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소연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 원장
[기고] 김소연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 원장
  • 투데이에너지
  • 승인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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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원전 사고 대비 방사선비상의료시스템 구축
방사능오염 부상자 수용 격리병실·필수장비 갖춰
세계 최초 이동형 내·외부 선량평가실 도입
김소연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 원장.
김소연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 원장.

[투데이에너지] 방사선 비상의료(Radiation Emergency Medical Preparedness & Response)는 방사선 비상을 대비한 시스템 구축에서부터 실제 방사선 사고시 전문의료대응을 포함하는 말이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의 방사선비상의료시스템은 방사선보건원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방사선에 의한 사고는 눈에 보이지 않고 맛과 냄새가 없는 방사선의 특성상 사고피해자뿐만 아니라 종사자와 국민들에게 공포감을 야기할 수 있으며 초기대응을 실패할 경우 피해가 광범위해지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평시 철저한 대비와 실제 사고 시 체계적 대응은 매우 중요하다.

1986년 구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방사성물질이 인근 유럽지역으로 확산되는 등 광범위한 피해를 야기했다. 당시 국내에는 방사선 사고환자를 위한 전문치료시설이 없는 실정이었기 때문에 원전사고를 대비한 전문의료기관 설립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한국전력 산하 한일병원의 고 김종순 내과과장이 주축이 돼 1989년부터 미국 REAC/TS 등 여러 해외기관들을 벤치마킹하고 많은 준비를 거쳐 1996년 방사선 비상의료, 종사자 건강관리, 방사선보건연구를 목표로 하는 방사선보건연구센터를 발족시켰으며, 현재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에 이르고 있다.

■원전 초동의료대응 REMC

2011년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 초기에 발생한 수소폭발로 원전 내에서 1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나 응급의료 대응인력의 부재, 자연재난으로 인한 접근성 저하, 후송수단 미비, 병원의 환자진료 거부 등의 여러가지 문제점으로 치료가 지연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2011년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이나 지난해 11월 북한 귀순병사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중증 외상환자의 생존을 위해서는 적절한 초기응급처치와 골든타임 내 병원으로의 빠른 이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 또한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까지의 이동은 통상 1시간 이상 소요된다. 또한 원전 내의 구조가 복잡하고 넓기 때문에 길을 찾기가 쉽지 않고 부지 밖까지 나가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원전종사자를 위한 최적의 응급의료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원전 현장에 특화된 응급의료 인력의 배치와 신속한 이송수단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수원은 2014년 말 종사자 초동의료대응 및 평시 건강관리를 목표로 비상의료지원센터(REMC: Radiation Emergency Medical Center)를 전 원전본부에 발족했고 방사선비상을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원전본부별 비상의료지원센터는 각종 전문응급의료장비와 특수구급차를 갖추고 있으며 전담 응급구조사와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어 그야말로 ‘원전 내의 119 구급대’라고 할 수 있다.

원자력발전소는 부지가 넓고 구조가 복잡하지만 비상의료지원센터 요원들에게는 현장이 익숙하다는 강점이 있다. 이들은 평시 원전 운영 중 발생하는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처치에서부터 병원에 후송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방사선 비상시에는 비상조직인 ‘의료반’으로 편재돼 방사선보건원과 함께  원전 내 발생하는 모든 방사선비상 응급처치를 수행하게 된다. 

■비상의료시스템

한수원은 초동의료대응 시스템인 REMC와 함께 방사선 사고환자의 치료를 위해 원전 주변병원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각 협약병원에는 방사능오염 부상자를 수용할 수 있는 격리병실과 필수장비를 갖추고 있다.

내부오염 환자 등 협약병원에서 수용할 수 없는 환자는 방사선보건원으로 직접 후송해 전문적인 치료를 하고 있으며 분당서울대병원과 협진을 위한‘방사선 피폭환자 치료 자문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의료대응인력의 기술향상을 위해 매년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실질적인 능력을 배양하는데 초점을 맞춰 다양한 케이스의 환자를 모사한 시뮬레이션 실습교육이 강점이다.

아울러 방사선보건원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비상의료네트워크(WHO/REMPAN)의 주요 멤버로 2004년 이후부터 활발히 교류하고 있으며 IAEA/ IACRNE가 주관하는 ConvEx-3 등 국제비상의료훈련에도 주기적으로 참가해 비상의료 대응능력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방사선 사고환자 선량평가

방사선 사고 시 환자가 받은 방사선량을 빠른 시간 내 정확히 평가하는 일은 환자치료 및 예후결정을 위한 핵심정보가 된다. 생물학적, 물리적, 임상적으로 선량을 평가할 수 있는데 방사선보건원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추천하는 선량평가법을 모두 갖추고 있다.

물리적 선량평가의 대표방법인 in-vivo ESR은 인체의 치아에서 발생하는 전자스핀을 측정하는 것으로 치아에 방사선이 피폭이 되면 스핀이 영구히 저장되므로 인체 어느 부위보다도 선량을 정확하고 신속히 평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 방법은 선량평가에 48시간 이상이 소요되는데 반해 In-vivo ESR은 5분이면 선량평가를 완료할 수 있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에 특히 유용하다.

생물학적 선량평가는 방사선 피폭으로 인해 세포가 손상 받은 경우 세포 내 염색체 이상을 판독해 방사선 피폭선량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말초혈액 림프구 세포로부터 염색체 이상을 확인하는 방법은 방사선에 의한 단기 피폭 영향과 장기 피폭 영향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방사선량평가는 위에서 설명한 외부피폭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체내에 유입된 방사능에 대한 내부선량평가를 함께 수행해야 한다.

방사선보건원에서는 원전 방사선 비상시 종사자의 신속•정확한 내부선량평가를 위해 모든 종류의 방사성핵종에 대한 분석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이동형 내•외부 선량평가실을 도입함으로써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대형 재난에도 대비할 수 있는 최고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방사선보건원은 선량평가의 성능유지 및 신뢰도 강화를 위해, 아시아선량평가그룹(ARADOS), 유럽선량평가그룹(EURADOS), WHO Bio-Dose 등 해외유수기관 및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국내기관들과 정기적으로 교차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방사선보건원은 원전현장 사고초기 응급의료에서 전문의료대응은 물론 방사선 선량평가 시스템까지 완벽히 구축, 세계 최고 전문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향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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