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균  한국LP가스판매중앙회 벌크위원회 위원장.
조태균 한국LP가스판매중앙회 벌크위원회 위원장.

[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지난해 10월 경기도LP가스판매협회 일원으로 일본 동경 근교 가나가와 현 요코하마시에 자리 잡고 있는 (주)토엘을 방문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소형LPG저장탱크 사업을 시작해 국내와 비슷한 공급방식과 형태로 LPG를 공급하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국내의 LPG사업과 일본이 다른 점이라고 하면 ‘원칙을 지킨다’는 것이다.

일본의 LPG업계 종사자들이 우리와 다른 것은 모든 근무자들이 제복을 입고 있었다. 또한 허리벨트에는 공구를 차고 있었다. 차가 정지하면 고임목을 받치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작업을 했다.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국내의 LPG기업들이나 가스공급업체들은 이렇게 하는 업체가 많지 않고 내가 운영하는 업체에서도 정해진 작업순서, 즉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있으니 나부터 반성을 해야겠다.

마이콤미터를 사용하는 일본

일본의 경우 100% 가깝게 마이콤 미터를 사용한다. 국내의 다기능 가스계량기와 같은 기능인 마이콤미터는 국내에서는 이제 보급단계이지만 일본의 경우 1980년대부터 보급을 시작했다고 하니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마이콤미터를 통해 얻는 정보를 통해 ‘집중감시센터’가 운영되고 있었다. 일본의 집중감시센터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것은 무엇이지에 대한 의문은 토엘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LPG소비자의 가스 상태를 24시간 감시하고 가스누출, 화재 등 응급상황 발생시 긴급 출동해 가스밸브를 잠그는 등의 초기 안전조치를 취한다. 또한 소방서나 경찰서 등 가스사고시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통해 가스사고 발생률이 우리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국내의 충전, 판매 등 LPG사업자는 가스를 파는데에만 관심을 갖고 안전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반성을 하게 만든다.

도시가스는 소비자를 24시간 모니터링하는 안전관리팀이 있지만 충전, 판매 등 LPG업계에는 그런 조직과 제도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은 우리 가스업계의 안전관리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라 생각된다. 소비자들이 도시가스는 안전하고 LPG는 위험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이런 시스템과 운영방식 때문에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도시가스의 경우 특정사용시설에 대해서만 가스안전공사의 감리를 받고 그 이하의 시설에 대해서는 자체 감리만으로 가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LPG업계에서도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인정 사업자 제도, 무엇인가

국내의 LPG업계와 또 다른 점은 새로운 인정사업자 제도로 보인다. 지난 2016년 4월1일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집중감시시스템 등과 같은 안전 및 보안기기를 도입하고 고도화해 나가고 있는 LPG판매사업자를 경제산업성대신(우리의 장관) 또는 도도부현 지사가 인정한다.

인정사업자는 1호 인정LP가스판매사업자와 제2호 인정LP가스판매사업자로 나눠지며 제2종과 제1종 인정LPG판매사업자의 안전관리 수준과 능력에 따라 차등된 역할과 혜택을 받는다. 일본의 LPG판매사업자는 가스판매 거리를 40km 이내로 규정하고 있는데 가스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응급조치가 가능한 시간을 3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40km의 거리로 판단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소형LPG저장탱크 재검사 기간 및 방법

2.9톤 이하 소형LPG저장탱크 재검사기간에 대해 국내에서는 5년마다 외면검사를, 10년마다 외면, 즉 개방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20년마다 개방검사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1999년부터 소형LPG저장탱크를 본격적으로 보급하기 시작해 첫 해 1만기를 설치했다. 이어 지난 2004년 3만2,000기를 설치해 벌크로리를 통해 LPG를 공급했으며  2016년까지 총 27만기의 소형LPG저장탱크를 보급했다.

지역별로는 도쿄를 중심으로 한 관동지방이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수도권에 소형LPG저장탱크 설치 및 공급이 집중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모습이다.

소형LPG저장탱크를 제작한 후 20년이 지난 소형저장탱크는 5년마다 탱크에 부착된 안전변 등과 같은 부속장치만 교체하고 20년이 경과되면 우리나라의 개방검사와 같은 재검사를 실시한다.

검사절차와 방법 등 과정은 국내보다 까다로워 보였다. 먼저 소형LPG저장탱크를 현장에서 철거한 후 잔가스를 회수한다. 이 때 잔가스는 외부(대기)로 방출하지 않고 가스가 남아있지 않게 한 후 물 또는 질소 등으로 치환한 후 위험요소를 없앤다. 이후 검사 절차를 밟아 각종 밸브류를 교체하고 출고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검사에 불합격한 소형LPG저장탱크는 가로 25cm, 세로 15cm 정도의 사각 구멍을 내 파기한다.

경제적 손실 때문에 일본에서도 내용적 300kg 소형LPG저장탱크는 용기로 전환하는 추세가 많아지고 500kg 용량의 소형LPG저장탱크는 신규 탱크 또는 재검사 탱크로 다시 설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장에서 체험한 것은  잔가스를 처리하는 데에도 철저하고 주의깊은 안전의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가스를 방출하는 퍼지 방식으로 잔가스를 처리하는데 일본에서는 이를 매우 위험한 행위로 인식하고 접근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가장 안전하고 신뢰를 얻고 있는 물 치환 방식은 물을 가득 채워 물속에 LPG가 완전히 녹아들도록 한 다음 이를 진공펌프를 통해  0.5Mpa 압력으로 소각로에 이송해 700도의 LPG버너로 분사시켜 LPG가 섞여 있는 물을 태우는 방식을 사용했다.

여기에서 700도의 온도는 다이옥신이 검출되지 않는 최적의 온도로 모든 소형LPG저장탱크 내 잔가스는 이런 과정을 통해 가스 상태의 물질은 태워지고 물은 수증기로 변하도록 해 결국은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게 만든다. 이 소각로 한기 가격은 한화로 약 1억5,0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우리와 다른 점은 제조 20년 소형LPG저장탱크 검사 시기를 우리와 달리 2년 전부터 준비해 검사를 받는다는 것이다.

소형LPG저장탱크 검사 절차와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워 검사 시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수 있는 것에 대비하는 것으로 검사물량이 집중될 경우 연간 1만개 안팎을 검사해야 하는데 이는 하루 70기를 검사해야 하는 물량에 해당한다. 재검사에 합격한 소형LPG저장탱크는 5년마다 동일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재검사를 다시 시행하는 것이 우리와 다른 점이다.

국내에서는 일본의 가스관련법령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지만 LPG사업자에게 불리한 관련 규정을 많이 도입하고 완화된 내용은 안전을 이유로 국내에 도입 및 적용하지 않고 있어 우리도 가스선진국으로 알려진 일본의 가스법체계를 연구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도록 도입 및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자동화된 충전시스템과 사업다각화

토엘의 용기 충전소는 바코드를 읽고 이 데이터를 이용해 자동으로 가스를 충전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사람이 용기무게를 하나하나 측정하고 저울에 입력하고 용기 밸브를 열고 가스를 주입하는 과정이 바코드와 자동충전기가 대신했다. 

토엘의 또 다른 사업은 하와이와 북해도에서 질 좋은 물을 개발해 이를 소비자에게 판매 하는 사업 그리고 용기 재검사에서 나온 잔가스를 이용해 300평 정도의 유리온실에 난방을 하고 질 좋은 딸기를 생산하는 시설원예 또한 전복양식 등과 같은 사업다각화에도 투자와 개발을 하고 있었다.

■국내 LPG판매업계에 대한 기대

이제 우리 판매업계도 많은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가스관련법률이 완화되면서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사업자 스스로도 변해야 한다. 각각의 사업자가 개인으로 활동할 것이 아니라 사업자들끼리 인력과 자본은 물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배송센터를 만들고 용기에 바코드를 등록 및 관리하며 충전을 자동으로 진행해 타 연료와 경쟁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LPG산업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가스사고가 줄어들 때 가스관련법률과 규정이 완화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이 구축될 것이다.

일본의 충전, 판매 및 소형LPG저장탱크 재검사장 등에 대한 시찰은 이뤄졌지만 집중감시센터를 좀 더 폭넓고 깊게 확인하지 못했다. 또 LPG판매사업자들이 직접 소비자를 어떻게 대응하고 영업활동을 하며 가스를 공급하는지 등에 대한 현장 상황을 보고 듣지 못한 것도 아쉬운 점으로 작용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