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에서 도시가스로 전환하면서 고압고무호스를 절단한 후 LPG용기에 조정기를 한 쪽 구석에 방치해 놓고 있는 모습.
LPG에서 도시가스로 전환하면서 고압고무호스를 절단한 후 LPG용기에 조정기를 한 쪽 구석에 방치해 놓고 있는 모습.

[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LPG에서 도시가스로 전환하면서 막음조치 미비로 인한 가스사고가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나 다름없어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LPG를 사용하던 시설을 도시가스로 바꾸면서 막음조치를 하지 않아 인명 및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사고가  매년 되풀이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에 아랑곳 않거나 경각심도 갖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문제가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도시가스사업법, 액화석유가스의안전관리및사업법 등에서는 엄연히 막음조치 등의  조치를 취하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도시가스사 또는 시공업체 등에서 사실상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해당 지자체는 물론 가스안전공사에서도 공문 등으로 안내만 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짧게는 1~2년에서 길게는 수십년동안 가스를 판매해왔던 LPG판매사업자는 지금까지 LPG를 공급해왔던 거래처를 빼앗기게 되는 것도 억울한데 사고가 발생하면 조사를 받는 입장에 놓이거나 기록 등을 제대로 남기지 않았을 경우 자칫 사고책임을 떠맡게 될 우려도 없지 않아 늘 불안에 떨고 있다는 지적이다.  

막음조치도 안된 상태의 고압고무호스가 건물내부에 절단돼 있는 모습.
막음조치도 안된 상태의 고압고무호스가 건물내부에 절단돼 있는 모습.

대구 수성구 소재 한 주택에 LPG를 공급하는 사업자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도시가스사나 시공업체에서 LPG용기와 조정기 등에 연결된 고압고무호스를 무단 절단하고 막음조치도 취하지 않는 채 도시가스를 공급하겠다는 통보(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대구 동구 율하동 소재 LPG를 사용하는 한 가정집에서 막음조치 미비로 인한 폭발사고가 발생하면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난지 불과 몇일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도시가스사 또는 시공업체가 단 한통의 연락도 하지 않아 소비자와 LPG공급자간 체결된 안전공급계약이 유지되고 있는 상태에서 LPG시설을 도시가스로 전환을 했으며 막음조치 등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시가스 공급에 앞서 LPG공급자인 해당 업체로 연락이 왔다는 것.   

도법 26조, 같은법 시행규칙 별표11 제2호 자목에서는 안전점검을 비롯해 수요자의 LPG사용시설 철거, 막음조치 등 안전조치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며 액법 30조 및 시행규칙 별표15 공급자 의무규정을 통해 가스계량기 출구에서 배관, 호스 및 연소기에 이르는 각 접속부의 가스누출 여부와 마감조치 여부 등을 확인하도록 했지만 이같은 규정을 무시하거나 대소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광역시, 가스안전공사 대구지역본부는 지난달 29일 막음조치 미비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자 부랴부랴 ‘막음조치 미비 사고 재발방지 대책’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가스공급자에 대한 안전교육으로 동일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안내했다. 

문제는 도법 및 액법 등에서 명시적으로 이같은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만 도시가스사, 시공업체에서 이를 지키지 않은데 있다는 지적이다. 

또 교육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LPG에서 도시가스 등으로 시설을 바꿀 때 막음조치가 이뤄져야 되는데 이를 방치하는 것은 가스폭발사고 가능성을 키울 수 밖에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말까지 최근 5년동안 막음조치 미비로 발생한 사고의 대부분이 LPG시설을 도시가스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가스안전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고압가스를 제외한 106건의 가스사고 가운데 11건(10.4%), 2014년 104건 중 11건(10.6%), 2015년 103건 중 8건(7.8%), 2016년 104건 중 8건(7.7%), 2017년 110건 중 13건(11.8%)가 막음조치 미비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물론 가스안전공사에서는 막음조치 미비사고 예방을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데 공감,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안전관리 사각지대 해소 및 사고재발 방지대책 수립 및 시행할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버젓이 같은 사고가 발생될 수 있는 행동들이 재연되고 있어 현장중심의 실제적인 안전관리체계 및 이행방안이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LPG에서 도시가스로 전환되면서 고압고무호스에 연결된 가스압력조정기를 LPG용기 위에 올려놓고 LPG공급자에게는 연락도 취하지 않았다.
LPG에서 도시가스로 전환되면서 고압고무호스에 연결된 가스압력조정기를 LPG용기 위에 올려놓은 채 이를 내버려놓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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