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업자원부는 학교용 전기요금을 대폭 인하했다. 전기요금을 인하한 배경에는 교육부가 있었다. 그동안 교육부는 교단선진화사업을 통해 각급학교에 냉난방기 설치를 통해 보다 선진화된 교육여건을 마련하고자 했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거기서 발생했다. 냉난방기는 전기식과 가스식이 있는데 각 학교의 실정에 맞춰 전기식과 가스식 냉난방기를 설치토록 했다. 그러나 초기 설치비용이 싼 전기식 냉난방기(EHP)를 설치한 학교의 경우 비싼 전기요금 때문에 설치만 해놓고 제대로 가동도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EHP를 설치한 학교에서는 냉난방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냉난방비를 걷은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에 학부모들은 학교와 교육부에 항의하게 됐고 교육부는 전기요금을 낮추라고 산자부에 요구하게 된 것이다.

이에 산자부는 결국 전기요금 인하라는 결정을 하게 됐다. 이로써 전기요금으로 인해 전기식 냉난방기를 가동하지 못했던 학교에서는 냉난방기를 가동할 수 있겠지만 타 용도의 전기사용자들의 부담은 늘어나게 됐다. 이는 한 부문일 뿐이다. 전기요금 인하는 EHP 보급확대로 이어져 여름철 전력피크를 억제해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전기사용량을 늘리는데 일조하기 때문이다. 결국은 국가에너지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산자부가 에너지정책을 위배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전기요금 인하라는 미봉책보다는 기존 EHP 설치학교에 대한 냉난방비를 지원하거나 신규설치 학교에 대해 가스식 보급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국가에너지정책에 부합한 것이다.

우는 아이 떡하나 더 준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조치로 각급 학교의 재정은 튼실해 질 수 있겠지만 국가 전체 에너지비용은 늘어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