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강정화)가 유류세 인하로 인해 기름값 인하 효과가 나타났지만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요인들을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것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국내 가구의 절반 이상이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 가구 한 달 평균 지출 255만원 가운데 교통비 비중이 14.4%로 가장 큰 것으로 조사돼 석유제품 가격이 가계 소비 규모에  직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11월6일 정부가 내수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와 서민 등의 부담 완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15% 인하하는 정책을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가파르게 상승하던 국제유가가 10월을 정점으로 하락 추세로 들어서면서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유류세 인하 및 국제유가 하락의 효과가 국내 주유소에 제대로 반영되는지를 짚어 봤다. 

이에 따르면 18일 현재 SK에너지를 비롯해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가 국제유가 하락요인을 반영하면 리터당 108원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류세 인하 정책으로 휘발유는 리터당 123원, 경유는 87원 각각 인하 요인이 발생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정책 발표 전 두바이유가 최고 가격이었던 날은 10월4일 593원이었고 유류세 인하가 적용된 11월18일 가격은 120원이 하락해 473원이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하락분에 유류세 인하분인 123원을 더하면 총 243원의 하락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보통휘발유의 경우 유류세 인하 정책 발표 전 최고 가격이 11월1일 1,690원이었고 11월18일 135원 인하된 1,555원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11월18일 기준으로 108원의 가격 하락 여지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10월 초 큰 폭으로 하락한 이후 하락세가 7~8주간 지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가공·유통비 등의 추가 요소를 반영한다 해도 국제유가 하락의 국내유가 반영은 매우 미흡한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인 셈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국제유가와 국내유가의 하방경직성과 비대칭성이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0개월 국제유가에 비해 국내 주유소 가격 상승일수가 19일 더 많았다는 얘기다. 

국제유가와 국내유가의 공시일 간에 차이가 발생하는데 국제유가는 주말을 제외한 평일만 가격이 공시되고 국내유가는 주말을 포함해 매일 가격이 공시된다. 

지난 10개월간 두바이유의 공시일은 216일이지만 국내유가 공시일은 304일이다. 

공시일을 기준으로 상승일수와 하락일수의 비율은 국제유가는 상승일이 55%, 하락일이 43%인데 반해 국내유가는 상승일이 74%, 하락일이 25%로 국제유가에 비해 상승일의 비율이 높았다는 지적이다. 
 
공시일 100일 기준으로 국내유가 상승일이 국제유가 상승일보다 19일이 많고 하락일은 18일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 결국 국내 주유소 가격이 국제유가의 변동에 대해 상승일은 더 많이, 하락일은 더 적게 잡음으로써 편익을 가져갔다고 판단했다.

또한 국제유가 23달러로 저점이었던 지난 2016년 영업이익률 가장 높아 유가 인하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와 상관없이 SK에너지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 모두 2016년부터 영업이익률을 5% 이상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정유사 매출액은 지난 2015년부터 감소했지만 2017년부터 2018년 반기까지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하다 2015년부터 영업이익률이 3.6~4.8% 사이로 전환해 꾸준히 증가, 5%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1월 국제유가가 23달러로 가장 저점이었던 2016년에 SK에너지 6.1%, GS칼텍스 8.8%, 현대오일뱅크 7.1%, S-OIL 9.9%로 정유4사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8%대로 나타났다. 

저유가 시기인 국제유가 수준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정유사 및 주유소의 마진으로 흡수됐다는 지적인 셈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SK에너지를 비롯한 정유4사가 국제유가 인하 혜택을 소비자와 공유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내 기름값에 대한 소비자가격 투명성을 높여 신뢰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국내유가가 빠르게 오르고 국제유가가 내릴 때는 국내유가가 천천히 내리는 하방경직성과 비대칭성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제유가의 하락 기조 속에 정유사는 꾸준한 영업이익의 상승으로 정유사와 유통사인 대리점 및 주유소 편익을 누렸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가유가도 10월 첫 주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영업이익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효과와 더불어 국제유가 하락에 대한 추가적인 인하 여력이 있어 이에 대한 모니터링과 부당하게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고 지속적인 물가감시를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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