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번 수소버스 전경.
405번 수소버스 전경.

[투데이에너지 진경남 기자] 지난달 21일 405번 노선을 중심으로 운행을 시작한 서울 수소버스. 서울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친환경교통수단이다. 운영에 애로사항이 없는지 서울시청과 서울 염곡동에 있는 차고지 등 두 번에 나눠서 405번을 보고 체험했다.

버스기사가 수소버스에 시동을 걸고 있다.
버스기사가 수소버스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시동을 걸어도 조용…승차감 돋보여
시동을 걸자 수소버스는 기존에 생각했던 편견을 깼다. 흔히 자동차가 시동을 걸면 나는 특유의 소음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소버스는 시동을 걸면서 남아 있는 수소량을 표시하며 차량 상태를 알려줬다.

해당 버스를 직접 모는 기사 또한 시동을 걸 때마다 조용할 뿐만 아니라 안전을 위해서 문을 완전히 닫은 상태여야만 움직이는 게 가능해 승객의 편의를 생각한 버스라고 기자에게 귀띔했다.

405번 노선의 특성상 서울시청, 명동, 이태원, 양재 등 서울의 주요 도심을 운행하지만 일반 버스 특유의 진동감과 소음이 없는 승차감은 수소버스만이 가지는 최고의 장점이다. 이는 엔진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모터에 전력을 공급해 움직이는 수소전기차량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차체의 뒤를 가보니 퀴퀴한 매연이 아닌 수증기가 나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수소버스는 전력을 생산할 때 공기를 빨아들여 정화 후 배기구에 정화된 공기를 내보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대기오염 저감 능력을 갖추고 있는 움직이는 공기청정기의 역할을 담당한다.

차량 내부를 살펴보니 녹색의 시트와 나뭇결의 바닥을 사용하고 있으며 차량 외부 또한 ‘친환경 수소버스’, ‘HYDROGEN ENERGY’를 표기해 한눈에도 수소버스가 친환경차량임을 이미지로 나타내고 있었다.

수소버스 내부 모습.
수소버스 내부 모습.

■수소충전소 1대…비상 시 운행 못하는 일 생겨
405번이 시종착을 하는 염곡동 차고지 근처에는 양재동 수소충전소가 있다. 기자가 차고지를 찾아간 날에는 양재동 수소충전소에 이상이 생겨 수소버스가 개점휴업을 한 상태였다.

“수소충전소에서 문제가 생겨 수소충전을 못하는 상태라 오늘 오후는 어쩔 수 없이 운행을 할 수 없는 상태랍니다”

기자와 이야기를 나눈 기사도 이날 수소충전소에 문제가 생겨 오전 한 번만 운행을 하고 오후에는 수소버스 운행을 할 수 없게 된 점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수소차 선도도시, 서울’을 발표하며 오는 2021년까지 수소충전소 4개소를 신규 건립하고 내년에는 7대의 수소버스를 시범 운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시범 운행 중인 수소버스는 내년 8월까지 한시적으로 운행한다. 하지만 이런 비상사태가 생겨 운행을 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 시범사업으로써 수소버스를 검증하는 일이 줄어드는 것이다.

현재 700bar의 압력을 지닌 서울의 수소충전소는 양재동 수소충전소가 유일하다. 수소버스만 충전하는 게 아닌 현재 나오고 있는 수소차량을 모는 다른 운전자들도 충전이 사실상 이곳에서만 가능해 수소버스의 충전과 수소승용차 운전자들의 시간 등을 조율해야 되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주말에는 양재동 수소충전소가 운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주말에는 수소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다는 것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서울시의 입장에선 수소버스 시범 운행에 맞춰 빠른 수소충전소 보급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시의 관계자 역시 “현재 수소버스를 시범 운행 하고 있지만 당초 발표한 1일 5회 운행을 하기에는 외부적인 문제가 있어 실제로는 이보다 적게 운행을 하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비싼 가격 역시 부담이다. 현재 서울시에서 시범 운행하는 수소버스는 현대자동차에서 무상으로 양도를 하고 있지만 현재 수소버스의 가격은 약 8억3,000만원에서 1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일본처럼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 지급 등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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