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열화상 카메라 비교
유사 열화상 카메라 비교

[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에너지복지를 담당하는 공공기관인 한국에너지재단이 사업에 참여하는 시공업체들을 대상으로 각종 갑질을 자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간 제보와 한국에너지재단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에너지재단이 공기업 특유의 갑질을 해왔다고 밝혔다.

김성환 의원에 따르면 한국에너지재단은 연간 500억원 가까이 소요되는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에 참여를 원하는 영세 집수리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활용도가 전혀 없는 에너지진단사 자격증을 만들어 교육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진단사는 에코하우스(Eco-house)라는 에너지진단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대학전공자들이 풀 수 있는 수준의 공학 이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실제 에너지효율개선사업에 참여했던 업체 관계자 A씨는 에너지진단은 말 그대로 진단일 뿐이고 현장에서는 진단 결과와 상관없이 벽체와 창호 공사 중심으로 시공한다고 말했다고 전햇다.

에너지진단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60만원의 교육비와 검정비를 내야 하지만 합격률이 50% 수준에 머물러 더 내고 재교육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억원에 달하는 교육수익금의 일부는 기부금으로 전환하여 재단의 수익사업화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에너지진단사는 한국에너지재단 사업 외에는 전혀 쓰임새가 없어 활용도가 낮은 것도 문제로 꼽힌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A씨에 따르면 집수리 업체엔 50~60대가 중심이어서 내용이 너무 어렵고 자격증을 따도 다른 데에선 쓰이지 않아 돈이 아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에너지재단이 고가의 열화상 카메라를 사실상 강매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에너지재단이 에너지진단사 교육장에 60만원짜리 열화상카메라를 가져와 판매했다는 것이다.

해당 제품(제품명: 에너지스코프)은 에너지재단이 국책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민간기업인 ()와이앤지 등과 공동으로 개발했는데 카메라를 스마트폰에 끼우고 애플리케이션으로 촬영하는 열화상 촬영장비다. 그러나 낮은 촬영품질과 가성비로 2년만에 서비스가 종료된 것으로 드러났다. 유사한 방식의 유명 제품을 온라인 마켓에서 29~43만원에 구입할 수 있어 바가지 논란까지 일고 있다. 공공기관과 국책연구기관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도높게 지적했다.

김 의원은 에너지재단의 횡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라며 올해부터는 시공대상가구의 360˚ 실내사진을 요구했는데 현재 시판중인 360˚ 카메라의 종류가 거의 없어 15~25만원 상당의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고 구형 스마트폰은 연동이 되지 않아 최신 스마트폰으로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너지진단사 B씨는 “360˚ 촬영 사진은 재단관계자가 자기 책상 앉아서 집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지 집수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에너지재단의 행정편의주의에 분통을 터뜨렸다고도 전했다.

김 의원은 복지를 담당하는 기관이 영세한 지역의 집수리 업체에게 사실상 수십만 원의 고가제품을 강매하고 교육비를 편취한 건 공공기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에너지진단과 교육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현장 시공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전면 개편해 실효성을 높여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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