며 성장하는 데 있어 노사 어느 한쪽이 실력이나 협상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꼼수를 부려서는 안 될 것이다.

노사관계라는 테두리 안에서 노와 사가 대등한 위치로 생산적이고 호혜적인 결과를 얻어 내기 위해 회사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회와 자원을 제공해야 하며 노동조합은 회사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고 제공된 기회와 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학습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만 전력산업 성장을 위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