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지난 한 해 동안 정부는 에너지기본계획을 비롯해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및 기본계획, 수소기본계획 등 에너지전환을 맞이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에너지전환 실행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당장 눈에 띄게 에너지수급 구조가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에너지계획이라는 것은 눈앞의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추진되는 만큼 올해가 그 원년이 된다는데 의미를 두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조급함은 일을 그르치게 마련이다. 모래 위에 지은 집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무너지고 만다.

네덜란드는 해수면보다 지대가 낮아 땅이 매우 습하기 때문에 그 위에 집을 짓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그들은 땅의 습기를 빼는 작업만 수십년동안 한다.

그 결과 수백년 된 건물들이 비록 지형의 변화로 기울어지고는 있지만 그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반이 다져지지 않은 땅위의 집은 지푸라기 집과도 같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에너지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우리는 경쟁적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왔다. 여기에 신에너지인 수소에너지까지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잠시 생각해 볼 문제는 이것이 진정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에너지전환의 기초인가다. 보여주기식 정책으로 인한 또 다른 폐단은 아닌지 다시 한 번 곰곰이 짚어 봐야할 것이라는 말이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되겠지만 또한 과거에 얽매여서도 안 될 것이다. 에너지분야에서도 미니멀라이징이 이뤄져야하는 시점이다. 그만큼 버려야 할 것은 버리고 꼭 필요한 것만 취해야한다는 것이다.

규모보다는 친환경에 집중해야 한다. 분산형전원, 이번 에기본에서도 담긴 내용이다. 십수년동안 강조돼 온 분산형전원이 경제성이라는 고리를 끊고 에너지전환정책이라는 틀 안에서 그 의미를 더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올해가 그 출발을 알리는 유의미한 한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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