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에 라돈침대보다 방사선량이 낮은 폐기물이 약 45%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권칠승 의원실로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수거된 대진침대 중 방사선량이 가장 높은 것은 ‘파워그린슬리퍼’로 시간당 방사선량이 0.0038mSv다. 반면 그보다 낮은 방사선량의 방폐물이 거의 절반 가까이 처분된 것이다.

원자력환경공단에서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8월까지 경주방폐장의 동굴처분시설에 처분된 중저준위방폐물은 총 1만5,758드럼으로 전량 200L드럼과 320L드럼에 해당한다.

처분된 200L드럼과 320L드럼은 사실상 방사능 차폐 기능이 없는 일반 시중에 판매되는 철제 드럼과 같은 제질로 고선량의 방폐물 처분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에 해당 드럼에는 원전에서 작업하는 작업자들이 착용했던 장갑, 피복 등 잡고체로 채워져 있다. 이는 모두 저준위와 극저준위에 해당한다.

지난 2014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동굴처분시설, 표층처분시설, 매립형처분시설로 건설될 경주방폐장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과거 한가지로 분류됐던 중저준위방폐물을 중준위, 저준위, 극저준위로 구분해 각각의 준위에 맞는 시설에 처분할 수 있게 고시를 개정했다.

원안위 고시에 따르면 방사능이 가장 높은 중준위방폐물은 경주방폐장의 동굴처분시설에만 처분하게 돼 있다. 동굴처분시설은 약 30년동안 많은 사회적 갈등 끝에 1조5,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해 건설된 시설로 향후 건설될 표층과 매립형 처분시설까지 포함해 가장 안전한 중저준위방폐물 처분시설이다.

그러나 정작 동굴처분시설에 처분돼야 할 중준위방폐물은 방폐물을 최초 처분한 2015년 이후 현재까지 단 1건도 처분된 적이 없고 전량 원전 내부의 임시저장고에 쌓아두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권칠승 의원은 “경주방폐장 동굴처분시설에 정작 처분돼야 하는 중준위방폐물은 단 1번도 처분된 적이 없다”라며 “약 1조5,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과 많은 사회적 갈등 끝에 건설한 동굴처분시설에 방사선량이 높은 중준위방폐물의 처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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