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4단계 확장 조감도.
인천국제공항 4단계 확장 조감도.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인천국제공항이 글로벌 공항을 넘어 신재생에너지, 지열의 글로벌 메카로 떠오를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맞춰 2023년 완공목표인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4단계 확장 사업에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4단계 확장 사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문은 지열 설치 용량의 여부에 따라 국내 최대 지열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를 넘어선 국내 최대 지열 건축물이 되느냐다. 

현재 지열과 태양광의 적용 비중을 놓고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이 진행 중이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지열이 태양광보다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항이라는 특성상 태양광 설치가 제한적이다. 공항에서 소비되는 많은 전력을 태양광의 비중을 높여 충당할수록 더 많은 부지가 필요하다. 

반면 지열은 사업부지 내에서 해결할 수 있어 지열에 힘이 실린다.

건축물의 신재생에너지 의무 적용과 냉난방에너지 비용 절감의 장점으로 지열냉난방시스템의 수요는 확대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도 지열의 이러한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열냉난방시스템은 시공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엄청난 재정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초기 설계부터 철저한 사전 준비가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지열냉난방시스템 설계는 △냉난방 부하검토 △시스템 선정(열 취득 방식, 열 이용 방식, 펌프 적용 방식) △지중 열교환기 선정(열전도 테스트, 지열 프로그램(GLD) 운영, 천공 홀 및 깊이 결정) △주요장비 선정(열펌프, 순환펌프, 탱크류 선정) △도서 작성(각종 평, 단면도 작성) 등 5단계로 진행된다. 추가적으로 발주자의 요구사항이 설계에 반영된다. 현재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시운전한 결과 기대이상의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인천공항 4단계 사업 및 에너지사용량
인천공항 4단계 사업은 총 4조2,000억원이 투입되는 인천공항 내의 제4활주로 설치, 터미널 확장 등 인천공항 내에서의 사업으로 올해 설계에 착수해 2023년 건설이 완료될 예정이다.  

건설기간 중 5만개의 일자리 창출과 8조원의 생산유발, 2조8,0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이 유발된다. 

4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에는 인천공항의 여객처리 능력이 연간 1억명 규모로 확대된다.  4단계 사업 이후 최종단계에 이르는 중장기 개발계획을 통해 제3여객터미널과 제5활주로를 바탕으로 여객 1억3,000만명과 화물 1,000만톤, 운항 79만회 규모로 확장돼 세계적이고 동북아최대의 공항으로 거듭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를 위해 제2터미널 반대편에 연면적 31만5,986m²의 4단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총 예상에너지사용량은 1억1,477만7,459kWh/yr로 2020년 신재생에너지 비율 30% 적용 시 약 3,443만3,237kWh/yr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된다. 이는 태양광으로 설치 시 1만6,245kW 용량으로 설치면적만 10만8,303m²(모듈 출력 150W/m2)로 축구장(7,140m2) 15.1개 규모이며 입사각과 음영 등을 고려 시 더 많은 면적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설계단계에서 신재생에너지원 중 지열은 3,000~7,000RT가 검토됐다(공모 당선작의 지열용량 7,569RT). 최소 3,000RT가 적용될 경우 기존 3단계 사업에 기적용된 지열 1,500RT를 포함해 4,500RT로 현재 국내 지열 대표 건축물인 롯데월드타워(3,000RT)를 넘어서 국내 지열 대표 건축물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설계대비 113% 높은 가동률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2018년 1월 개장한 후 운영 6개월만에 이용객은 900만명을 돌파했다. 제2터미널은 이용객과 종사자가 시설을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냉방과 난방을 공급하는 다양한 설비(지열, 냉동기, 지역난방 등)가 설치·운영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중 하나인 지열냉난방시스템은 제2터미널 동측과 서측 윙 하부에 총 1,500RT(각 750RT) 용량이 설치돼 있고 이는 여객터미널 윙 부하의 50%를 담당하고 있다.

제2터미널 운영팀은 지열냉난방시스템의 냉방운전을 위한 준비기간(5월)을 거쳐 6월 한 달 동안 24시간 시운전을 통해 정상화 시킨 후 7월부터 주간은 지열, 야간은 냉동기로 나눠 여객터미널 윙 구역에 냉방을 공급하고 있다.

지열냉난방시스템 시운전 기간의 데이터 분석 결과 지열히트펌프는 일일 약 9.1시간 풀가동돼 설계대비 113%의 높은 가동률을 보였다(표 1). 이때 공급된 냉방열량은 1,400MWh이고 소비전력은 366MWh이다. 이는 냉동기 가동 없이 지열히트펌프만 운전한 결과로 냉동기 평균 COPsys를 3으로 가정했을 때 한 달 동안 에너지사용량은 22.774toe, 이산화탄소배출량(CO₂)은 45.585tCO 절감한 결과이다.

하절기 냉방기간(5개월) 전체의 에너지사용량 차는 113.87toe, 이산화탄소배출량 차는 227.925tCO로 소나무 8만2,283그루(2.77kgCO/소나무 1그루)를 심는 효과로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영향을 준다(표 2).

지열냉난방시스템과 흡수식+지역난방시스템의 연간운전결과를 비교해 보면 지열냉난방시스템의 에너지소비량은 409toe, 이산화탄소배출량은 998tCO 더 많이 절감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지열냉난방시스템이 흡수식+지역난방시스템보다 높은 에너지효율을 보임에 따라 이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표 3).

시운전 기간 지열히트펌프로 유입되는 평균 지중온도(EST)는 23.5℃로 설계온도(30℃)보다 6.5℃ 낮게 나타났다. 한 달 동안 4.15℃ 상승하며 안정적이고 일정한 운전 결과를 보였다. 분석결과 향후 7월에도 설계조건인 1일 8시간 운전 시 안정적인 출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열 대용량화 이어가나
현재 국내 지열냉난방시스템 최대 설치용량은 민간부문은 롯데월드타워가 3,000RT, 공공부문은 세종시 정부청사가 2,250RT로 가장 크다. 최근 진행 중인 민간부문의 지열냉난방시스템 용량도 분당네이버사옥 1,300RT, 청량리 재개발사업 1,850RT 등 대용량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열업계에서는 이런 대용량화 추세를 인천공항이 이어갈 지에 대해 많은 관심과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인천공항이 이러한 추세를 이어갈 경우 지열산업은 한 단계 도약할 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의 관계자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경제성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입증된 지열이 이번 시운전을 통해 경제적이며 친환경적임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라며 “세계 최고의 공항을 지향하는 인천국제공항이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지열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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