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시현 기자

[투데이에너지] 약 20여년 전 고등학교 시절에 기계공학과, 전자공학과 등 유사한 학과들은 대학 내 인기학과였다.

이과생들은 그 과를 가기 위해 엄청난 공부와 경쟁을 펼쳐야 입학할 수 있었다.

당시 이러한 과가 선호됐던 이유는 우선 취업이 잘된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좀 있어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다. 지금도 많이 만나는 취재원이나 친구들 조차도 이러한 학과를 졸업해 관련 분야에서 종사하기 때문에 여전히 인기 있는 과로 생각했다.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주위 사람들은 변화하지 않았기에 본 기자가 경험했던 것이 다 인줄 착각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얼마 전 대한설비공학회와 경동나비엔이 ‘HVAC 산학장학생 제도’를 체결했다.

HVAC분야의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함이다. 이미 대학에는 많은 장학금 제도가 있는데 굳이 이러한 장학금 제도를 만드는 이유에 대해서 깊은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다는데 좋은 일이 아닌가.

산학장학생 제도 체결식에는 몇몇의 학교의 관련 학과 교수들도 참석했다. 그 자리에 참석한 교수들의 목소리는 “인재 양성이 어렵다”라는 것이다.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4차산업, 로봇, 무인자동차 등 이름이 있어 보이는 분야로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들도 몰리고 있어서다. 가르치고 싶어도 학생이 없고 기존 교수들도 다른 학과로 전환하는 실정이니 당연히 신진 교수 유입도 없다.

기계나 설비, 공조 등 선호 학과는 이제는 옛날 이야기로 전락해 장학금으로라도 학생 유치를 위한 일종의 당근인 셈이다.

기계, 설비, 공조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수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돼야 산업도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간절함이 이번 산학장학생 제도를 체결하게 된 것이 아닌가라는 다소 씁쓸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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