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국내 보일러 수출의 30% 가량을 차지하던 중국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으로 국내 보일러 수출액은 1억948만3,000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 상태로 갈 경우 올해 수출액은 1억4,000만달러 내외로 2016년 1억4,653만5,000달러와 2017년 1억2,057만4,000달러의 중간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올해 보일러 수출은 수치상으로는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 수출 물량이 소폭 증가해 중국 수출 물량 감소를 희석시키고 있다. 사드 문제가 시작된 2016년 중국 수출액은 4,828만8,000달러에서 2017년 4,075만5,000달러로 줄어들었다. 특히 올해 10월까지 1,955만1,000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전년 추세를 반영하면 올해 수출액은 3,000만~3,300만달러수준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실적대로라면 3,000만달러선도 장담하기 힘든 실정이다.  

중국은 대기질 개선을 위해 석탄 난방 대신 가스보일러를 도입하는 석탄개조사업(메이가이치)을 진행하고 있다. 베이징, 텐진, 허베이지역에 도시가스 배관망을 증설해 가스보일러 수요 확대를 이끌고 있다. 이미 중국 정부는 2015년 에너지소비의 64%를 차지하던 석탄의 비중을 2035년까지 42%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별로 가스보일러로 교체하는 가구에 2,000~3,000위안(32만~49만원)을 보조해 주고 있어 2016년 중국 전체 보일러시장은 221만대에서 지난해에는 550만대로 급증했다. 이는 국내 보일러시장의 5배를 육박하는 규모다.  

이처럼 중국 보일러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보일러의 중국 수출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자국 기업 위주로 보일러 물량을 채우고 있는 데다 사드여파가 국내 보일러 수출 저해의 요소로 꼽히고 있다. 중국이 계약된 물량마저 취소하는 등 강경책을 펼치면서 국내 보일러 수출에 막대한 타격을 안겼다.  

최근 연이은 한·중 정상회담으로 사드 보복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중국 수출에는 아직까지는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끝을 장담할 수 없는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중국 정부에서는 메이가이치사업이 어느 정도로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하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메이가이치사업에 변동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중국 현지 사정을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가스 공급 부족이나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메이가이치사업이 전년도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대기환경 개선이라는 과제는 중국은 물론 전인류가 지향하는 바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시장은 여전히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성장해 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국내 보일러의 중국 수출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메이가이치사업이 확대가 필수적이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승산이 낮게 분석되는 등 메이가이치사업의 확대는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또한 성장하는 중국시장 상황으로 인해 2013년 47개사였던 중국의 로컬기업은 올해 8월을 기준으로 약 300여개사가 활동할 정도로 크게 늘어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보일러제조사는 이처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지화를 선택했다. 국내 보일러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경동나비엔은 2020년을 목표로 북경에 신규 공장을 단계적으로 건설 중이다. 1단계로 올해 약 130억원을 투입해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올해 중 가동할 계획이며 2020년까지 연간 5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귀뚜라미는 1999년부터 중국 천진시에 있는 공장에서 보일러를 생산하고 있다.

대성쎌틱에너지시스도 최근 중국 천진시에 연간 20만대 규모의 보일러 공장 설립해 본격적인 판매에 앞서 시범생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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